2020.11.25.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요한묵15,1-4 루카21,12-10

 

 

 

영적 승리의 삶, 지상 천국의 삶

-기도, 고요, 증언, 인내-

 

 

 

결국은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이 진리를 굳게 믿고 살 때 영적 승리의 삶입니다. 하느님의 승리는 바로 믿는 이들의 승리의 삶과 직결됩니다. 모든 시간이 하느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느님의 뜻은 아닐 수 있어도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결국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닌 내 탓임을, 내 믿음 부족, 기도 부족임을 깨닫습니다.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어떻게 하면 영적 승리의 삶을, 지상 천국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영적 승리의 삶이 바로 지상 천국의 삶입니다. 

 

첫째, 기도입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간절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할 때 영적 승리의 삶이요 지상 천국의 삶이 펼쳐집니다. 고통과 시련중에도 기쁨과 평화가 있습니다. 기도를 통한 주님과의 일치입니다.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한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언변과 지혜 또한 기도를 통한 주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성공회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주교 역시 인터뷰에서 기도를 강조합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활력소(lifeblood)가 된다. 기도는 아름답고 친밀하고 언제나 놀랍다. 기도는 창조와 재창조에의 참여다. 기도중에 우리는 변화되고 세상도 변화된다. 만일 우리가 매사 변화되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기도로 시작해야 한다. 기도는 요구의 목록을 하늘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를 변화시키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기도가 우리를 더욱 그리스도와 같아지도록 만들어 준다.”

 

지상에서 천국을 앞당겨 사는 기도입니다. 오늘 제1독서 묵시록은 우리의 궁극의 미래이자 꿈의 실현인 천국의 삶을 보여줍니다. 지상에서 순교적 승리의 삶을 살았던 승리한 이들이 천국에서 하느님의 종 모세와 어린양의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매주 금요일 저녁성무일도때 마다 부르는 참 깊고 아름다운 찬가입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께서 하시는 일은 크고도 놀랍습니다. 만민의 왕이시여 당신의 길은 바르고 참된 길이니이다.

주여 당신을 경외하지 않을 자 누구이오며, 당신의 이름을 찬양하지 않을 자 누구오리까? 당신만이 홀로 거룩하시나이다.

당신의 심판이 공정하게 내려졌으니, 모든 민족이 당신 앞에 와 경배하리이다.”(묵시15,3-4)

 

우리 믿는 이들이 매일 평생 끊임없이 천국의 성인들과 천사들과 함께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가 바로 지상에서 천국의 삶을 살게 하며 우리를 더욱 주님을 닮아가게 합니다.

 

둘째, 고요입니다.

마음의 고요 또한 기도의 열매입니다. 영적 승리의 삶, 지상 천국의 삶을 사는 이들의 특징이 고요입니다. 우리가 자주 바치는 명상기도나 묵상기도가 의도하는 바도 마음의 고요, 마음의 순수입니다. 역시 성공회 캐터베리 주교의 말씀입니다. 

 

“고요하라(let’s be calm), 보이지 않는 적이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두려움은 당황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이다. 그렇지만 고요는 우리에게 멈출 공간을, 침착하게 생각할 공간을 마련해 준다. 고요는 히브리어 ‘평화(shalom)’과 관련된다. 예수님께서 폭풍을 고요케 하신 후 마음에 큰 고요를 주시지 않았는가?(마태8,26).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에 고요의 부재를 꾸짖으셨다.”

 

마음의 혼란은 믿음 부족의 반영입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를 고요하게 하는 것이 바로 기도와 믿음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얼마나 많이 성서에 나오는 말씀인지요! 이 말씀 후에는 반드시 이어지는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주님의 빛이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다” 바로 수도원 십자로 예수 부활상 바위판에 새겨진 성구입니다. 참으로 주님과 함께 있을 때 사라지는 두려움과 더불어 고요의 선물입니다.

 

셋째, 증언입니다.

우리의 모든 삶이 주님을 증언합니다. 기도는 물론 우리의 삶중 증언 아닌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영적 승리의 삶, 지상 천국의 삶에 결정적인 요소가 주님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열두 제자는 물론 스테파노, 바오로가 수행하는 본질적인 직분이 바로 증언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음과 주님이심을 선포하는 것이 바로 증언입니다. 

 

증언으로 번역되는 그리스 말은 나중에 최고의 증언, 마지막 증언인 ‘순교’를 뜻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 또한 우리의 모든 상황이 주님을 증언할 기회임을 환기시킵니다. 박해의 어려운 시기는 더욱 그러합니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새삼 ‘증언’이란 말마디가 깊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참 아름답고 거룩한 증언의 삶입니다. 비상한 증언의 삶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평범한 삶 모두가 주님을 증언하는 삶입니다. 영적승리의 삶을, 지상 천국의 삶을 증언하는 우리의 삶인지 살펴 보게 합니다. 과연 세상의 빛과 소금같은 존재로 주님을 증언하는 우리의 삶인지요? 증언이 없는 믿는 이들의 삶이라면 그것은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부단한 주님 증언의 삶이 본인은 물로 세상을 정화하고 성화합니다. 

 

넷째, 인내입니다.

인내의 사랑, 인내의 겸손, 인내의 믿음입니다. 인내 없이 이뤄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궁극의 승리도, 구원도 인내에 달렸습니다. 영적 승리의 삶도, 지상 천국의 삶도 결국 인내의 열매입니다. 우리 분도 수도생활의 정주서원도 항구한 인내의 믿음과 관련됩니다. 분도 성인 또한 규칙에서 ‘형제들의 약점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 했습니다. 공동생활의 결정적 본질적 수행도 인내의 수련입니다.

 

세상에 살지만 동시에 하느님 안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 누구도 하느님 안에 인내하는 자의 영혼을 다치지 못합니다. 온갖 박해와 시련과 병고중에도 주님 안에 있는 영혼을 다치지 못합니다. 그러니 세상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두려워할 것도 무서워할 것도 없습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인내의 생명, 인내의 구원입니다. ‘기도-고요-증언-인내’가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바로 영적 승리의 삶에, 지상 천국의 삶에 결정적 요소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영적 승리의 삶을, 지상 천국의 삶을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겠다.”(묵시2,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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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11.25 08:36
    "매일 주시는 말씀의 양식으로 주님과 함께 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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