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1.19. 연중 제2주간 화요일                                                                사무상16,1-13 마르2,23-28


                                                         파격破格의 사랑, 파격破格의 자유

                                                                    -사람이 먼저다-


‘파격의 사랑, 파격의 자유’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하나 덧붙인다면 ‘파격의 아름다움’입니다.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오늘 날씨입니다. 새벽 ‘자비의 집’ 본관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말 그대로 살을 에이는 듯한 찬 기운이 온몸에 파고 드는 듯 했습니다. 


추위와 더불어 하늘 역시 겨울 들어 가장 맑고 깊었고 별들 역시 초롱초롱 빛났습니다. 추우면 우선 시려 마비되는 곳이 손끝입니다. 몸의 손끝 같이 사회의 변두리에 밀려난 이들 역시 맨먼저 느끼는 세상 추위일 것입니다. 지난 1월 15일 늦은 저녁에 '시대의 지성'이자 '시대의 스승'이라 일컫는 큰 별이 떨어졌습니다. 


쇠귀牛耳 신영복 선생이 타계했습니다. 파격의 사랑, 파격의 자유, 파격의 아름다움을 살았던 참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혹자는 ‘우리라는 땅이 신영복이라는 산을 품었다’고 말합니다. 요즘 들어 타계시 선생처럼 신문 지면을 크게 차지한 분도 없었고 많은 분들의 애도를 받은 분도 없었습니다. 성공회대 교수의 감동적인 추도사중 일부입니다.


‘이 추운 겨울, 선생님은 ’꽃처럼 바람처럼’ 훌쩍 가버렸습니다. 

죽음을 삶의 완성으로 받아들이고 미련없이 곡기를 끊으셨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이 떠난 이 땅에서 장차 우리는 ‘문사철文史哲’의 ‘언어’만이 아닌 ‘시서화詩書畵’의 ‘아름다움’으로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지식인을 어디서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잎사귀가 아닌 뼈대를 직시할 줄 알고, ‘석과불식碩果不食’, 즉 씨 과일은 남겨두어 내년의 풍성한 과일을 생산하는 기반으로 삼는다는 정신으로 미래 시대를 키워낼 수 있는 스승을 다시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강철같이 단단하면서도 물처럼 부드럽고,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한 어른을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선생은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말씀했고,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개념이 아닙니다. 사람이 끝입니다.’말씀했던 참으로 사람을 아꼈던 참된 파격의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어제 원장수사의 대화중 마음에 와닿은 한마디에서 착안한 파격의 사랑, 파격의 자유란 강론 제목입니다.


“아마 성전 벽면에 부엉이 눈의 그림이 붙은 것은 파격적일 것입니다. 부엉이 눈은 무섭지 않아요.”


사실 얼핏보면 무서워 보이지만 '깨어있는 눈' 이기에 잘 들여다 보면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하여 미사때마다 자주 성전 뒷면의 부엉이와 눈을 맞추며 깨어 미사를 봉헌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독서의 하느님은 얼마나 파격적인지요. 깊이 들여다보면 '파괴의 파격'이 아닌 '창조의 파격', '파격의 사랑', '파격의 자유'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인용되는 다윗 역시 얼마나 파격적인지요.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되는 제사 빵을 먹고 함께 있는 이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다윗의 이런 대담한 파격의 사랑은, 자유는 어디서 기인할까요? 그가 하느님을 깊이 신뢰하고 사랑했으며 하느님 역시 그를 깊이 신뢰하고 사랑했다는 확신에서 가능했음이 분명합니다. 예수님의 파격의 사랑과 자유 역시 다윗처럼 하느님께 대한 깊은 사랑과 신뢰에 뿌리두고 있음을 봅니다. 안식일 법을 어기며 밀 이삭을 뜯는 제자들의 파격적 행위에 딴지를 거는 바리사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다음 말씀이 파격의 사랑, 파격의 자유의 절정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참 아름다운, 사랑과 자유의 파격의 사람, 사람의 아들, 예수님이십니다. 예전 모 대선 후보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모토도 예수님의 위 말씀에 근거하고 있음을 봅니다. 하느님을 빼다 닮았기에 예수님의 이런 파격의 사랑과 자유입니다. 우리는 오늘 1독서에서 하느님의 파격적 사랑과 자유의 모습을 봅니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 바로 이 아이다. 일어나 이 아이에게 기름을 부어라.”


사무엘 예언자를 통하여 사울을 버리고, 사람 눈에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다윗을 선택하는 하느님의 모습은 얼마나 파격적인지요. 이런 하느님의 자유로운 파격적 모습은 바로 당신의 깊은 사랑에서 기인됨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역시 당신을 닮아 파격의 사랑, 파격의 자유, 파격의 아름다움을 살게 하십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저희 마음의 눈을 밝혀주시어, 부르심을 받은 저희의 희망을 알게 하여 주소서.”(에페1,17-18 참조).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94 평생 학인 -평생 말씀 공부와 실천-2022.1.23.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프란치스코 2022.01.23 171
1593 행복하여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2023.10.14.연중 제2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0.14 171
1592 하느님의 ‘꿈쟁이’자 ‘꿈나무’인 우리들 -하느님 꿈의 실현-2024.3.1.사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1 171
1591 아버지의 자녀답게 -자비로운 삶-2016.3.6. 사순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16.03.06 172
1590 인생 장애물 경주-2016.5.19. 연중 제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5.19 172
1589 의인의 기도-2016.5.21. 연중 제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5.21 172
1588 슬기로운 삶 -깨어 준비하는 삶-2016.8.26.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8.26 172
1587 회개의 표징-회개, 말씀, 자유-2016.10.10.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10.10 172
1586 부활의 희망-2016.11.6. 연중 제32주일 프란치스코 2016.11.06 172
1585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참 아름다운 빛의 사람들, 빛의 증언자들-2016.12.16. 대림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12.16 172
1584 분별의 잣대는 사랑 -착한목자 예수님-2017.5.8. 부활 제8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05.08 172
1583 영적 승리의 삶 -순교영성-2017.5.29. 월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5.29 172
1582 어떻게 주님의 길을 잘 닦을 것인가? -회개, 위로, 기쁨-2017.12.10. 대림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17.12.10 172
1581 주님과 관계의 깊이 -주님께 신망애信望愛의 고백과 실천-2018.2.22. 목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2.22 172
1580 하느님 나라의 실현 -평화와 치유-2019.1.26. 토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1.26 172
1579 주님의 파스카의 삶 -어둠에서 빛으로, 아픔에서 기쁨으로-2019.5.15.수요일 성 파코미오 아빠스(290-347)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5.15 172
1578 하느님 중심의 찬미와 감사의 삶 -무지로부터의 해방-2019.8.12.연중 제19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8.12 172
1577 회개의 여정 -불행, 회개, 행복-2019.9.29.연중 제26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9.29 172
1576 성전 정화 -삶의 중심, 기도와 말씀의 집, 사랑과 평화의 집-2020.11.20.연중 제3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0.11.20 172
1575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순교적 신망애信望愛의 삶-2021.9.20.월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순교자들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9.20 172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