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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2. 월요일(뉴튼수도원 84일째) 주님 봉헌 축일

                                                                                                                               말라3,1-4 루카2,22-40


                                                                            봉헌의 축복


뉴튼수도원을 떠나기 전 주님 봉헌 축일에 앞서 봉헌하는 마음으로 송바르나바 수사님에게 머리를 깎으니 마음이 나를 듯 상쾌하니 이 또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봉헌'이란 말보다 더 아름답고 좋은 말은 없을 것입니다. 봉헌이란 말 하나에 삶의 중심,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의미가 환히 계시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이 허무와 무의미의 삶이 아니라 의미 충만한 삶임을 깨닫게 해 주는 말입니다. 이미 봉헌이란 말 안에 하느님이 우리 삶의 전부임이 드러납니다. 


봉헌의 기쁨, 봉헌의 축복, 봉헌의 행복, 봉헌의 아름다움, 봉헌의 사랑, 거룩한 봉헌, 끝이 없습니다. 어제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미국 뉴튼수도원에서 약 3개월의 내적순례여정을 끝내기에 앞서 하느님이 주신 참 좋은 선물의 날이 었으니 봉헌의 삶을 사는 아름다운 두 자매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오늘 봉헌 축일 미사 전, 초 축복후 촛불을 들고 행렬할 때의 모습처럼, '주님의 촛불'이 되어 주위를 밝히며 봉헌의 삶을 살았던 두 자매님이였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루카2,22ㄴ). 짧은 구절이지만 저에겐 신선한 충격입니다. 이 한구절 안에 요셉, 마리아 부모의 신앙에 응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엊그제 1독서 히브리서 중 한 구절입니다. '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 갔습니다.‘(히브11,13ㄱ). 지극히 평범한 기술이지만 저에겐 앞서의 말씀과 더불어 무한한 위로가 되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봉헌의 삶을 살다가 믿음 속에 죽어감도 큰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봉헌의 삶을 살 때 주님을 만납니다. 복음의 시메온도 한나 예언자도 경건하게 일편단심 주님께 봉헌의 삶을 살다가 성전에서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만났고, 요셉 마리아 부부도 예수 아기를 봉헌하다가 주님을 만났습니다. 시메온의 찬미가를 통해 봉헌하는 예수 아기가 바로 주님임을 깨달았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2,29-32).


주님을 만나 감격에 벅차 노래하는 시메온의 찬미가는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우리 수도자들이 끝기도 시 잠자리에 들기전 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감미로운 찬미가입니다. 제가 여기 뉴튼수도원에서도 끝기도 때 영어로 바치는 이 찬미가 곡의 아름다움은 내내 잊지 못할 것입니다.


봉헌의 삶을 살 때 주님을 만납니다. 어제 두 분(오은정 레오나르다, 김성주 아나시타시아) 자매님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아, 오늘이 자매님들에게, 또 저에겐 봉헌 축일입니다. 자매님들은 저를 통해, 또 저는 자매님들을 통해 주님을 만나 하루를 봉헌했기 때문입니다.“

출국에 앞서 그 먼 LA에서 저를 만나러 불야불야 방문한 오은정 자매 부부였습니다. 그동안 석연치 않게 느꼈던 모든 회의(懷疑)의 구름이 완전히 걷힌 날이었습니다. 


즉시 오은정 자매 부부(나르다. 로마노)를 격려했고 인정했습니다.

"건강한 영성입니다. 그대로 기도생활에 전념하셔도 됩니다. 1.자매님이 쓰신 책(깨어나는 기도; 온은정, 황인수 글: 성바오로) 내용도 좋고, 2.든든한 후견인인 황인수이냐시오 신부님이 계시고, 3.이렇게 좋은 남편의 전폭적 신뢰와 존경이 있기에 자매님의 영성은 아주 건강합니다. 부부동행함으로 부부일치의 바탕이 마련됐으니 이보다 더 좋은 증거는 없습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이라 했는데 자매님의 적극적 현실적 투신의 삶이 자매님의 영성을 보증합니다.“


그대로 살아있는 아름다운 성경책처럼 느껴지는, 참으로 아름답고 좋은 부부의 봉헌의 삶이었습니다. 광야를 찾아 미국에 왔다는 자매님의 고백도 깊은 울림을 줬고, 한국에선 부부싸움도 잦았는데 미국에 와선 일체의 부부싸움이 없어졌다며 아내에 대한 깊은 신뢰와 우정을 표현하는 형제님의 진솔한 고백도 좋았습니다.


또 이에 앞서 뉴튼수도원을 방문하여 저에게 고백성사를 본 후 픽업하여 뉴악 공항으로 안내한 후, 두 부부를 태우고 이후의 여정에 동행했던 김아나스타시아 자매님의 봉헌의 삶도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경기도 광명시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복무했던 분이었습니다.


"제가 인터넷을 잘 안 보는데 그날은 아들을 픽업하러 맨하탄에 가야 하기에 날씨 확인 차 맨하탄을 클릭했더니 나르다 자매님이 뉴튼수도원의 프란치스코 신부님을 방문한다는 정보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동안 꼭 신부님을 만나야 겠다는 일념으로 지낸 터에 즉시 나르다 자매님과 연결하여 이렇게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웬지 꼭 신부님을 만나고 싶다는 강렬한 끌림이 있었습니다.“


좌우간 두 자매님은 하느님과 현실에 깊이 뿌리내린 건강한 열정과 영성에  지혜롭고도 강한 생활력을 지닌 분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가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든든했습니다. 두 자매님 모두 봉헌의 삶에 충실하다 저를 통해 주님을 만났고 저 또한 아름다운 영혼의 두 자매님을 통해 주님을 만났습니다. 주님은 거룩한 봉헌의 삶을 사는 우리에게 거룩한 만남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바로 봉헌의 축복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봉헌에 주님은 축복으로 응답하심을 깨닫습니다. 말라키 예언자 역시 봉헌의 축복을 보여줍니다.

"그는 은 제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진정 주님을 믿는 이들은 모두가 영적 레위의 자손들입니다. 주님은 봉헌의 삶을 사는 이들을 부단히 깨끗하게 하시어 당신께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십니다. 어제의 하루를 주님께 의로운 제물로 봉헌함으로 서로의 만남을 통해 주님을 만남으로 깨끗해지고 새롭게 충전된 자매님들과 저의 삶이 되었습니다. 


수도자와 사제는 물론이요 믿는 모든 이들이 봉헌의 삶에로 불림을 받고 있습니다. 깊이 들여다 보면 일상의 모두가 봉헌이요, 주님께 봉헌의 삶을 살 때 거룩한 삶이며, 삶의 의미는 이것 하나뿐입니다. 봉헌 중의 봉헌이 마지막 죽음의 봉헌입니다. 일상의 평범한 봉헌의 삶에 항구할 때 축복된 봉헌의 죽음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과 함께, 자신을 봉헌하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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