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6.2. 연중 제9주간 목요일                                                                 2티모2,8-15 마르12,28ㄱㄷ-34


                                                                영원한 두 도반道伴

                                                       -꼭 해야할 일 둘, 경천애인敬天愛人-


영원한 두 도반은 하느님과 이웃입니다. 꼭 필요한 일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귀한 진리입니다. 혼자서는 못삽니다. 사람이 될 수도 없습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지도 않습니다. 끊임없이 하느님과 소통하고 이웃과 소통해서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거울과 이웃의 거울에 부단히 나를 비춰봐야 참 나의 발견입니다. 너무나 자명하고 중요한 진리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가 함께 깊어지면서 하느님을 닮은 참 내가 되어갑니다. 오늘 복음의 율법학자는 구도자의 모범입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율법학자의 물음은 그대로 우리의 물음입니다. 정말 꼭 지켜야할 기본적이자 본질적인 계명은 무엇인가 묻습니다. 예수님의 직설적인 답을 통해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 누구이며, 우리가 꼭 해야 할 두가지 일이 환히 드러납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갈림없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하느님을 닮아 순수해지고 자비로워지고 겸손해지고 지혜로워집니다. 하느님을 떠나 방황하기에 자기를 잃고 죄와 병에 시달립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보다 더 큰 마음의 병도 없습니다. 하느님이야 말로 우리 삶의 목표, 방향, 중심, 의미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평생 찾는 이들이 분도회 수도자들입니다. 막연히 하느님 사랑이 아닙니다. 하느님 사랑은 표현을 찾습니다. 모든 수행들이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마음을 다해, 목숨을 다해, 정신을 다해, 힘을 다해, 기도하고 일하고 공부하고 환대합니다. 끊임없이 수도공동체와 함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도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제가 쓰는 매일 강론 역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하느님 사랑에 이어 두 번 계명이 이웃사랑입니다. 이 사랑의 이중계명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구별될 수는 있어도 분리할 수는 없는 사랑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진정성은 이웃사랑을 통해 입증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계명은 없다.”


첫째 계명과 둘째 계명을 뭉뚱그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하십니다. 우리의 영원한 두 도반은 하느님과 이웃이며, 우리가 꼭 해야할 일 둘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입니다. 이 두 일을 빼놓고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 율법학자의 답변입니다.


“훌륭하십니다.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참 통쾌한 답변입니다. 온갖 종교의식에 앞서 우선적으로 실행해야 할 사랑의 이중계명입니다. 사랑의 이중계명만이 분별의 잣대이고 이 계명을 준수하는 이들만이 진정 참 종교인이자 그리스도인입니다. 율법학자의 슬기로운 답변에 지극히 만족하신 예수님의 답변도 은혜롭습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이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중요성을 깨달아 실천해 갈 때 바로 그 삶의 자리가 하느님의 나라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둘이자 하나입니다. ‘하느님 사랑없는 이웃 사랑은 맹목盲目이고 이웃 사랑없는 하느님 사랑은 공허空虛하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체험은 저에겐 벼락같은 깨달음의 체험이었습니다. 갑자기 왼쪽 다리를 못써 휠체어를 타고 수사님의 도움을 받으며 병원 진료를 받았습니다. 참으로 도반이 무엇인지 온 몸과 맘으로 깨달았습니다. 한 발로는 도저히 갈 수 없습니다. 두 발로 걸을 수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이요 행복인지 깨달았습니다. 두 발이 함께 해야 2000리 800km 산티아고 순례길도 걸어갈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으니 도와 줄 도반의 사람은 필수입니다. 발이나 손은 둘이자 하나입니다. 양말, 구두, 장갑의 이치도 그렇습니다. 한 짝이 없으면 남은 짝은 아무리 좋아도 쓸모가 없습니다. 부부관계나 친구관계의 도반도 이와 흡사합니다. 나의 분신과 같은 도반입니다.


바로 이것이 살아있는 한 누구나 필요한 보이는 사람 도반입니다. 사람 도반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영원한 보이지 않는 궁극의 도반은 주님이십니다. 임마누엘 하느님이신 예수님이십니다. 하여 끊임없이 기도하고 사랑하며 영원하신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한 평생과제입니다. 오늘 1독서의 바오로 사도 역시 예수님을 닮아 사랑의 이중계명의 모범입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그분께서는 다윗의 후손으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복음입니다.”


제1독서의 서두 말씀에서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바오로 사도의 보이지 않는 영원한 도반이요, 사랑하는 제자 티모테오는 바오로의 보이는 사람 도반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티모테오를 사랑함으로 사랑의 이중계명의 모범을 보여 준 바오로 사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경천애인의 사랑의 이중계명을 항구히 충실히 실천할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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