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5.11. 수요일

성 오도와 성 마욜로와 성 오딜로와 성 후고와 복자 베드로 베네라빌리스, 클뤼니 수도원의 아빠스들 기념일

                                                          사도20,28-38 요한17,11ㄷ-19


                                                    “주님,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주소서”


오늘 복음 환호송이 독서와 복음 말씀을 요약합니다. 하여 강론 제목은 “주님,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주소서”로 택했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절박하고 절실한 기도도 없습니다. 오늘 역시 어제에 이어지는 예수님과 바오로의 계속되는 감동적 고별사입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물론 오늘의 우리에게도 실감나게 마음에 와닿는 금과옥조의 말씀입니다.


유독 요한복음에 많이 나오는 ‘진리’라는 단어입니다. ‘너희가 내 말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8,31-32). 진리가 우리를 거룩하게 할뿐 아니라 자유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말씀’과 ‘제자’와 ‘진리를 깨달음’과 ‘자유’가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요한14,6). 예수님 친히 당신이 진리이심을 천명하십니다. 또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으실 때의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에 이은 ‘진리가 무엇이오?’라는 빌라도의 물음이 마치 화두처럼 들립니다.


진리는 바로 예수님의 존재이유임을 깨닫습니다. 아니 예수님 자체가 진리입니다. 진리이신 주님께서 오늘은 아버지께 간절한 청원기도를 바칩니다. 어제 복음에 아버지라는 단어가 27회 나왔다는 어느 자매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얼마나 아버지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아드님 예수님인지 깨닫습니다.


“아버지,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17,17-19).


오늘 복음의 핵심구절입니다. 이 말씀 안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모두가 진리를 찾는 구도자로 살 때 주님 안에서 하나의 일치입니다. 세상을 떠나지 않고 세상 한 복판에 살아도 자유롭고 거룩하게 충만한 기쁨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진리 덕분입니다. 


진정 진리로 거룩해질 때 비로소 세상 유혹과 죄악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습니다. 진리가 아니곤 거룩해질 수 없고, 거룩해진 삶 아니곤 세상 죄악으로부터 보호될 수도 없습니다. 세상을 떠나서 거룩한 삶이 아니라 세상 한 복판에 살아도 진리안에 살 때 거룩한 삶입니다. 장소가 거룩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진리가 거룩하게 만듭니다. 그러니 거룩한 성인聖人은 수도원만 아니라 세상 곳곳에 있습니다.


바로 이의 생생한 모범이자 본보기가 복음의 예수님이요 독서의 바오로 사도입니다. 말 그대로 진리로 거룩해진 분들이며 진리의 화신 같은 분들입니다. 다음 바오로의 고백은 늘 읽어도 감동입니다.


“내가 삼년동안 밤낮 쉬지 않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눈물로 타이른 것을 명심하며 늘 깨어 있으십시오. 이제 나는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그 말씀은 여러분을 굳건히 세울 수 있고, 또 거룩하게 된 모든 이와 함께 상속 재산을 차지하도록 여러분에게 그것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나는 누구의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낸 일이 없습니다.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이 두 손으로 장만하였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모든 면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사도20,31-35ㄱ).


진리로 거룩해진 바오로 사도의 감동적인 모습입니다. 주목되는 말마디가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우리를 맡긴다’는 말씀입니다. 바로 진리에 우리를 맡긴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이 진리입니다. 말씀이 진리입니다. 말씀 맛으로 사는 이가 진리의 맛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진리는 결코 막연한 추상이 아닙니다. 말씀 맛, 진리 맛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세상 맛으로부터 해방입니다. 


말씀은 주님의 살아있는 현존입니다.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요 빛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만이 우리를 굳건히 세울수 있습니다. 말씀의 진리로 거룩해진 삶이기에 바오로 사도처럼 세상 사물로부터의 초탈한 삶이요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마련하는 건강한 삶의 자세입니다.


영혼이 말씀을 만나지 못하면 영원히 반쪽 인생입니다. 영혼의 영혼이 말씀입니다. 영혼과 말씀이 하나될 때 비로소 온전히 깨어있는, 살아있는 영혼입니다. 살아있다 하나 말씀을 만나지 못해 죽어있는 영혼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진리로 거룩해지는 삶은 바로 말씀으로 거룩해지는 삶을 뜻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모든 공동전례기도 시간은 바로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 모두가 거룩해지는 시간임을 깨닫게 됩니다. 끊임없이 진리로 거룩해지는 삶만이 우리의 궁극목표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고, 자유롭게 하시며, 하나되게 하시고, 기쁨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21 하느님의 꿈, 하늘나라의 꿈, 파스카의 꿈 -우리를 통한 꿈의 실현- ​​​​​2020.3.13.사순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13 129
1520 자비하신 아버지를 배워 닮으십시다 -사랑, 회개, 배움, 닮음-2020.3.14.사순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14 115
1519 목마른 사람들 -주님과의 만남이 답이다-2020.3.15. 사순 제3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3.15 124
1518 무지의 치유 -참 사람이 됩시다-2020.3.16. 사순 제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16 147
1517 기생寄生이 아닌 상생相生과 공생共生의 사랑 -기도, 회개, 겸손, 자비, 용서, 기억-2020.3.17.사순 제3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17 148
1516 말씀의 실천이 답이다 -들음, 기억, 실천-2020.3.18. 사순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18 151
1515 의인義人 성聖 요셉 예찬禮讚 -연민, 믿음, 순종-2020.3.19.목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3.19 183
1514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회개와 사랑 실천-2020.3.20.사순 제3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20 129
1513 떠남의 여정, 귀가歸家의 여정, 파스카의 여정 -성 베네딕도 예찬禮讚- 2020.3.21.토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 별세 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3.21 284
1512 개안開眼의 여정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2020.3.22.사순 제4주일(Laetare;장미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3.22 205
1511 새 하늘과 새 땅 -창조와 구원-2020..3.23.사순 제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0.03.23 155
1510 생명의 샘, 생명의 강 -주님은 생명의 샘이자 생명의 강이십니다-2020.3.24.사순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24 152
1509 “하닮의 여정” -“우리 모두가 ‘임마누엘’입니다”-2020.3.25.수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3.25 179
1508 무지無知와의 전쟁 -기도와 말씀, 회개와 겸손-2020.3.26.사순 제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26 111
1507 의롭고 신비롭고 거룩한 삶 -하느님과 함께 하는 ‘임마누엘’의 삶-2020.3.27.사순 제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27 141
1506 무지의 편견에서 벗어나는 일 -주님과의 만남- 2020.3.28.사순 제4주간 토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03.28 128
1505 또 하나의 ‘라자로’인 우리를 살리시는 예수님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2020.3.29.사순 제5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3.29 185
1504 주님의 눈빛 -부드럽고 따뜻한, 연민의 눈빛-2020.3.30.사순 제5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30 144
1503 광야 여정은 예닮의 여정 -참 희망이자 영원한 인도자, 도반이신 예수님-2020.3.31.사순 제5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31 118
1502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아브라함의 참 자손-2020.4.1.사순 제5주간 수요일 ​​​​​​​ 1 프란치스코 2020.04.01 135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