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15.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신명30,15-20 루카9,22-25

 

 

삶은 선택입니다

-짐이 아닌, 늘 선물 인생을 사십시오-

“생명의 길, 행복의 길, 구원의 길, 성인의 길”

 

 

다산(茶山) 정약용과 논어 공자(孔子)의 오늘 말씀이 멋집니다.

“꽃향기를 맡기위해서는 먼저 허리를 숙여야 한다. 시냇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먼저 무릎을 꿇어야 한다.”-다산

“육포 한묶음 이상을 예물로 갖춘 자를 나는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

스승이나 제자를 막론하고 겸손과 감사는 ‘배움의 여정’중에 있는 평생학인의 기본적 품성임을 깨닫습니다.

 

어제가 ‘재의 수요일’이자 ‘발렌타인데이’인줄은 후에 초코렛 선물을 받고 알았습니다. 외출후 귀원하니 집무실 앞에 정체불명의 봉투가 있었고 초코렛이 들어 있었습니다. 후에 카톡 메시지를 받고 알았습니다.

 

“신부님, 오늘 재의 수요일이면서 Valentine’s day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코렛 선물하는 날입니다. 사랑합니다!! 봉투에 글을 읽어 보세요! 제가 신부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아, 자매님 선물이었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봉투가 보이지 않네요!”

“초코렛 넣은 bag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세히 보니 봉투에 영문글자들이 보였습니다.

“Thank you, is the least I can say to you show my appreciation for everything you have done for me”

(감사합니다, 당신이 제게 베풀어 주신 모든 것에 대한 제 감사를 보여줄 수 있는, 당신께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아름다운 말마디는 그대로 하느님께 드리고 싶은 말마디처럼 들립니다. 하루하루가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하느님 선물에 대한 응답은 감사와 찬미입니다. 어제 재의 수요일 미사 강론은 “하느님 중심의 참된 삶-회개하라, 사랑하라, 진실하라-”는 요지로 전개했는데 후에 생각난 내용을 첨가하지 못했음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살아있을 때 회개요 사랑이요 진실이지, 죽으면 회개도 사랑도 진실도 끝입니다. 삶이 연장되는 것은 하루하루 회개하라, 사랑하라, 진실하라 주어진 날들인 것입니다.”

 

얼마전 교구 신부님과 대화하면서 은퇴신부들의 처우에 대해 나눴습니다. 교회 역시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양산되는 고령 은퇴 사제들의 처우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선물인생인듯 생각했는데 이제는 교회에 불편하고 무거운 짐들로 느껴지고 있는 노은퇴사제들입니다.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

 

제가 늘 화두로 삼고 있는 말마디입니다. 받을 때는 선물이었는데 받고 나서 시간이 흐르면 어김없이 대부분 불편하고 무거운 짐이, 쓰레기가 됩니다. 사랑했던 사람들도 병들고 아프면, 심지어 나도 병들고 아프면 무거운 짐이 되어버리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선물 인생을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영적 본능입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늘 선물 인생을 사십시오!”

 

생명도 선택, 행복도 선택입니다. 타고난 부정적인 것들에 탄식하고 원망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될 것이 아니라 날마다 생명의 주님, 희망의 주님, 행복의 주님을 선택하여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들이 진정 살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용감하게, 무거운 짐 인생이 아니라, 가벼운 선물 인생을 선택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지금 여기서 희망차고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하고 사랑하면 짐도 선물로 변합니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입니다. 하느님을 대변한 신명기 모세의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가 대상입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듣고,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번성할 것이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 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매달려야 한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시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시다”

라는 말마디가 참 은혜롭습니다. 헛것인 세상 우상들에, 결국은 버려질 짐같은 것들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이신 주님께 매달리라는 말씀입니다. 신명기 제1독서에 “오늘"이란 말이 무려 4회 나옵니다. 영원한 오늘, 지금 여기 오늘을 뜻합니다. 모세의 말씀을 구체화하는 신약의 새모세,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바, 바로 생명의 길, 행복의 길, 구원의 길, 성인의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누구든지', 예외없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만고불변의 보편적 구원의 진리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우리가 선택하여 따라야 할 생명의 길, 구원의 길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뿐입니다. 주님을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버리고 내 책임의, 내 운명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있는 그날까지, 죽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한결같이 날마다 오늘 예수님을 따라가야 할 구원의 길, 생명의 길, 행복의 길, 성인의 길입니다.

 

더불어 예수님과 우정의 일치도 날로 깊어져 예수님을 닮아갈 때 참나의 실현입니다. 하루하루 이렇게 살아야 비로소 늘 선물인생이겠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힘껏 늘 십자가의 길 선물 인생을 살게 하십니다. 다음 고백기도대로 살 때 하루하루 날마다 선물 인생이 될 오늘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 오늘을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11 주님과 항상 함께 하는 삶 -주님과 우정友情의 여정-2020.4.2.사순 제5주간 목요일 ​​​​ 프란치스코 2020.04.02 188
1510 배경의 힘 -주님은 우리의 참 좋은 배경이시다-2020.4.3.사순 제5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03 271
1509 사랑의 일치 -그리스도 중심의 공생共生, 평화平和, 조화調和의 아름다움-2020.4.4.사순 제5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04 134
1508 하루하루 성인聖人을 목표로 삽시다 -참 좋은 삶과 죽음-2020.4.5.주님 수난 성지 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4.05 152
1507 모든 사람을 공경恭敬하라 -주님의 종- 2020.4.6.성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0.04.06 162
1506 하느님 중심의 삶 -영광과 자유-2020.4.7.성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07 126
1505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2020.4.8.성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08 141
1504 하느님 참 좋은 사랑의 선물 셋 -예수님, 미사, 섬김-2020.4.9. 주님 만찬 성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09 150
1503 십자가의 주님의 사랑 -관상, 공부, 추종-2020.4.10.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1 프란치스코 2020.04.10 214
1502 하느님 사랑의 승리 -알렐루야, 예수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2020.4.11.주님 부활 대축일; 토요일 파스카 성야 미사 ​​​​​​​ 1 프란치스코 2020.04.11 157
1501 ‘더불어(together)’, 구원의 여정 -“우리는 ‘섬島’도 아니고, ‘경주競走’중에 있지도 아니하다”-2020.4.12.주일 부활 대축일 낮미사 1 프란치스코 2020.04.12 127
1500 누가 오는 봄을 막을 수 있는가? -예수님은 봄이시다-2020.4.13.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3 168
1499 부활하신 주님과 일치의 여정 -사랑, 만남, 회개-2020.4.14.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4 130
1498 “참 멋지고 아름답다!” -예수님, 베드로, 주님을 만난 우리들-2020.4.15.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5 136
1497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 -“파스카 주님의 증인證人-2020.4.16.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6 153
1496 늘 새로운 시작 -부활하신 사랑의 주님과 함께-2020.4.17.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7 146
1495 복음 선포의 삶 -예수님을 알아가는 참공부-2020.4.18.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8 135
1494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 다섯 -평화, 기쁨, 희망, 성령, 공동체-2020.4.19.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주일) ​​​​​​​ 1 프란치스코 2020.04.19 185
1493 “위에서, 영에서 태어난 삶” -공동체 기도를 통한 성령충만한 삶-2020.4.20.부활 제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0.04.20 141
1492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마음을 넓힙시다 -자아 초월超越의 여정-2020.4.21.성 안셀모 주교 학자(1033-1109)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4.21 208
Board Pagination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