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30. 금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로마10,9-18 마태4,18-22

 

 

 

주님은 ‘구원의 출구出口’이시다

-부단한 탈출의 여정-

 

 

 

오늘 복음의 갈릴래아 호수가 상징하는 바 우리 각자 삶의 자리요, 우리가 정주하는 요셉수도원입니다. 바로 주님은 평생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 오시어 부르십니다. 우리가 평생 이곳에 정주하면서도 안주로 타락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늘 새롭게 주님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자기초월의 자기로부터의 탈출입니다. 하여 주님을 만나 따라 나설 때 늘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중 떠오른 주제는 ‘구원의 출구’였습니다. 출구를 실감하는 것은 지하 주차장입니다. 어둔 지하 주차장에서 헤매다 ‘출구Exit’란 문을 통해 환한 밖으로 나왔을 때의 그 해방감은 누구나 실감할 것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바로 주님은 ‘구원의 출구’, ‘구원의 숨통’이십니다. ‘구원의 출구’없이는, 구원의 숨통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주님이 구원이 출구라는 말은 주님은 생명의 출구, 빛의 출구, 희망의 출구라는 뜻입니다.

 

부질없는 질문이 ‘만약이란?’ 가정법이지만, 만약 오늘 복음의 베드로와 안드레아 두 형제, 야고보와 요한 두 형제가 ‘구원의 출구’이신 주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평생 갈릴래아 호수에서 고기만 잡다가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고 단조로운 반복의 일생을 살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허무하고 억울한 인생이겠는지요. 사실 평생을 살아도 주님도 모르고 자기도 모른채 무지無知의 어둠중에 인생을 마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우리가 주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낼까요? 주님을 만났기에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서로서로가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갈망의 사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면 깊이에서 주님을 찾습니다. 무지로부터 해방을 갈망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을 알고 싶은 갈망, 자기를 알고 싶은 갈망, 부단한 자아초월의 갈망을 지닌 사람입니다. 

 

뭔가 답답하고 막막하기에 찾는 하느님입니다. 바로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이런 어부들의 갈망을 알아 채신 주님이심이 분명합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앞서 어부들의 구원의 출구이신 주님을 찾는 갈망이 있었던 것입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주님의 부르심에 베드로와 안드레아 두 형제는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합니다. 예수님과의 운명적 만남입니다. 야고보와 요한 두 형제 역시 주님의 부르심에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합니다. 부르심-버림-떠남-따름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이 갈릴래아 호숫가 어부들의 주님을 찾는 갈망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깨닫습니다. 바로 주님을 찾는 갈망이 성소입니다. 갈망이 있을 때 깨어 있게 되고 주님의 부르심에 즉각 응답하게 됩니다. 아주 오래 전 봄철 노오란 야생화 애기똥풀꽃 만개했던 날 나눴던 ‘검정 고무신’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볼품없는/검정고무신

 애기똥풀꽃밭에/다녀오더니

 꽃신이 되었다/하늘이 되었다

 노오란 꽃잎 수놓은/꽃신이 되었다

 노오란 꽃잎 별 떠오른/하늘이 되었다-1998.5.7

 

바로 검정고무신 같은 볼품없던 갈릴래아 호숫가 어부들이 주님을 만남으로 변화된 모습의 상징적 표현이 꽃신이요 하늘입니다. 자연인으로서의 볼품없는 ‘무지의 사람’이 주님을 만남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말 그대로 검정고무신이 꽃신이 되고 하늘이 된 것이지요. 오늘 복음의 어부들이나 우리의 경우가 똑같습니다. 바로 이런 부르심에 감격한 바오로의 고백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가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복음 선포의 사명이 얼마나 결정적이요 본질적인지 깨닫습니다. 그러니 미사가 끝나면 강복이 있고 뒤이어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사제의 권고가 있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정말 삶 전체로 복음을 선포하는, ‘살아있는 복음서’, ‘걸어다니는 복음서’같은 사람들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그대로 주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복음선포의 사람들입니다. 

 

구원의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한 번의 믿음이 들음이 아니라 부단한 믿음의 여정중에 있는 우리들이요, 부단히 들어야 하는 그리스도의 말씀입니다.

 

주님의 부르심과 따름의 응답은 한 두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과정입니다. 주님은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는 끊임없이 주님을 따릅니다. 살아있는 한 계속되는 부르심이요 따름입니다. 그러니 우리 평생 삶의 여정은 부단한 ‘주님과 만남의 여정’, ‘부르심과 버림과 떠남과 따름의 여정’, ‘탈출의 여정’, ‘자아초월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삶의 여정 중에 주님과 우정도 깊어지면서 주님을 닮아 무지로부터의 해방이요 자유인으로서 참 나의 실현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의 모두입니다. 또 이런 삶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선포도 없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복음 선포의 삶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8.11.30 07:50
    주님, 저희를 많은이들 가운데서 부르시어 주님의 자녀로 살아가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그 보답으로 저의것을 버리고 주님과 함께 떠나고 주님을 따르는
    여정에 깊이 참여 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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