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15. 화요일 성 빠코미오 아빠스(292-346) 기념일 

사도20,17-27 요한17,1-11ㄴ



아름다운 고별사

-사랑, 아름다움, 감동-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고별기도와 사도행전의 바오로의 고별사가 깊은 감동을 줍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제자들을 참으로 사랑했던 예수님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예수님의 고별사요 그리스도 예수님과 신도들을 참으로 사랑했던 바오로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죽음을 앞둔 두분의 고별사입니다. 


마치 비장미悲壯美까지 느껴지는 두분의 유언같은 고별사입니다. 여러분도 예수님이나 바오로처럼 죽음을 앞두었다 상상하고 한 번 고별사를 써보시기 바랍니다. 


얼마전 핀란드에 살고 있는 조카딸 도자가 전시회를 돕고자 잠시 한국에 와서 지냈던 핀란드분에 대한 소개를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나 순수하고 좋은 분이었다 합니다. 한국에 온 김에 시골 구경을 시켜줬다 합니다. 제부弟夫의 말인 즉 부끄러워 혼났다 합니다. 


왜 이렇게 집들 주변이 지저분하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에 균형과 조화가 없는 무질서하고 혼란한 마을 풍경에도 질색하더라는 것입니다. 마을 풍경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주변을 배려하지 않은 계획성 없는 건축물들이 유럽 여러 나라와는 너무 대조적이라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주변을 고려하지 않은 주변과 조화를 깨는 자기만을 생각한 흉물같은 건물들도 참 많이 눈에 띕니다. 과연 내 삶은 흉물같아 보이지는 않는지, 하여 한번 고별사를 써보고 내 주변의 삶을 정리해 보자는 것입니다. 정말 주님을 사랑할 때 흉물같은 삶은 저절로 아름답게 정리될 것입니다.


사랑할 때 아름답고 이런 아름다움이 매력을 발산하고 감동을 줍니다. 감동과 더불어 마음이 순화되고 내적치유도 뒤따릅니다. 감동보다 더 좋은 변화제도 치유제도 없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삶이, 바오로의 삶이 그러합니다. 두분의 주님 사랑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고별사가 참 아름답고 깊은 감동을 주어 저절로 마음도 순화되는 느낌입니다. 


아주 오래 전 수도생활후 처음 써놨던 시가 생각납니다. 22년전 왜관수도형제들 피정지도시 낙동강 수도원 묘지를 방문했을 때 파아란 겨울하늘, 흰구름을 보며 써놓은 글입니다.


-아련한/산능선들/잔잔히 흐르는 강물/파아란 하늘

 새록새록/돋아나는 그리움에

 파아란 하늘/내 마음에/흰구름 하얀글씨로

 당신 이름/써 보았습니다-1996.1.11.


과연 여러분은 ‘여러분의 파아란 하늘 마음’에 써놓을 이름이 있는지요? 저는 참으로 많습니다. 묵상하며 참으로 많은 사랑스런 분들이 떠올랐습니다. 미쳐 생각지 못한 분들이었습니다. 매일 미사에 참석하는 수도형제들은 물론 열심한 신자분들이 참 감동을 주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얼굴에 이름들입니다. 


지금 미사를 봉헌하는 예수성심자매님들 역시 참 감동을 주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얼굴에 이름들입니다. 엊그제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40년전 서울 신우초교 4학년때, 지금은 나이 51세가 된 옛 제자들 네명이 선생님인 저를 찾아왔습니다. 이 사랑스런 제자들 역시 마음 하늘에 새기고 싶은 이름들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저는 참으로 자랑하고 싶은 아름다운 얼굴들이 많습니다. 수십년간 한결같이 충실히 예수님을 사랑하고 섬기듯 수도원을 사랑하고 섬기는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줄줄이 하늘의 별들처럼 떠오릅니다. 한결같이 사랑하는 예수님을 닮은 분들입니다. 


꽃꽂이 봉사, 제의방 봉사, 주방봉사, 배밭일터봉사, 자매회모임봉사등 참 아름다운 얼굴들이 제 파아란 하늘 마음에 써놓고 싶은 이름들입니다. 이런분들의 삶자체가 아름다운 고별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고별사를, 임종어를, 묘비명을 남기고 싶습니까? 비결은 단 하나 하느님 아버지를, 예수님을 항구히 열렬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저절로 삶은 아름답고 감동적일 것이며 참 좋은 고별사도 임종어도 묘비명도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감동적인 예수님의 고별기도를 감상해 봅시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주십시오.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수하여,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 아버지, 세상이 생기기 전에 제가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누리던 그 영광으로,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주십시오.”


예수님 자신을 위한 감동적 고별기도의 일부입니다. 이미 하느님의 자녀가 된 여러분이기에 예수님 대신 여러분의 고별기도로 생각하여 바치면 삶도 아름답게 정리되는 느낌일 것입니다. 바오로의 고별사 역시 구구절절 감동입니다. 그 일부를 인용합니다.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시련을 겪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 주님을 섬겼습니다. 그리고 유익한 것이면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회중 앞에서 또 개인 집에서 여러분에게 알려주고 가르쳤습니다.---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주님을, 에페소교회 원로들을 참으로 사랑했기에 이런 감동적인 아름다운 고별사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을 참으로 사랑하는 우리 모두 아름답고 감동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세상에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감동적인 삶에 미사은총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습니다.


“주님은 날마다 찬미받으소서. 우리 짐을 지시는 하느님은 우리 구원이시다. 우리 하느님은 구원을 베푸시는 하느님, 죽음에서 벗어나는 길, 주 하느님께 있네.”(시편68.20-21). 아멘.


  • ?
    안젤로 2018.05.15 07:41
    주님 저희가 진정으로 주님을 사랑하여 저희의 삶도 아름답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7 사랑의 실천 -주님과의 만남-2019.1.5.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1.05 152
1466 참 아름다운 사람들 -제 본분에 충실한 사람들-2019.1.4.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1.04 132
1465 주님께 희망을 두는 삶 -끊임없이 바치는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2019.1.3.주님 공현 대축일 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1.03 224
1464 주님과의 관계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2019.1.2.수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29/30-389/9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1.02 174
1463 축복받은 우리들 -“감사합니다Thanks!”; “예Yes!, 좋습니다”-2019.1.1.화요일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19.01.01 249
1462 무지로부터 해방된 행복하고 충만한 삶 -말씀 찬미와 공부가 답이다-2018.12.31.성탄 팔일 축제 제7일 1 프란치스코 2018.12.31 182
1461 사랑의 성가정 교회 공동체 -중심, 사랑, 질서-2018.12.30.주일 예수,마리아,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성화주간) 1 프란치스코 2018.12.30 245
1460 진리의 빛 속에서의 삶 -사랑의 계명 준수-2018.12.29. 토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5일 1 프란치스코 2018.12.29 217
1459 끊임없는 회개 -역사는 반복된다-2018.12.28.금요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12.28 285
1458 '사랑의 사도'가 됩시다 -‘무지의 너울’을 날로 얇게 해주는 사랑의 수행-2018.12.27.목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12.27 188
1457 천상 탄일 -성 스테파노의 감동적 임종어-2018.12.26.수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12.26 402
1456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다 -은총과 진리의 인간-2018.12.25.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 1 프란치스코 2018.12.25 258
1455 주님 성탄의 기쁨 -영광과 평화-2018.12.25. 주님 성탄 대축일(밤미사) 독서기도(성경독서) 이사11,1-10. 교부독서:레오 대교황의 성탄강론 이사9,1-6 티토2,11-14 루카2,1-14 프란치스코 2018.12.24 181
1454 내 삶의 문장의 주어는 누구인가? -내 삶의 성경책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2018.12.24. 대림 제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24 137
1453 참 행복한 천국 시민의 삶 -겸손, 순종, 환대-2018.12.23. 대림 제4주일 1 프란치스코 2018.12.23 125
1452 아나빔anawim의 영성 -신뢰와 겸손, 찬미와 감사의 기쁨-2018.12.22.대림 제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22 127
1451 내 도반道伴은 누구인가? - 영적 우정-2018.12.21.대림 제3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21 106
1450 우리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 -관계의 깊이-2018.12.20.대림 제3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20 100
1449 우리의 희망과 기쁨이신 하느님 -절망은 없다-2018.12.19.`대림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19 176
1448 “누가 의로운 사람인가?” -연민, 기도, 순종-2018.12.18.대림 제3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18 182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