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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20.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참 좋은 구원의 선물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

 

 

 

“하느님, 

해마다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며 기뻐하게 하시니, 

저희가 이 세상에서 지내는 축제로,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오늘 본기도가 짧지만 은혜롭습니다. 해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참 좋은 선물이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해마다’란 말마디를 대하니, 얼마전 세상 떠난 이들이 문득 보고 싶은 생각에 떠오른 시입니다.

 

“해마다

폈다지는

파스카의 봄꽃들처럼

 

해마다

세상 떠난 당신도

다시 나타났다 사라질수는 없나

 

해마다

폈다지는

파스카의 봄꽃들처럼”-2022.4.18

 

정말 해마다 폈다지는 ‘파스카의 봄꽃’ 선물들처럼 문득 보고 싶은 어머니, 형님들도 나타났다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은 선물이냐 짐이냐? 자주 자문해 보는 화두같은 물음이지만, 역시 삶은 선물입니다. 선물같은 죽음이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임을 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자주 수없이 되뇌어 보는 행복기도 일부입니다. 바로 함께하는 공동체 형제들, 만나는 모든 분들은 물론 우리가 대하는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이란 깨달음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입니다. 오늘 강론 주제 역시 “참 좋은 구원의 선물-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과의 만남”입니다. 

 

선물중의 선물, 참 좋은 최고의 선물이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이요 이런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도 파스카의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우리를 통해 선사되는 파스카 예수님입니다. 바로 사도행전의 베드로 사도 일행이 그 좋은 증거입니다.

 

-날마다 ‘아름다운 문’ 성전 문 곁에 자선을 청하는 불구자의 치유과정이 참 통쾌합니다. 

“우리를 보시오.”

베드로와 요한이 함께 가다 불구자를 불러 눈맞춤을 시도한후 즉시 부활하신 예수님을 선물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시오.”

 

얼마나 멋진 베드로인지요! ‘부활하신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 얼마나 좋은 선물인지요! 베드로가 말하면서 그의 오른 손을 잡아 일으키자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사도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니, 온 백성은 경탄驚歎하고 경악驚愕합니다.-

 

정말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문’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신바람 나는 통쾌, 유쾌, 상쾌한 장면인지요! 부활하신 주님과 만남의 선물에 즉시 치유된 불구자입니다. 짐이 되었던 불구의 몸이 사도들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의 선물로 치유되니 이제 선물 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짐같은 무거운 삶이 이젠 선물처럼 가벼운 삶이 되었습니다.

 

새삼 부활하신 사랑의 주님을 만날 때 짐같은 삶은 선물같은 삶으로 전환됨을 봅니다. 무엇보다 이제부터 영혼이 육신에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영혼이 육신을 끌고 가는 삶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과 만남의 선물보다 더 좋은 선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육신한테 영혼이 끌려가는 삶입니까? 영혼이 육신을 끌고 가는 삶입니까? 육신은 기꺼이 기쁘게 영혼에 순종하며 따라가는 삶입니까?”

 

오늘 복음의 엠마오 여정중인 두 익명의 제자들 일화도 은혜롭습니다. 전통적으로 우리 수도자들은 부활대축일 다음 월요일 파공날은 엠마오 산보의 날이라 명명하며 많이 자유롭게 외출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의기소침해 있었지만 마침내 동행했던 익명의 인물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바로 익명의 동반자 도반道伴은 부활하신 예수님이셨습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제자들의 환대의 요청에 응답한 익명의 동반자는 즉시 음식을 나누려 식탁에 앉았고 바로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발생합니다. 동행했던 익명의 도반이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이셨던 것입니다. 아, 우리는 얼마나 늘 함께 하는 영원한 도반 예수님을 까맣게 잊고 지내는지요! 다음 장면이 참 통쾌합니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그대로 미사장면중 빵나눔의 성찬전례를 상징합니다. 바로 성찬례중 빵을 모시면서 부활하신 주님과 만남의 선물로 새로워져 기쁨과 평화로 충만한 제자들이 되었습니다. 이어 제자들은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놀라움을 고백합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은 전체가 하나의 미사장면을 압축합니다. 앞서가 말씀전례였다면 후반부는 성찬전례입니다. 새삼 인생 순례 여정중 매일 미사가 얼마나 결정적인 참 좋은 주님의 선물인지 깨닫게 됩니다. 하루의 삶은 미사로 수렴收斂되고 미사는 하루의 삶으로 확산擴散되면서 말그대로 하루하루가 ‘성체성사聖體聖事적 삶의 실현實現’이니 이보다 거룩하고 아름다운 인생 순례 여정의 삶도 없을 것입니다. ‘삶의 성체성사화’ 얼마나 멋지고 은혜로운지요!

 

여기서 주목할 말마디 도반道伴입니다. ‘혼자’의 여정이 아니라 영원하신 도반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모신 형제들 도반과 ‘더불어’의 순례 여정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복음에서 익명의 두 도반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에 모시고 동행했고, 사도행전 역시 부활하신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함께한 사도 베드로-요한 도반임을 깨닫습니다. 

 

이보다 이상적인 아름다운 도반관계도 없을 것입니다. 둘이 아니라 영원한 도반이신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에 둔 도반 형제들입니다. 바로 순례 여정중에 있는 믿는 이들 공동체 일치의 원리를 보여줍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도반관계의 형제들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엠마오 도상의 부활하신 주님과 두 제자들의 대화를 통해 대화의 원리를 깨닫게 됩니다.

 

참 대화는 혼자의 독백인 ‘모노로그monologue’도 아니고, 둘만의 ‘다이어로그dialogue’도 아니고, 주님을 중심에 둔 ‘트라이로그trilogue’ 대화가 진짜 대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화를 한다면서 중심에 계신 주님을 잊고 침묵하지 못한채 혼자만의 대화, 둘만의 대화로 끝나는 불완전한 대화는 얼마나 많은지요!

 

새삼 우리 인생 순례 여정중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께서 영원하신 도반으로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구원의 위로와 격려가 되는지요! 참으로 잊지 말아야 사실이 늘 함께 하는 영원한 도반,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새롭게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며 확인하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 파스카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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