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1.7.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로마12,5-16ㄴ 루카14,15-24



하느님 나라의 현실화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 실천-



어제 행복했던 체험을 소개하며 강론을 시작합니다. 마침 시간이 되어 마르코 수사와 함께 여주 샬트르 바오로 수녀원을 방문했습니다. 옛 불암동 수녀원에서 사이좋게 사셨던 여러 수녀님들의 따뜻한 환대와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대로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사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간단히 차려주신 음식을 들면서 하느님 나라 잔치에 참석한 기분이었습니다. 즉시 제 영적체험을 말씀드렸습니다.


“아, 수녀님들이 보이지 않아 안계신줄 알았는데 불암동 수녀원에서의 그 모습, 그 얼굴로 여기서 하느님 나라를 살고 계셨네요! 세상을 떠난 수녀님들도 안 계신 것 같지만 천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고 계심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돌아가신 많은 수녀님들 이야기를 들을 때는 마치 때가 되어 아버지의 집으로 귀가하신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생각됩니다.”


아름다운 축제의 계절, 가을을 맞이할 때 마다 ‘인생 가을’을 생각하게 됩니다. 가을의 단풍 축제가 이렇게 아름다우면 하늘나라 축제는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가을 위령성월이 되면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아버지의 집으로의 아름다운 귀가준비, 즉 죽음준비를 생각해야 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 잔치를 앞당겨 사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도 좋습니다.


“행복하여라, 하느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

 

마치 매일 교회의 미사잔치에 참석하여 말씀과 성체를 모시며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살고 있는 우리를 두고 하시는 주님의 말씀같습니다. 오늘 복음의 큰 잔치 비유가 흡사, 오늘의 현실을 상징하고 있는 듯합니다. 초대받은 손님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해를 구합니다. 첫째 사람은 밭을 샀기에 그것을 보아야 하고, 둘째 사람은 겨릿소 다섯 쌍을 샀기에 그것들을 부려 보아야 하고, 셋째 사람은 방금 장가를 들어서 갈 수 없다고 모두 양해를 구하며 초대에 응답하지 못합니다.


핑계없는 무덤없다 했습니다. 오늘날도 얼마나 많은 초대 받는 사람들이 세상 일에 빠져 이런저런 핑계로 하느님 나라 미사잔치 초대에 응답하지 않고 냉담하며 살아가는지요. 오늘 복음에서 잔칫집 주인은 초대에 응하지 않은 사람들 대신에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눈먼이들, 다리저는 이들과 다른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다른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여 잔칫집을 가득 채웠다 하는데 바로 모든 이들의 구원을 향해 활짝 열려있는 교회를 상징합니다.


죽어서 가는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 하는 하느님 나라요, 참석해야 할 하느님 나라 미사 잔치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살게 합니다. 부자들도 궁색해져 굶주리게 되지만, 주님을 찾는 우리에게는 좋은 것뿐입니다. 


사실 죽음준비, 아버지 집으로의 귀가준비에 매일 미사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언제나 한결같이 오늘 지금 여기 하느님 나라에서 각자 고유의 그 모습, 그 얼굴로 살아가는 것이 구원이요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미사은총이 그렇게 해줍니다.


하느님 나라는 막연하지 않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사는 우리에게 바오로 사도는 구체적으로 ‘로마서 12,9-16ㄴ’에서 준수해야할 그리스도인의 생활 규범을 제시합니다. 하느님 나라 실현을 위한 대헌장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바로 우리의 하느님 나라 교회 공동체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한번 점수로 환산하시기 바랍니다. 8개 항목의 절이니 10점 만점의 각개 항목 도합 80점에 기본점수 20점 모두 합하여 100점 만점입니다.


1.사랑은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악을 혐오하고 선을 꼭 붙드십시오.

2.형제애로 서로 깊이 아끼고, 서로 존경하는 일에 먼저 나서십시오.

3.열성이 줄지 않게 하고 마음이 성령으로 타오르게 하며 주님을 섬기십시오.

4.희망속에 기뻐하고 환난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

5.궁핍한 형제들과 함께 나누고 손님 접대에 힘쓰십시오.

6.박해하는 자들을 축복하십시오. 저주하지 말고 축복해 주십시오.

7.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십시오.

8.서로 뜻을 같이 하십시오.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비천한 이들과 어울리십시오.


참 아름답고 적절한 하느님 나라 공동체 실현을 위한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입니다. 이렇게 살 때, “주님, 제 영혼을 당신의 평화로 지켜 주소서.”, 화답송 후렴의 기도도 그대로 이루어 집니다. 과연 교회공동체내에서 내 하느님 나라 실현 점수는 얼마나 되겠는지요. 


하느님 나라 잔치에 초대받았다 하여 저절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 아닙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을 준수할 때 비로소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깨어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을 준수하며 하느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84 사랑이 답이다 -삶의 기본, 삶의 본질-2019.9.18.연중 제24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18 192
1283 성령의 은총 -회개와 깨달음-2019.10.5.연중 제26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0.05 192
1282 참 아름다운 수행자修行者의 삶 -분별의 잣대는 예수님-2020.2.26.재의 수요일(금식과 금육, 십자가의 길) 1 프란치스코 2020.02.26 192
1281 아, 어머니! 고통의 성모 마리아님! -관상, 연민, 비움, 초월-2020.9.15.화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9.15 192
1280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다 -하느님 체험-2016.8.8.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8.08 193
1279 신록新祿의 평화와 기쁨과 희망, 성령과 공동체 -자비하신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들-2017.4.23.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주일) 프란치스코 2017.04.23 193
» 하느님 나라의 현실화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 실천-2017.11.7.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07 193
1277 착한 목자 -예수님을 닮자!-2018.4.22.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프란치스코 2018.04.22 193
1276 삶의 중심 -너는 나의 종이다-2019.4.16.성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16 193
1275 참 좋은 함께의 여정 -겸손과 지혜, 감사와 기쁨, 자비와 자유-2019.8.21.수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1835-191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8.21 193
1274 참 좋고 아름다운 성체성사의 삶 -예닮의 여정-2020.6.14. 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6.14 193
1273 탄력 좋은 삶과 믿음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2022.3.10.사순 제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3.10 193
1272 영적 승리의 삶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2022.3.24.사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3.24 193
1271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삼위일체 하느님 예찬禮讚-2022.6.12.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2.06.12 193
1270 사람이 좋아야 열매인 글도 말도 행동도 좋다 -기도, 회개, 훈련, 습관-2022.6.22.연중 제1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2.06.22 193
1269 하느님 중심의 삶 -믿음, 회개, 용서, 치유-2022.6.30.연중 제1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6.30 193
1268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 -파스카의 삶-2022.7.18.연중 제16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07.18 193
1267 그리스도왕 중심의 삶 -찬미의 삶, 평화의 삶, 섬김의 삶-2022.11.20.연중 제34주일(세계 젊은이의 날, 성서주간)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2.11.20 193
1266 진리의 증언 -주님의 반사체(反射體)로 살고 싶다-2022.12.16.대림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2.12.16 193
1265 로고스(말씀) 찬미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2022.12.25.주일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 프란치스코 2022.12.25 193
Board Pagination Prev 1 ...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