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7. 주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집회3,2-6.12-14 콜로3,12-21 루카2,41-52


                                                                   성가정 교회 공동체 


사람은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습니다. 공동체를 통한 구원이요 공동생활 자체가 구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동체는 성가정 교회 공동체입니다. 이런 성가정 교회 공동체에서 주님을 만나고 참 나를 만남이 바로 구원입니다. 오늘 성가정 축일 미사의 화답송 후렴은 늘 불러도 새롭고 흥겹습니다.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


아, 이런 성가정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 주님의 집에 사는 행복한 자는 얼마나 되겠는지요. 어제 예전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제자들 여섯 명이 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나이로 보면 40대 중반을 넘어선 한창 어려운 시기에 있는 제자들입니다. 이구동성으로 치열한 전쟁터의 삶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여섯 중 남자 둘은 아직까지 독신이고, 여자애들 넷은 모두 일을 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삶의 전사戰士들 같았습니다.


“너희들 참 장하다. 무엇보다 가정을 잘 가꾸고 돌보는 일보다 중요하고 어려운 일은 없다. 그것 하나만 잘 해도 성공이다.”


격려했습니다. 한 여제자가 웃으며 화답했습니다.


"선생님을 닮아 가정에 충실한 남자애들도 있는 반면 이렇게 혼자 사는 애들도 있답니다."


듣고 보니 온통 부정적인 사회현실이요 정말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세상살이였습니다. 가정은 커녕 제 몸 하나 지탱하기도 벅찬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아,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세상에 가정공동체 보다 더 중요한 공동체는 없습니다. 오늘은 성가정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방법에 대한 묵상 나눔입니다. 


첫째, 개인이 섬이 아니듯, 가정공동체 역시 섬이 아닙니다. ‘섬’이 아니라 세상에 활짝 열린 살아있는 ‘중심’입니다. 작년 안식년으로 수도원을 떠나 있을 때 밖에서 볼 때는 수도원이 마치 섬처럼 느껴졌는데 돌아와 보니 세상에 활짝 열린 중심임을 깨달았습니다. 


진정 살아있는 성가정 교회 공동체는 세상에 활짝 열려있는 작은 교회같은 공동체입니다. 두 세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 주님도 함께 하시겠다고 분명 약속하셨습니다. 세상의 크고 모든 교회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작은 교회로 주님을 중심으로 한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성가정 공동체의 일치의 원리이자 이래야 비로소 건강한, 살아있는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과연 우리 가정공동체는 주님을 중심으로 세상에 활짝 열려있는 성가정 교회 공동체인지요. 혈연血緣 공동체만으론 부족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성가정 신연神緣공동체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견고한 공동체, 끊임없이 성장, 성숙하는 살아있는 공동체입니다. 바로 수도공동체가 이런 성가정 교회 공동체의 모범입니다. 혈연공동체보다 더 견고하고 끊임없이 성장, 성숙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성가정 교회 공동체내의 관계에 대해 나눕니다.

무례無禮와 불손不遜은 금물입니다. 오늘 2독서 콜로사이서 말씀은 교회공동체의 이상적 특성을 말해 줍니다. 교회공동체의 사랑의 대헌장 같습니다.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습니다.


1.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2.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3.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4.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5.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6.그리스도의 말씀이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7.지혜를 다하여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8.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9.말이든 행동이는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아, 바로 이것이 주님을 중심으로 한 사랑의 성가정 교회 공동체의 원리입니다. 과연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를 위의 항목별로 점검해 보십시오.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전제한후 가정 공동체내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나눕니다.


1.부모 관계입니다.

무슨 일에서나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입니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고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습니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자녀들에게서 기쁨을 얻고, 그가 기도하는 날 받아 들여집니다.


또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에 잘 보살피고, 살아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힘을 다하십시오. 아버지에 대한 효행은 잊히지 않으니, 우리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줍니다. 


모두 오늘 집회서의 금과옥조같은 말씀입니다. 자녀들은 바로 부모의 이런 삶을 보고 배웁니다. 참으로 부모에게 이렇게 정성껏 해드리는 이들이 모인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2.부부 관계입니다.

일방통행적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사랑의 수평적 사랑과 순종의 관계입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며 모질게 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은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서로 사랑과 순종의 관계입니다. 비단 부부관계뿐 아니라 공동체내의 모든 상호관계의 원리가 사랑의 순종, 순종의 사랑입니다.

 

3.자녀 관계입니다.

자녀들은 내 소유가 아닙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분명히 드러납니다.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께 묻습니다.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에타게 찾았단다.”


다음 예수님의 답변이 심오하기가 화두같습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어머니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했다 합니다. ‘아, 예수 아들은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구나!’ 통절히 깨달아 마리아는 아이를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했을 것이고, 하느님 친히 그를 정성을 다해 키우셨음이 다음 구절에서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자녀는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입니다.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할 때 하느님 친히 그의 보호자가 되시고 인도자가 되십니다. 바로 이것이 성모님께 배우는 자녀 교육법입니다.


성가정 공동체를 이루는 일보다 중요하고 힘든 일은 없습니다. 이런 공동체의 보금자리 품 안에서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똑같습니다. 여기서 결핍된 사랑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가정 공동체의 붕괴로 방황하는 결손 가정의 아이들은, 어른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참으로 온전한 가정 공동체를 찾기가 힘듭니다. 하여 무수히 생겨나는 괴물이나 폐인이 된 사람들입니다. 성가정 교회공동체의 복원이 화급한 과제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성가정 교회 공동체를 끊임없이 정화하고 성화하며, 성장, 성숙시키시고 견고케 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그분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시편128,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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