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4.17.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사도5,32-42 요한6,1-15


                                                                                                분별의 지혜


오늘은 분별의 지혜에 대한 묵상나눔입니다. 분별의 지혜 역시 은총입니다. 성 베네딕도는 분별력을 모든 덕의 어머니라 칭합니다. 교회지도자들은 물론 우리역시 일상생활에서 참 필요한 덕목이 분별력임을 깨닫습니다. 머리가 안좋으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우스개 소리 같은 진리 역시 분별의 중요성을 말해 줍니다. 바로 오늘 본기도와 화답송 후렴은 분별의 지혜에 대한 답을 줍니다.


"하느님, 성실한 사람들의 희망과 빛이시오니, 간절히 비는 저희를 굽어보시어, 맞갖은 기도와 찬미의 제사로,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소서.“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


하느님이 희망과 빛이 된 성실한 이들에게, 또 기도와 찬미로 언제나 하느님을 찬양하는 이들에게 선사되는 분별의 지혜입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소원에 따라 늘 주님과 함께 살아갈 때 분별의 지혜입니다. 주님을 닮아갈수록 겸손과 자비, 그리고 분별의 지혜입니다. 얼마전 수도형제와 나눈 대화가 생각이 납니다.


"의욕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의욕이 없으니 방향이 있을 리도 없구요. 의욕이 좋아도 방향이 없어 좌충우돌도 문제입니다만 그래도 의욕이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젊은 이들은 의욕은 많은데 분별력이 부족하고 나이든 어른들은 의욕은 부족해도 분별력은 좋으니 그것이 문제입니다.“


"아, 그래서 겸손입니다. 젊은 이들은 어른들의 분별의 지혜에 귀기울여야 하고, 어른들은 젊은 이들의 열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니 상호보완의 겸손이 절대적입니다.“


열정이 추진력의 에너지라면 분별의 지혜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합니다. 새삼 열정과 분별이 함께 갈 때 온전한 영적 삶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열정과 분별의 지혜의 원천이십니다. 하느님의 중심에 깊이 뿌리내릴 때 열정과 분별의 지혜입니다. 


삶은 깊이입니다. 삶은 무게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이를수록 깊이의 삶이요, 내적으로 가벼워지면서 무거워지는 역설적 무게의 삶입니다. 바로 여기서 샘솟는 열정과 지혜입니다. 오늘날 얕고 가벼운 천박(淺薄)한 디지털 시대의 주류적 삶일수록 절실한 열정과 지혜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독서의 율법교사 가말리엘이 바로 열정과 분별의 지혜를 지닌 분들임을 다음 대목이 입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


대중의 잘못된 메시아관에 현혹되어 헛된 인기에 편승할 주님이 아니십니다.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노자의 말대로 공을 이룬 뒤 거기 머물지 않고 하느님을 향해 미련없이 떠나는 예수님의 지혜로운 처신이 참 깨끗하고 아름답습니다. 최고 의회에서 가말리엘의 발언은 얼마나 겸손하고 지혜로운지요.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상의 공동체 삶에서, 인간관계에서 깊이 참고할 대목입니다. 때로 분명한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그냥 내버려 두고' 기다리며 바라보는 것이 겸손이요 지혜일 수 있습니다. 무관심의 방치가 아니라 하느님께 맡기고 기다리며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이지요. 새삼 '지혜의 겸손'이요 '무지의 교만'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은 당신을 희망과 빛으로 삼아 성실한 삶을 추구하는 우리 모두에게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겸손과 분별의 지혜를 선사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15 환대의 사람, 성령의 사람-2016.5.1. 월요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295-373)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5.02 220
914 하느님의 나라 -“이미 already”와 “아직 not yet”-2016.11.10. 목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11.10 220
913 밥이 하늘입니다 -밥으로 오시는 하느님-2018.6.3. 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6.03 220
912 봉헌奉獻이 답이다 -봉헌의 생활화生活化-2018.2.2. 금요일 주님 봉헌 축일(봉헌생활의 날) 1 프란치스코 2018.02.02 220
911 주님과 만남의 여정 -고백의 기도-2020.8.9.연중 제19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8.09 220
910 기도와 삶 -사랑, 항구한 기도, 주님의 기도-2022.7.24.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프란치스코 2022.07.24 220
909 회개의 여정 -그리스도 예수님을 닮아가기-2022.8.9.연중 제19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08.09 220
908 기도의 여정 -기도밖엔 길이 없다-2022.9.6.연중 제2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09.06 220
907 하느님 중심의 삶 -사랑의 ‘신비가神祕家’로 삽시다-2022.12.19.월요일 12월19일 프란치스코 2022.12.19 220
906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삶 -성모님과 함께-2023.9.15.금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15 220
905 새로움, 놀라움, 고마움-찬미의 열매-2015.9.4.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09.04 221
904 거룩한 조연助演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2015.12.19. 대림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12.19 221
903 희망과 기쁨-2016.5.23. 연중 제8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5.23 221
902 어머니를 그리며 -어머니 예찬-2019.8.15.목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8.15 221
901 한결같은 삶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마라-2022.5.26.목요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1515-159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5.26 221
900 구원의 출구 -따름의 여정, 부르심과 응답, 공동체의 일치-2022.9.21.수요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 사가 축일 프란치스코 2022.09.21 221
899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와 삶 -“청하여라, 찾아라, 두드려라”-2022.10.6.목요일 성 브루노 사제 은수자(1030-110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0.06 221
» 분별의 지혜(2015.4.17. 부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04.17 222
897 진리에 대한 사랑 -진리 예찬(2015.5.20. 부활 제7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5.20 222
896 섬김의 사랑, 구원의 사랑-2015.7.25. 토요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15.07.25 222
Board Pagination Prev 1 ...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