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3.17.사순 제3주간 금요일                                                      호세14,2-10 마르12,28ㄱㄷ-34

 

 

회개의 은총, 회개의 축복, 회개의 여정

-경천애인(敬天愛人)-

 

 

파스카의 계절, 회개의 계절, 사순시기 봄입니다. 인동초(忍冬草)처럼 겨울 추위를 이겨낸 파스카의 봄꽃들이라 저리도 청초한가 봅니다. 일찍 피는 파스카의 봄꽃들은 유난히도 희망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많습니다. 민들레, 꽃다지, 개나리, 수선화, 의사리, 산수유 등 모두가 노란색입니다. 

 

엊그제 맨처음 발견한, 때되어 늘 거기 그 자리에서 피어난 꼭 1년만에 피어난 샛노란 민들레꽃이 참 반가웠습니다. 민들레꽃하면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나는 두편의 시입니다. 당시 써놓고 크게 위로를 받았던 민들레꽃에 관한 시입니다.

 

“민들레꽃

외롭지 않다

 

아무리

작고 낮아도

 

샛노란 마음

활짝 열어

 

온통 

하늘을 담고 있다.”-2000.4.24.

 

흡사 회개의 표징처럼 보이는 하늘을 가득 담고 있는듯한 청초한 샛노란 민들레꽃입니다. 아마 하늘을 가득 담고 있는 회개한 영혼보다 아름다운, 행복한 영혼은 없을 것입니다. 역시 오래전 신축하기전 옛 숙소 뒤뜰 마당 가득 피어난 민들레꽃들을 보며 감동에 젖어 썼던 시의 추억도 생생합니다.

 

“어!

땅도 하늘이네

구원은 바로 앞에 있네

 

뒤뜰 마당

가득 떠오른 샛노란 별무리

민들레꽃들!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살 수 있겠네”-2001.4.16.

 

저절로 회개의 축복으로 이끄는 회개의 표징같은 파스카의 봄꽃 민들레꽃입니다. 제 주변에는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살아가는 꽃같이 아름다운 회개한 영혼들이 참 많습니다. 엊그제 받은 감미로운, 강렬한 회개의 표징처럼 느껴지는 카톡 편지에 감동했습니다. 내용이 봄꽃처럼 향기롭고 아름다워 거의 전문을 인용합니다. 

 

“주옥같은 신부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엽니다. 감사합니다. 실시간으로 신부님의 말씀을 받아 읽으니 말씀이 살아계신 듯 하루종일 제 마음속에 살아 움직임을 느낍니다. 맨처음 신부님과 면담 때가 생각나네요. 온몸이 귀가 되신 듯, 저의 말을 경청해주시는 신부님의 모습 그자체로 놀랐고, 저의 힘든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얼마전 피정갔을 때도 생각이 나네요. 짙은 안개가 낀날 아침, 신문을 가지고 걸어오시며, 노래를 부르시는 신부님 얼굴과 모습에서 풍겨나오는 기쁨이, 마주쳤던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한폭의 그림처럼 기억이 되요. 신부님 감사합니다.”

 

정말 파스카의 봄꽃처럼 아름답고 감동적인 진솔한 편지입니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동케하고 회개에로 이끌어 아름다움 자체이신 하느님을 만나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 호세아 예언서에 나오는 회개한 영혼과 회개의 축복은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지요! 호세아서의 마무리가 해핀엔드로 끝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아,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라. 너희는 죄악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너희는 말씀을 받아들이고, 주님께 돌아와 아뢰어라. ‘죄악은 모두 없애주시고, 좋은 것만 받아 주십시오. 이제 저희는 황소가 아니라, 저희 입술을 바치렵니다. 아시리라는 저희를 구원하지 못합니다.' ”

 

회개에 응답해 하느님께 돌아온 영혼들에게 쏟아지는 다음 하느님의 축복이 참 놀랍고 감미롭습니다. 호세아 예언자는 하느님 사랑에 정통한 사랑의 신비가이자 사랑의 시인입니다. 회개한 영혼들이 바로 그러합니다. 말그대로 회개의 축복입니다.

 

“그들에게 품었던 나의 분노가 풀렸으니, 이제 내가 반역만 꾀하는 그들의 마음을 고쳐 주고, 기꺼이 그들을 사랑해 주리라.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이 되어 주리니,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레바논처럼 뿌리를 뻗으리라. 이스라엘의 싹들이 돋아나, 그 아름다움은 올리브 나무 같고, 그 향기는 레바논의 향기 같으리라.”

 

바로 회개한 영혼들의 아름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언자의 글이 참 감동적입니다. 그대로 회개한 영혼들에게 쏟아지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참으로 회개한 영혼들에게 선사되는 회개의 축복이 분별의 지혜임을 다음 결론같은 말씀이 알려 줍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깨닫고, 분별있는 사람은 이를 알아라. 주님의 길은 올곧아서, 의인들은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죄인들은 그 길에서 비틀거리리라.”

 

지혜로운 사람, 분별있는 사람이 바로 의인입니다. 의인들은 주님의 길, 올곧은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바로 사랑의 길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사랑의 이중계명입니다. 참으로 회개한 영혼들에게 뚜렷이 부각되는 사랑의 이중계명, 경천애인의 진리입니다. 주님 친히 말씀하십니다. 첫째가는 계명을 물었는데 하나가 아닌 둘을 제시합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습니다. 정말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본질적으로 추구할 일은 회개와 더불어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실천일 뿐입니다. 회개와 경천애인하기에도 턱없이 짧은 세월인데 우리는 얼마나 많이 헛된 것들에 시간을 탕진하며 삶의 길을 잃고, 삶의 중심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고, 삶의 목표를 잃고, 삶의 방향을 잃고, 자기를 잃고, 바로 하느님을 잃고 무지와 허무속에 뿌리없이 방황하고 표류하며 살아가는 지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정말 불행이자 비극은 하느님과 자기를 잃고 지내는 무지와 허무의 헛된 삶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궁극의 답은회개를 통해 사랑의 하느님을 만나는 길뿐입니다. 하루하루 '참으로 사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바로 부단한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겸손과 지혜의 삶이겠습니다. 회개와 더불어 온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몸처럼 사랑하는 것이겠습니다. 

 

파스카의 봄철, 은총의 사순시기요,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회개하여 당신께 돌아오라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회개의 은총, 회개의 축복, 회개의 여정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경천애인의 실천으로 입증되는 회개의 진정성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한결같이 회개의 여정, 사랑의 여정에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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