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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13.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창세44,18-21.23ㄴ-29;45,1-5 마태10,7-15



파견받은 이들의 삶

-순수와 열정-



우리는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주님께 파견받은 존재들입니다. 참으로 부족한 것이 우리의 믿음이요 희망이요 사랑입니다. 하느님이 답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희망이, 사랑이 답입니다. 하여 믿는 이들은 하느님은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라 고백합니다. 


이런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벗어날 때 혼란하고 복잡한 삶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샘솟는 순수와 열정입니다. 참으로 성실하고 열심히 주님의 종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난 제 친구 부인의 묘비명이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조순금 권사

현숙한 아내, 믿음의 어머니

이곳에 잠들다(잠언31장)-2017.6.21. 소천“-


눈에 띄는 말마디가 소천입니다. 개신교에서 믿는 이들의 죽음을 칭할 때 쓰는 ‘하느님께서 불러가셨다’라는 뜻의 소천召天입니다. ‘하느님께 돌아갔다’라는 귀천歸天과 흡사한 말입니다. 죽음은 무에로의 환원이 아니라 하느님께로의 귀환이라는 말입니다. 하여 저는 죽음준비를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준비歸家準備라하며 죽음을 준비하라고 말하곤 합니다.


특히 피정자들에게 자주 드는 비유가 일일일생一日一生, 인생을 하루로 압축할 때 내 나이는 오전, 오후 몇시 지점에 와 있는가, 또 인생사계人生四季, 인생을 일년 사계절로 압축할 때 내 나이는 어느 계절에 위치해 있는가 점검해 볼 것을 권하면 금방 숙연한 분위기로 변합니다. 긴 것 같지만 짧은 인생입니다. 청년기에는 공부와 싸우고 중년기에는 일과 싸우고 노년기에는 병마病魔와 싸운다는 말도 있지만 하루하루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습니다.


이와 더불어 꼭 확인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꼭 집고 넘어가야 할 주제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삶은 하느님의 선물이 맞지만 현실에선 짐처럼 느껴지는 것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불림 받아 파견 받은 자들에게 삶은 선물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무의미한 우연한 존재가 아닙니다. 주님께 불림 받는 존재들이요 날마다 삶의 현장에 새롭게 파견되는 존재들입니다. 어느 유대인 랍비의 “나는 불림받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이런 불림받은 존재임을 확고히 믿고 살아갈 때 존재감 충만한 삶입니다. 허무와 무의미, 절망이 어둠이 스며들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사도들의 삶이 바로 이의 모범입니다. 하느님께 파견받으신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마귀들을 쫓아 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10,7-8)


지금 여기서 살아야 할 하늘 나라요 지금 여기서 주님을 만날 때 이런 온전한 치유의 구원입니다. 이런 주님의 사람으로 치유되어 미사후 삶의 자리로 파견되는 우리들입니다. 날마다 주님을 만나 치유되어 새롭게 세상에 파견되는 우리들입니다.


“전대에 은도 구리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마태10,9-10).


본질적인 비움의 삶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무소유의 정신으로 소유가 아닌 본질적인 존재의 삶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소유의 무게에 짓눌리지 말고 소유에 노예되어 살지 말고 복음 선포의 본질적인 자유인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마음만 비울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배도 비워야 함을 깨닫습니다.


살아갈수록 복잡해지고 무거워지는 삶입니다. 그러니 삶을 최소한 단순화하고 가볍게 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존재로부터 샘솟은 순수와 열정, 그리고 평화입니다. 이런 삶자체가 이웃에겐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이미 예수님과 사도들 이전 까마득한 옛날에 창세기의 요셉이 그 모범을 보여줍니다. 파견받은 이들에게 우연은 없고 모두가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는 필연의 섭리과정임을 보여줍니다. 요셉의 파란만장한 삶의 그대로 하느님의 뜻이, 꿈이 실현되는 감동적인 드라마입니다. 


“내가 형님들의 아우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를 이곳으로 팔아넘겼다고 해서 괴로워하지도, 자신에게 화를 내지도 마십시오.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여러분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창세45,4-5).


요셉의 원대한 시야는 그대로 하느님의 시야를 닮았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닮아 지혜롭고 자비로운 요셉의 인품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오히려 형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요셉입니다. 운명을 탓할 게 아니라 내 믿음 부족을 탓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알게 모르게 우리를 최선 최상의 길로 우리를 인도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인물이 아버지 이사악과 부족한 형제들을 대변하여 진정성 가득한 모습으로 요셉을 설득하는 유다입니다.


요셉이야말로 진정 파견받는 이의 모범이요 예수님의 예표입니다. 얼마전 써놓은 ‘자유인’이라는 짧은 시가 흡사 요셉을 지칭하는 듯 합니다.


-겉으로는/함께해도

 속으로는/저 멀리 앞서/저 높이 위에서 떠 간다

 자아초월/영적고공비행/자유인의 삶이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파견받은 이들의 삶에 충실하고 항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은 하늘에서 마련하신 빵을 저희에게 주셨나이다. 그 빵은 누구에게나 맛이 있어 한없는 기쁨을 주었나이다.”(지혜16,2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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