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2. 수요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295-373) 기념일

                                                                                                                            사도15,1-6 요한15,1-8



 “무엇이 본질적인가?”

-주님과 상호내주相互內住의 사랑의 일치-



무엇이 본질적인가? 우선순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분별의 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분별의 지혜는 사랑입니다. 사랑이 분별의 잣대입니다. 사랑할 때 보이고 보일 때 압니다. 그러니 사랑의 관계가 우선입니다. 무엇보다 주님과 사랑의 관계입니다. 주님과 사랑의 관계가 본질적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주님과 사랑의 관계에 대해 말해 줍니다. 주님과 깊어지는 사랑의 일치 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사실 남는 것도, 주님께 가지고 갈 수 있는 것도 주님과 사랑의 관계뿐입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주님과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인지요? 사랑은 분별의 잣대입니다. 우선순위를 식별하는 눈도 지닙니다. 사랑있을 때 본말전도本末顚倒, 주객전도主客顚倒의 우愚를 범하지 않습니다.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벗어나 넓고 깊은 내외적 시야를 지닐 수 있습니다.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편견에 눈먼이들의 주장을 보십시오. 참으로 무지에 눈먼 모습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와 흡사한 이념이나 잘못된 신심에 눈먼 맹신이나 광신의 모습을 종종 목격하지 않습니까? 사건의 발단은 다음에서 시작됩니다.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유다에서 내려온 어떤 사람들의 가르침에 안티오키아 교회에 혼란이 빚어진 것입니다. 편견에 눈먼 모습입니다. 하느님 영역의 구원을 너무나 협소하게 만듭니다. 하여 바오로와 바르나바 두 사도와 이들간에 분쟁과 논쟁이 일어납니다. 


바로 여기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최된 예루살렘에서의 사도회의입니다. 예루살렘에서도 바리사이파에 속했다가 믿게 된 사람들 역시 집요하게 같은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들에게 할례를 베풀고 또 모세의 법을 지키라고 명령해야 합니다.”하고 말하였고, 사도들과 원로들이 이 문제를 검토하려고 모인 것입니다.-


권위있는 사도회의의 지혜로운 판결을 기대할 수 뿐이 없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도 정말 어불성설語不成說, 말도 되지 않지만 편견에 눈먼 이들에게는 이처럼 생각할 수 뿐이 없을 것입니다. 본말전도, 어리석은 편견에 눈 먼이들입니다. 무엇이 본질적이고 무엇이 부수적인지 분별하지 못합니다. 새삼 분별의 어려움을 겪을 때 교회의 어른이나 교회 공동체에 분별의 지혜를 청함이 겸손한 믿음이자 지혜임을 다음 오늘 성무일도 찬미가에서 깨닫습니다.


“지극히 인자하신 누리의 목자/언제나 하늘에서 우리 주님은

 교회의 하는말에 힘을주시니/누리는 끊임없이 빛을 받도다”


본질적인 것은 사랑입니다. 참으로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이 본질적입니다. 무지의 병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그러니 주님과 사랑의 관계가 답입니다. 우리가 평생, 매일, 끊임없이 공동전례기도 수행에 충실하고 항구함도 결국은 주님과 사랑의 관계를 깊이하는 데 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사도행전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한 답을 줍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주님과 상호내주의 사랑의 관계일 때 무지에서 벗어나 올바른 분별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환히 밝히는 사랑의 빛, 말씀의 빛입니다. 주님의 간곡한 당부 말씀입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요한15,4-5).


바로 이것이 구원입니다. 이것이 본질적인 것입니다. 할례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상호내주의 사랑의 일치로 구원입니다. 많은 영적 열매들이 바로 구원의 빛나는 표지들입니다. 바로 성령의 열매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갈라5,22-23).


이것이 우리 영성생활이 궁극으로 지향하는 바입니다. 이런 주님과의 상호내주의 사랑의 눈을 지닐 때 올바른 분별입니다. 그러니 주님과 상호내주의 사랑의 일치가 답입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가 목표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거듭 이런 상호내주의 사랑의 일치를 강조합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맫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주님과 이런 상호내주의 사랑의 일치 상태라면 청하는 것 모두가 주님의 뜻과 일치할 터이니 응답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풍성한 영적 열매들로 주님의 제자가 되고 아버지께도 영광이 될 것입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는 과연 교회의 사람이자 믿음의 용사입니다. 78세 고령에 이르기까지 알렉산드리아의 주교로 산전수전 다 겪으며 5회에 걸친 유배 중에도 아리우스 이단에 끝가지 맞서 정통 신앙을 수호했으며, 신약성경 27권의 목록을 만들고 안토니오의 생애를 저술하며 위대한 업적을 남긴 알렉산드리아 주교 아타나시오입니다. 바실리오, 요한 크리소스토모, 나지안즈의 그레고리오와 함께 동방의 4대교부라 일컫는 주교님입니다. 새삼 주님과 깊은 상호내주의 일치의 사랑이 그 삶의 원동력임을, 또 인명은 재천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주님과 상호내주의 사랑의 일치 관계가 답입니다. 이것이 우선이요 영성생활에서 본질적인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의 상호내주의 사랑의 관계를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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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5.02 09:19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맫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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