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1요한5,5-13 루카5,12-16

 

 

 

주님과 만남의 여정

-치유와 구원, 정화와 성화, 변모의 여정-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한 두 번뿐 아니라 평생 주님과 만남의 여정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매일, 평생, 끊임없이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라는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이렇게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날 때 위로와 치유와 구원이요 정화와 성화의 변모입니다. 그러니 주님과 만남의 여정은 그대로 주님을 닮아가는 변모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행복기도 중 다음 대목 그대로입니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삶중에

주님이신 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주님, 당신의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감미로운 구절은 늘 읽어도 새롭습니다. 참으로 살기 위해, 영혼이 살기 위해 주님과의 만남은 필수입니다. “하느님, 내 하느님, 당신을 애틋이 찾나이다”, 수녀님들의 감사카드 한 면에 큰 글자로 씌어진 시편 성구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찾는 영적 본능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과 나병환자의 만남이 감동적입니다. 온몸에 나병이 걸린 사람은 병든 보편적 인간 실존을 상징합니다. 주목할 것은 나병환자가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주님을 간절히 찾았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보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간청하는 나병환자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시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의 기도처럼 들립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치유의 은총을 간청하는 우리를 도와 주십니다. 이어 주님은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시자 곧 나병이 말끔히 치유됩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결코 일방적인 치유의 기적은 없습니다. 나병환자의 치유에 대한 갈망의 믿음과 주님의 은총이 만났기에 비로소 치유의 구원입니다. 주님의 ‘연민의 마음’, ‘사랑의 스킨쉽’, ‘권능의 말씀’이란 삼박자 사랑의 응답으로 치유의 구원을 받은 나병환자입니다. 이제 주님은 나병환자의 사랑이자 운명이 되고 말았습니다.

 

육신의 나병 치유가 상징하는 바 영육의 전인적 치유의 구원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전인적 치유의 구원이요, 만남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날로 정화되고 성화되고 변모되어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평생을 살아도 주님을 만나지 못해 영적 나병환자로 살다가 참 기쁨과 평화, 행복을 누려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면 얼마나 허망하고 억울한 인생이겠는지요! 주 예수님을 만나야 비로소 살아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사도 요한이 제1독서에 이를 분명히 증언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이 당신 아드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고, 하느님의 아드님을 모시고 있지 않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살아 있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아드님이신 주 예수님을 만나 모시고 살아 갈 때 참으로 살아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영원한 생명’이신 당신을 선물하시어 우리 모두 참으로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끝으로 ‘이런 삶을 살 수는 없나?’ 어제 써놓은 자작시를 나눔으로 강론을 끝맺습니다. 

 

-“수도원 역사歷史와 함께 하는

울창한 거목巨木으로 자란 아름드리 나무들

바라볼 때 마다 감동感動이다

내적內的 성장成長도 이럴 수는 없나?

 

밖에서 찾지말자, 어리석은 일이다

오늘 지금 여기가 주님과 함께하는 구원과 행복의 자리

‘싸움터’, ‘배움터’, ‘쉼터’의 하늘나라다

 

종일 내린 하늘 겨울비로

맑게 흐르는 시냇물이다

하늘 비 없어도 늘 맑게 샘솟아 흐르는

시냇물같은 삶일 수는 없나?

 

주님을 환히 드러내는

‘살아있는 전설傳說(living legend)’

‘살아있는 신화神話(living myth)’ 같은 삶일 수는 없나?

 

세월흘러 나이들어도

고물古物이나 폐물廢物같은 삶이 아닌

선물膳物이자 보물寶物같은 고전古典같은 삶일 수는 없나?

이렇게 살다가 이렇게 떠날 수는 없나?”-

 

주님과의 만남이 답입니다. 참으로 주님과의 만남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치유와 구원, 정화와 성화에 의한 변모로 우리 궁극의 소망은 이뤄질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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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1.10 08:38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에게
    저희 생각보다
    주님을 생각하며 주님의 시각으로 세상 만물을 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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