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9.토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에제47,1-2.8-9.12 요한2,13-22

 

 

 

성전 정화

-우리가 ‘하느님의 성전’이다-

 

 

 

오늘은 라테라노 대 성전 봉헌 축일로 324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라테라노 대성전을 지어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대성전은 ‘모든 어머니요 으뜸’으로 볼리면서 현재의 베드로 성전이 세워지기까지 거의 천년 동안 역대 교황이 거주하던 교회 행정의 중심지였습니다. 각 지역의 모든 교회가 로마의 모교회와 일치되어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축일입니다.

 

라테라노 성전이 상징하는 바 교회 일치의 중심입니다. 무엇보다 우선 적인 것이 삶의 중심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라 고백합니다. 믿는 이들의 공동체는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라 정의하기도 합니다. 하느님과 그리스도 예수님은 별개의 두 중심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통해서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을 중심으로 한 삶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이 삶의 중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눈에 보이는 성전입니다. 성전이야 말로 우리 믿는 이들의 영원한 고향입니다. 참으로 마지막 궁극으로 갈 곳은 하느님의 집인 성전뿐이며 마지막 만날 궁극의 분은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하여 저는 요즘 수도원을 찾는 분들에게 우선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 가장 아름다운 날, 가장 아름다운 곳 하느님의 집 수도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 주님을 만남으로 가장 아름다운 분이 되었으니 가장 행복한 분들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고스란히 가시적 성전 사랑으로 드러나는 법입니다. 하느님이 그리워 하느님이 보고 싶어 끊임없이 하느님의 집 성전을 찾아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하는 사람들입니다. 다음 시편 고백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만군의 주님이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사랑하오신고, 그 안이 그리워, 내 영혼 애태우다 지치나이다. 이 마음 이 살이 생명이신 하느님 앞에 뛰노나이다.”

 

예수님의 성전정화도 그대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거룩함의 마지막 영적 보루와도 같은, 세상을 성화시켜야 할 거룩한 성전이 타락하여 속화되는 것은 예수님께 참으로 견딜 수 없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이것들을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과감히 성전을 정화하시는 예수님의 불같은 아버지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어지는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예수님의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바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이 바로 우리의 성전임을 말해 줍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요 성전입니다. 가시적 성전이 성전일 수 있음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성체성사 미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사 전례가 없는 성전이라면 건물일뿐 성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성체성사의 미사은총으로 그리스도와 한 몸인 성전이 되고 우리 각자 역시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영성체후 기도가 이를 잘 요약합니다.

 

“하느님, 교회를 통하여 저희에게 천상 예루살렘을 미리 보여 주셨으니, 오늘 이 성사에 참여한 저희가 '은총의 성전'이 되고, 마침내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게 하소서.”

 

순례중인 교회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매일의 성체성사 은총으로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인 우리의 일치도 굳건해 지고, ‘은총의 성전’인 우리 각자 역시 정화되고 성화되어 더욱 더 주님을 닮아가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괴하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4,16-17)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이 거룩한 교회의 성체성사의 은총은 '거룩한 성전'인 우리를 통해 세상 곳곳에 흘러가니 바로 제1독서 에제키엘서가 이를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살아난다.---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세상이 이렇게 살아 존재할 수 있음은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임을 깨닫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제공되는 영혼의 식食이자 약藥인 말씀과 성체요, 미사은총으로 정화되고 성화되어 세상에 ‘하느님의 성전’으로, ‘생명의 강’으로 파견되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11.09 13:18
    사랑하는 주님, 주님의 성전인 저희 몸과 마음을
    항상 거룩하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59 어린이 같은 사람이 됩시다 -경외fear와 섬김serve- 여호24,14-29 마태19,13-15 1 프란치스코 2019.08.17 160
1858 사랑은 분별의 잣대 -영적靈的일수록 현실적現實的이다-2019.9.7.연중 제2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7 160
1857 하느님 -자연과 인간의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答-2019.10.15.화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515-158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0.15 160
1856 우리의 평생 과제이자 목표 -하느님을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2020.2.23. 연중 제7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2.23 160
1855 예수님과 더불어 우리도 부활하였습니다! -빛과 생명과 희망으로-2021.4.3. 성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4.03 160
1854 하느님 자랑 -진인사대천명의 믿음-2021.10.14.연중 제28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0.14 160
1853 삶의 지혜 -태풍颱風을 미풍微風으로-2021.11.25.연중 제3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1.25 160
1852 아나빔(anawim)의 영성 -노래와 삶-2021.12.14.화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1542-159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2.14 160
1851 환대의 사랑 -정주, 환대, 경청, 우정, 치유-2022.2.10.성녀 스콜라 스티카 동정(480-547) 축일 프란치스코 2022.02.10 160
1850 주님 부활 증인의 삶 -체험, 선포, 공부-2022.4.18.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04.18 160
1849 착한 목자 예수님 닮기 -경애敬愛, 경청敬聽, 추종追從, 선교宣敎-2022.5.8.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프란치스코 2022.05.08 160
1848 하느님 중심의 관상적觀想的 삶 -섬겨라, 보라, 믿어라-2022.6.18.연중 제1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06.18 160
1847 성인이 됩시다 -11월은 희망과 위로의 성월-2023.11.1.수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11.01 160
1846 어떻게 살 것인가?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리는 삶-2023.11.2.목요일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프란치스코 2023.11.02 160
1845 성전 정화 -삶의 중심, 삶의 의미인 성전-2023.11.9.목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프란치스코 2023.11.09 160
1844 대림의 희망과 기쁨 -깨어 있어라, 회개하라, 감사하라-2023.12.3.대림 제1주일 프란치스코 2023.12.03 160
1843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님 예찬 -지혜, 찬미, 순종-2023.12.8.금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창세3,9-15.20 에페1,3-6.11-12 루카1,26-38 프란치스코 2023.12.08 160
1842 성화의 여정 -존엄한 품위의 삶- “감사하십시오, 겸손하십시오, 깨어 있으십시오”-2024.2.10.토요일 설 프란치스코 2024.02.10 160
1841 하느님 믿음-2015.10.29.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10.29 161
1840 떠남의 여정-2016.2.4. 연중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2.04 161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