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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8.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창세2,4ㄴ-9.15-17 마르7,14-23



깨달음의 여정

-자유의 여정, 구원의 여정-



삶은 깨달음의 여정입니다. 깨달음을 통해 보는 눈이 바뀌고 내적시야가 넓어질 때 자유로워지는 삶입니다. 부단한 깨달음을 통해 참으로 자유로워지는 삶입니다. 하여 우리의 영적 삶은 깨달음의 여정이자 자유의 여정이요 구원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예수님의 말씀에서 깨달았고 오늘 강론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너희는 그토록 깨닫지 못하느냐?”


군중이나 제자들은 물론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매일 미사를 통한 깨달음의 은총이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합니다. 문제는 결국 내 안에 있고 답도 내안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대부분 깨달음을 통해 해소되거나 해결되는 문제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깨달음의 자유보다 더 좋은 구원의 선물은 없습니다.


“아, 그렇구나! 아, 그럴 수도 있지! 아, 그게 한계구나! 아, 이게 현실이지!”


이런 깨달음의 인식이 모두를 받아들여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어제의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우울증과 고투苦鬪중인 어느 형제가 면담고백성사를 보면서 호탕하게 한참 웃었습니다. 이렇게 웃어보긴 처음이라 했습니다. 제가 보속으로 써준 말씀 처방전에 찍어 준 스탬프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원장수사가 언젠가 선물한 스탬프입니다.


“웃어요!”

“괜찮아, 힘내!”

“넌 최고야!”


어른들도 아이처럼 이 말마디들이 재미있고 예쁘다며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곤 합니다. 이런 평범한 짧은 말마디들이 깨달음의 계기가 되어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평범한 말들도 깨달으면 ‘의미’이지만 깨닫지 못하면 ‘소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도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하는 깨달음을 줍니다.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그들 더럽힐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힙니다. 주님의 이 말씀의 깨달음이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합니다. 밖에서 우리 안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나오는 온갖 쓰레기 같은 언행들이 공해처럼 주변을 오염시키고 우리를 더럽힌다는 것입니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마음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참으로 만고불변의 진리 말씀입니다. 우선 청소해야 할 것은, 탓할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내 마음임을 깨닫습니다. 남을 깎아내리는 것이 결국은 남이 아닌 자신을 깍아내리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말은 그대로 사람됨의 인격의 표현입니다. 악담惡談, 험담險談, 한담閑談을 나눌 것이 아니라 덕담德談이나 청담淸談을 나누는 것이 서로를 고양高揚하고 깨끗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하면 생각도 글도 말도 행동도 깨끗합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어떤 음식도, 밖으로부터의 어떤 비난이나 평가나 험담도 그를 더럽히지 못합니다.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독야청청獨也靑靑한 삶입니다. 예수님 역시 참행복 선언에서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음 가난한 겸손을 지닐 때, 마음 깨끗한 순수를 지닐 때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바로 우리 수도생활의 궁극 목표이기도 합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은총이 알게 모르게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합니다. 고정불변의 마음이 아니라 이런 끊임없는 수행을 통해 계속 정화淨化되고 성화聖化되어 예수성심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이 됩니다. 다음 시편 구절도 같은 맥락의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의인의 입은 지혜를 자아내고 그의 혀는 올바른 것을 말한다. 

 자기 하느님의 가르침이 그의 마음에 있어

 그 걸음이 흔들리지 않으리라.”(시편37,30-31).


오늘 제1독서 창세기 두 번째 인간창조 말씀도 참신한 깨달음을 줍니다. 에덴동산, 사람, 생명나무,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모두가 상징하는 바 참으로 심오합니다. 여전히 현실성을 띠는 상징들입니다.


깨달으면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환희와 기쁨의 에덴동산입니다. 사람의 뜻인 아담은 아다마 흙에서 기원합니다. 흙으로 만들어진 사람, 바로 겸손하라는 깨달음을 줍니다. 하느님은 하느님이고 사람은 사람임을 확연히 깨닫게 하는 겸손입니다. 어제 선물 받은 한자 글귀도 생각납니다.


“만초손 겸수익滿招損 謙受益”


교만하면 손해가 따르고 겸손하면 이익이 따른다는 말씀입니다. ‘동산 한 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에덴의 현실이요, 명확한 금기의 한계가 설정되어 있는 현실임을 알려 줍니다. 천국에도 한계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는다.”


결코 먹어서는 안되는 선악과의 열매입니다. 지옥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금기를 어겼을 때 죽음이요, 바로 우리 인간의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회개를 통한 구원의 희망을 주셨습니다. 


생명나무가 상징하는 바 파스카의 예수님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생명나무의 열매인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깨달음의 은총으로 깨끗하고 거룩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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