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9.14. 월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민수21,4ㄴ-9 요한3,13-17


                                                                                                 주님의 세가지 당부 말씀

                                                                                                     -성 십자가 예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사랑하십시오. 자랑하십시오. 우리가 할 모두입니다. 주님의 십자가에 우리의 구원이 달렸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몇 번이나 예로 들었던 여전히 기억에 생생한 제 재미난 일화를 또 소개합니다.


집무실을 열 때 마다 확인하는 천국의 열쇠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아름다운 칠보 십자가를 열쇠고리에 달아 놓고 집무실을 열고 들어갈 때 마다 늘 천국 문을 열고 들어가는 상상을 하면 유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천국문은 하나이지만 제각기 제 고유의 십자가로 천국문을 열고 들어간다고 피정때 마다 신자분들에게 주지시키곤 합니다.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우선적으로 저는 집무실 벽에 달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향해 ‘충성’하고 거수 경례를 합니다. 정말 충성해야 할 대상은 십자가의 주님뿐입니다. 이어 ‘주님, 사랑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찬미합니다.’ 고백도 합니다. 수도원길, 하늘길의 가로수들의 사열을 받으며 걸을 때도 거수 경례에 위 인사말을 합니다. 


어느 방이든 들어가면 우선 확인하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주님의 십자가가 없으면 참 공허하고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언젠가의 기억도 생생합니다.피정집에서 미사를 드리기 위해 제의를 입고 나올 때 주님께 인사를 하려하니 방안에 십자가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인사해야 할지 참 난감했습니다. 순간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삶의 중심임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오늘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맞이하여 주님의 세가지 당부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첫째,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십자가를 바라봄 자체가 기도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신비 안에 모두가 다 들어있습니다. 바라보고 배워야 할 유일한 대상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제가 여기 요셉수도원에 살면서 가장 많이 바라보는 게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이어 하늘과 불암산입니다. 아, 바라볼 대상이 있어야 삽니다. 


‘그리하여 모세는 구리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았다. 뱀이 사람을 물었을 때, 그 사람이 구리 뱀을 쳐다보면 살아났다.’


모세가 만들어 높이 매단 구리 뱀이 예표하는 바 십자가의 그리스도입니다. 구리 뱀을 바라 본 모든 이들이 살아났듯이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볼 때 위로와 치유의 구원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주만물의 중심을, 인류역사의 중심을, 우리 삶의 중심을 상징합니다. 아니 중심이자 의미를 상징합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자 의미인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빠지면 온통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 속에 빠집니다. 태양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태양이 떠오르면서 햇살과 더불어 어둠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세상이 모습을 드러내듯, 우리 영혼의 태양인 십자가의 그리스도가 바로 그러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생명을, 그리스도의 승리를 상징합니다. 죽음으로 끝이 아니라 생명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입니다. 세상 모든 악에 대한 궁극의 승리를 상징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하여 가슴에 성호경을 그으며 십자가의 방패를 마련하는 것보다 더 좋은 영적무장은 없습니다.


둘째, 십자가의 주님께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고백하십시오.

바라봄에 이어 고백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십자나무에서 인류 구원을 이룩하셨습니다. 죽음이 시작된 그 자리에서 생명이 솟아났습니다. 나무에서 패배한 인간을 나무에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하여 십자가의 주님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아,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을 상징하는 은총의 샘, 주님의 십자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고자 세상에 보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십자가의 그리스도는 우리의 믿음, 우리의 희망, 우리의 사랑, 우리의 평화, 우리의 기쁨, 우리의 구원, 아니 우리의 모두입니다. 십자가의 그리스도는 우리의 유일한 구원의 출구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십자가의 그리스도는 내 생의 전부입니다. 그러니 십자가의 주님께 끊임없이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동방영성의 핵심인 예수기도를 동방수도자들처럼 끊임없이 바치는 것입니다. 다음 예수기도를 네 단락을 호흡에 맞춰 끊임없이 바칠 때 놀라운 은총에 변화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셋째,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늘 따르십시오.

십자가의 주님을 보고, 고백만 할 것이 아닌 따라야 하는 십자가의 그리스도입니다. 실천이 없는 사랑이나 믿음이 죽은 사랑, 죽은 믿음이듯이, 따름의 실천이 없는 바라 봄이나 고백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9월 순교자 성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성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각자 제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따라갈 때 비로소 순교적 삶입니다. 어제 복음 말씀 그대로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십자가의 주님께 대한 믿음의 고백, 희망의 고백, 사랑의 고백의 진정성이 입증되는 것도 바로 제 십자가를 지고 충실히 항구히 십자가의 주님을 따를 때입니다.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거둘 구원의 날입니다. 부활의 영광을 향한 하늘 길 환히 밝혀주는 주님 십자가의 빛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쁘게 십자가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에 주님의 간곡한 당부 말씀 셋입니다.


1.늘 바라보십시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2.늘 고백하십시오. 십자가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3.늘 따르십시오. 제 십자가를 지고 성 십자가를 지고 앞서 가시는 주님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제 십자가를 지고 충실히, 항구히, 기쁘게 당신을 따를 수 있는 신망애信望愛 삼덕의 은총을 풍부히 내려 주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7 참 스승이시고 주님이신 예수님 -훌륭한 제자의 삶-2022.1.26.수요일 성 티모테오와 티토 주교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2.01.26 139
996 한결같고 초연한 정주의 삶 -사랑, 신뢰, 지혜, 가난, 겸손-2021.12.30.목요일 성탄8일 축제 내 제6일 1 프란치스코 2021.12.30 139
995 축, 주님 성탄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2021.12.24.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프란치스코 2021.12.24 139
994 주님과 만남의 여정 -참나의 실현, 참나의 발견-2021.7.14.연중 제15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7.14 139
993 주님의 종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영성-2021.3.29.성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3.29 139
992 평생 공부, 사랑 공부, 하느님 공부 -사랑밖엔 길이 없다- 2021.1.5.주님 공현 후 화요일 ​​​​​​​ 1 프란치스코 2021.01.05 139
991 깨어 있어라 -사랑, 기도, 희망, 기쁨, 감사-2020.11.29.대림 제1주일 1 프란치스코 2020.11.29 139
990 참 부자富者이자 참 자유인自由人 -사랑과 봉헌, 비움과 가난, 순수와 겸손-2020.11.23.연중 제3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1.23 139
989 우리 삶의 영원한 모델 -주님의 충복忠僕인 성 요한 세례자-2020.6.24.수요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6.24 139
988 단 하나의 所願 -영원한 현역의 주님 전사戰士로, 학인學人으로 사는 것-2019.6.20.연중 제11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6.20 139
987 삶의 전지剪枝 -늘 새로운 희망과 구원의 시작-2018.11.27.연중 제3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1.27 139
986 참 아름답고 도전적인 영원한 기도 -주님의 기도-2018.10.10.연중 제27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10 139
985 삶의 중심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2018.4.14. 부활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14 139
984 파견받은 존재의 삶 -평화의 선물-2018.1.26. 금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1.26 139
983 지혜와 자비의 행복한 삶 -무지로부터의 해방-2018.8.19. 연중 제20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8.19 139
982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자기 버리기, 제 십자가 지기, 예수님 따르기-2017.9.3. 연중 제22주일 2 프란치스코 2017.09.03 139
981 하늘 나라의 삶을 삽시다 -오늘 지금 여기서-2017.7.23. 연중 제16주일 2 프란치스코 2017.07.23 139
980 하느님의 기쁨-2016.11.3.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11.03 139
979 깨어있으라 -늘 새로운 시작-2016.10.19.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10.19 139
978 권위의 힘-2016.1.12. 연중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1.12 139
Board Pagination Prev 1 ...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