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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24. 연중 제25주일                                                                  이사55,6-9 필리1,20ㄷ-24,27ㄱ 마태20,1-16



회개가 답이다

-회개의 여정-



회개가 답입니다. 회개의 여정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오늘 강론의 주제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회개입니다. 한두번의 회개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끊임없는 회개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을 통해 너그럽고 자비로운 하느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통감하는 진리입니다.


회개를 통해 내 중심의 삶에서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의 전환입니다. 오늘 복음의 ‘선한 포도원 주인의 비유’를 통해 너그럽고 자비하신 하느님의 모습과 더불어 자기중심적인 인간의 이기적이고 편협하고 옹졸한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임자와 같다.’


로 시작하는 오늘 복음의 비유가 참 신선합니다.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를 통해 환히 드러나는 하늘 나라입니다. 이런 선한 사람을 통해 실현되는 하늘 나라입니다. 언젠가 죽어서 가는 하늘 나라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 하는 하늘 나라입니다.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를 살지 못하면 죽어서도 못삽니다.


인간을 널리 배려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이 참 놀랍고 깊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 완전 고용일 것입니다. 마치 무한한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일터가 복음의 포도밭같습니다. 세상 부자들이 이런 하느님을 닮아 가난한 이들의 일자리 창출에 힘쓴다면 일자리 문제는 많이 해결될 것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사람 중심의 일자리가 오늘 복음의 포도밭 일터입니다. 그야말로 하늘 나라의 실현입니다. 포도밭 주인은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냅니다. 제 생각엔 충분한 일꾼들을 확보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하느님으로 상징되는 주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홉시, 열두시, 오후 세시, 그리고 하루가 거의 끝나갈 무렵 오후 5시쯤에도 장터에서 일거리가 없어 서성이는 이들을 고용합니다.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아, 우리 하느님은 이런 분입니다. 세상 곳곳에 곤경중에 있는 이들을 살피시고 살리시는 분입니다. 문제는 품삯의 배당에서 생겼습니다. 참 재미있는 것이 일한 순서대로 품삯을 주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반대로 거꾸로 맨 나중에 온 이들로부터 시작합니다. 나중 온 이들의 곤궁한 사정을 먼저 배려했음이 분명합니다. 문제는 맨 먼저 온 이들로부터 시작됩니다.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분배정의의 관점에서 전혀 하자가 없습니다. 그러나 형제애가 전무합니다. 주인의 심중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그대로 우리 보편적 인간의 반응입니다. 마치 잃었던 아들을 찾았던 비유에서 아버지의 자비로운 처사에 불만을 드러내던 큰 아들(루카15,29-30) 같습니다. 


“친구여, 내가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 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사람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주님의 반응이 냉철합니다. 아, 이것이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정의입니다. 자기의 편협한 이기적 잣대로 하느님의 자비를 심판한 사람입니다. 주인은 일한 양이 문제가 아니라 일한 모든 이들이 하루 필요한 절대적 생활비를 고려했음이 분명합니다. 


누구나 일한 양과 관계 없이 모두가 기본적 품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품삯을 지불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깨닫습니다. 처음 온 자들은 물론 우리가 깨달아 알았어야 할 자비로운 주인의 생각,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바로 회개가 필요한 시점에 이사야 예언자의 권고가 참 적절합니다.


“죄인은 제 길을, 불의한 사람은 제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시리라. 우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하신다.”


바로 회개를 통해 주님의 마음을, 생각을 헤아려 깨닫는 것입니다. 회개를 통해 부단히 우리 마음을 넓혀가며 하느님 마음을 배우는 것입니다. 우리의 평생공부가 하느님 사랑 공부입니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하늘이 땅 위에 드높이 있듯이 내 길은 너희 길 위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 위에 드높이 있다.”


오늘 복음의 자비로운 주님으로 상징되는 선한 포도밭 주인의 생각이 바로 이러했습니다. 이런 주님의 드높은 생각을 깨달아 알게 하는 것이 바로 회개의 사랑입니다. 회개를 통해 하느님을 알게 되고 나를 알게 되어 더욱 너그럽고 자비로운 하느님을 닮아가게 되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만나 뵐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고 가까이 계실 때에 주님을 불러야 합니다.


“당신께 비옵는 누구에게나 주님은 가까이 계시나이다.”


오늘 화답송 후렴이 참 정겹고 따뜻했습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자신을 모르는 무지無知로 인해 불평하던 매처음 온 이가 회개로 마음의 눈이 열렸다면 선한 포도밭 주인에게서 주님을 발견했을 것입니다. 


하느님과 같은 넓고 높은 마음을, 너그럽고 자비로운 마음을 지니고 살라고 어디나 눈들면 푸른 하늘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회개할 때 마음은 훨훨날아 흰구름 되어 푸른 하늘 하느님 안에 노닙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선한 포도밭 주인의 하늘나라 비유를 통해 예수님의 마음을 읽습니다. 예수 성심의 사랑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주 그리스도 예수님과 일치를 통해 날로 하느님 마음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 감동적입니다.


“나는 살든지 죽든지 나의 이 몸으로 아주 담대히 그리스도를 찬양합니다. 사실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이 됩니다.---나의 바람은 이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편이 훨씬 낫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 육신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 여러분에게 이득이 됩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한 주님과의 일치요 주님 중심의 삶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될수록 하느님 중심의 삶, 이웃 중심의 삶에 너그럽고 자비로운 삶이 됩니다. 바로 이것이 바오로 사도는 물론 우리 모두의 삶의 목표이자 삶의 의미입니다. 참으로 믿는 우리가 죽고 싶어도 살아가는 것은 바오로 사도처럼 육신 속에 머물러 살아가는 것이 이웃 형제자매들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회개가 답입니다. 우리의 평생공부는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을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됨으로  너그럽고 자비로운 주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가 날로 당신을 닮아 너그럽고 자비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은 가시는 길마다 의로우시고, 하시는 일마다 진실하시네. 주님은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진실하게 부르는 모든 이에게 가까이 계시네.”(시편145,17-1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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