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27. 수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1581-1660) 기념일

에즈9,5-9 루카9,1-6



기본에 충실한 삶

-관상과 활동-



하늘 아래 새것은 없습니다. 진리는 늘 가까이 있습니다. 결국은 기본에 충실한 삶입니다. 기본적 삶의 리듬에 충실한 것입니다. 기도와 일, 관상과 활동의 리듬따라 사는 것입니다. 수도원을 찾는 분들에게 참 많이 붙여드린 수도원 배경의 ‘하늘과 산’ 로고입니다.


“하늘과 산은 기도와 일을 상징합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모토를 생각하시고 늘 하느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요지의 말씀을 드리고 휴대폰에 수도원 로고를 붙여드리곤 합니다. 요즘 수도원 정문을 지날 때 마다, 장마철에 맑게 샘솟아 흐르던 작은 샘같은 곳이 완전히 말라버린 것을 보며 내심 다짐하는 일이 있습니다.


“결코 마음의 샘이 마르게 하진 말아야 하겠다. 끊임없이 샘솟는 마음의 샘,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냇물같은 삶이어야 하겠다.”


끊임없이 맑게 샘솟는 관상의 샘에서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활동의 삶이 되어야 겠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예수님 제자들의 삶이 그러합니다. 우리와 늘 함께 계신 주님의 바로 관상의 샘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권한을 주셨다.’


관상의 샘인 주님으로부터 충전된 제자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것과 병자들을 고쳐주는 선명한 사명을 띠고 파견됩니다. 아주 분명한 활동 방향과 목표입니다.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나라는 제자들의 영원히 빛나는 비전이었고 이런 비전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뒤따라 오는 치유활동이였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비전 상실이 만병의 근원임을 깨닫습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소유’가 아닌 주님과 함께 할 때 저절로 이탈의 삶이요 ‘존재’에서 샘솟는 능력과 활력입니다. 텅 빈 충만의 삶입니다. 하느님의 섭리에 맡긴 존재에 충실한 삶입니다. 제자들은 이마을 저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줍니다. 


참 단순투명한 기본에 충실한 삶입니다. ‘갈데가 없다’, ‘가고 싶은 데가 없다’, ‘갈일이 없다’ 탄식하는 이들을 한없이 부끄럽게 하는 제자들의 복음선포와 치유라는 분명한 목표와 활동입니다. 제자들의 활동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자비로운 하느님입니다.


활동의 뿌리는 관상입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모토대로 기도를 통한 주님과의 일치가 우선입니다. 제1독서 에즈라의 기도는 얼마나 아름답고 진정성이 넘치는 지요. 단식을 그치고 일어나서 의복과 겉옷은 찢어진 채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펼쳐,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바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펼쳐 기도하는 자세는 옛 이스라엘인들의 전통적 몸의 기도자세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통회의 기도와 감사의 기도가 참 자연스럽게 전개 됩니다. 


“저의 하느님, 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저의 하느님, 당신께 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저의 죄악은 머리 위로 불어났고, 저희 잘못은 하늘까지 커졌습니다.---이제 잠깐이나마 주 하느님께서 은혜를 내리시어, 저희에게 생존자를 남겨 주시고, 당신의 거룩한 곳에 저희를 위하여 터전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이런 감사기도와 더불어 시작되는 새로운 삶입니다. 새로 세워진 하느님 집인 성전에서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혜임을 깨달아 바치는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한 에즈라의 감사기도입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는 관상의 샘입니다. 이런 관상의 샘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사랑의 활동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관상의 샘인 미사를 통해 우리를 충전시키시어 당신 ‘복음의 사람’, ‘치유의 사람’으로 각자 삶의 자리로 파견하십니다.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애를, 사람들에게 베푸신 그 기적을, 그분은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시고, 굶주린 이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네.”(시편107,8-9).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90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회개, 기쁨, 겸손, 감사-2015.12.13. 대림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5.12.13 311
3089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2016.1.6. 주님 공현 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1.06 310
3088 떠남의 여정 -자기인식의 복(福)된, 겸손하고 지혜로운 삶-2023.6.26.연중 제1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6.26 309
3087 사랑의 여정, 사랑의 학교 -“예수 성심의 사랑이 답이다”- 사랑도 선택이자 훈련이요 습관이다-2023.6.16.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성화의 날) 프란치스코 2023.06.16 309
3086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예수님,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2022.4.16.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미사 프란치스코 2022.04.16 309
3085 하느님의 기쁨 -오, 하나하나의 사람! -하느님 그대의 자랑이듯이 그대 하느님의 자랑이어라-2016.10.30. 연중 제31주일 프란치스코 2016.10.30 309
3084 전례와 삶 -전례 예찬-2015.7.31. 금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56) 프란치스코 2015.07.31 309
3083 하느님 중심의 사랑의 삶 -진실, 겸손, 섬김-2022.8.20.토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1090-1153)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8.20 308
3082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 -인내와 겸손이 답이다-2023.7.17.연중 제15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7.17 307
3081 파스카의 기쁨, 신록의 기쁨 -사랑, 믿음, 희망-2023.4.9.주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4.09 307
3080 ‘눈 먼 이들에게 빛을Lumen Caecis!’-주님을 만날 때의 5가지 선물-2016.12.13. 화요일 우리 연합회의 수호자 성녀 오틸리아(662-720) 동정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12.13 307
3079 산 이들의 하느님-2015.6.3. 수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188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6.03 307
3078 “화해하여라!” -사랑의 화해도 은총이자 선택이요 훈련이자 습관이다- 내 안의 괴물들을 사랑의 인내와 훈련으로 길들이기2023.6.15.연중 제10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6.15 306
3077 사랑은 율법의 완성 -사랑이 답이다-2023.6.14.연중 제10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6.14 306
3076 서로 사랑하여라 -살기위해-2016.4.29. 금요일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동정 학자(1347-138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4.29 306
3075 터무니 있는 삶-제자리에서 제몫을 다하는 삶-2015.12.23. 대림 제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12.23 306
3074 하느님이 희망이다 -행복한 광야 인생여정을 위해-2015.8.9. 연중 제19주일 프란치스코 2015.08.09 306
3073 봉헌의 여정-참 아름답고 복된 봉헌의 삶--2023.2.2.목요일 주님 봉헌 축일 프란치스코 2023.02.02 305
3072 발견의 은총, 발견의 기쁨, 발견의 놀라움-“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2016.10.3. 연중 제27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10.03 305
3071 영원永遠의 체험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기쁨-2016.6.3. 금요일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성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16.06.03 305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