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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9.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1코린12,31-13,13 루카7,31-35

 

 

 사랑뿐이 길이 없다

-사랑 예찬-

 

 

오늘 제1독서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사랑의 대헌장입니다. 마치 우리의 사랑을 비춰주는 사랑의 거울같습니다. 흡사 사랑이신 하느님의 얼굴을 뵙는 듯 합니다. 바오로의 사랑에 대한 말씀이 참 명강론입니다. 이 말씀을 대할 때면 미사중 자주 부르는 성가 46장, ‘사랑의 송가’가 생각납니다.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사랑없으면 소용이 없고

 심오한 진리 깨달은 자도/울리는 징과 같네

 하느님 말씀 전한다 해도/그 무슨 소용이 있나

 사랑이 없이는 소용이 없고/아무 것도 아닙니다.-

 

울려 퍼질때는 참 숙연해 지는 느낌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은 더 큰 은사를 열심히 구하십시오. 내가 이제 여러분에게 뛰어난 길을 보여 주겠습니다.’ 언급한 후 본격적으로 사랑에 대해 설명합니다. 참으로 앞서의 모든 은사에 전제되는 더욱 뛰어난 길이 바로 사랑의 길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은사들입니다.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가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랑이 없는 화려한 언사의 강론이 바로 그렇습니다.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닙니다. 

 

모든 재산을 나누어 주고 내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정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밖에 길이 없었네’ 바로 제 졸저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배는 밥으로 채울 수 있어도 무한한 가슴은 사랑만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만병의 근원이 사랑 결핍이요 만병통치약이 사랑입니다.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사랑은 삶의 의미이자 삶의 모두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랑이 빠지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닙니다. 공허하고 허무한 인생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사랑은 이성간의 육적 에로스 사랑도 아니고, 친구간의 필리아 사랑도 아닌 신적 아가페 사랑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 근거를 둔 인간에 대한 사랑, 아가페 사랑입니다. 이런 참된 아가페 사랑은 무엇입니까?

 

사랑은 명사가 아닌 동사입니다. 여기서 묘사되는 사랑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생생한 방식으로, 즉 구체적인 행동으로 정의되는 덕입니다. 여러분의 사랑을 이 사랑의 거울에 비춰보시기 바랍니다. 과연 내 아가페 사랑의 수준은 어느 정도되는 지 평가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랑은 1.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2.친절합니다.

사랑은 3.시기하지 않고 4.뽐내지 않으며 5.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6.무례하지 않고 7.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8.성을 내지 않고 9.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10.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11.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12.모든 것을 덮어주고 13.모든 것을 믿으며 14.모든 것을 바라고 15.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저에게 새벽 강론 쓰는 시간은 회개하는 시간이자 하느님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바오로의 사랑의 명강론이 너무 좋고 귀해 회개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일체의 사족을 붙이지 않고 사랑에 대해 씁니다. 

 

한 번 내 사랑 점수를 계산해 보십시오. 15개 각 항목을 6점 만점으로 하고 도합 90점에 기본점수 10점을 더한 다음 도합 100점 만점에 내 사랑 점수는 어느 정도 되는 지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좀 시간이 걸려도 해 보십시오. 정말 공부하고 수행해야할 공부가 이런 이타적 아가페 사랑입니다. 평생공부가 바로 이런 사랑공부입니다. 하느님 공부는 구체적으로 이런 사랑공부를 뜻합니다.

 

하여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해도 해도 부족해 보이는 제자리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참된 사랑의 길에 이어 사랑의 불멸성에 대해 말합니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알지만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 나도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탓할 것은 내 사랑부족이요 청할 것은 사랑의 능력입니다. 주님을 뵙는 것도 사랑의 관상뿐이요, 진정한 영적 성장도 사랑의 성장이요, 하느님을 닮아 참 내가 되는 것도 사랑뿐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답도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도 배척하는 세대들은 바로 사랑 결핍으로 인한 마음이 병든 무감각한 세대, 완고한 세대, 편견에 사로잡힌 세대임을 보여줍니다. 육신의 병보다 심각한 사랑 결핍으로 인한 마음의 병입니다.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을 무엇과 같은가?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이와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춤추자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그대로 오늘날 세대 사람들을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참 무딜대도 무디어진 무감각한 세대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또 예수님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로다.’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인 두분에 대한 피상적 편견의 평가입니다. 바로 사랑 결핍으로 병든 영혼의 상태에 대한 반영입니다.

 

사랑은 분별의 잣대입니다. 사랑할 때 알고 아는 만큼 보입니다. 사랑으로 마음이 깨끗해진 사람은 하느님을 봅니다. 정말 사랑할 때 순수한 마음의 눈으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하여 올바른 분별입니다. 선입견, 편견, 완고함 모두 사랑 결핍의 반영입니다. 

 

결국 무지의 병의 치유에 유일한 처방도 사랑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한 사랑을 도와 주시어, 아가페 형제 사랑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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