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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28.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예레18,1-6 마태13,47-53


                                                                하늘나라의 제자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모든 일어나는 일이 하느님의 뜻은 아니지만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느님의 절대 주권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하여 하느님을 아는 지혜와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지, 반면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와 교만, 탐욕이 얼마나 큰 재앙인지 깨닫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 예레미야의 ‘옹기그릇과 옹기장이’의 비유가 심오합니다. 상징적 일화를 통해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밝히고 있습니다. 눈만 열리면 주님께서 주시는 상징적 가르침으로 가득한 세상임을 깨닫습니다. 예레미야에게 옹기장이 집으로 내려가라고 분부하시는 분도 주님이시고, 그곳에서 상징적 의미를 밝혀 주시는 분도 주님이십니다. 여기서 예레미야는 어떤 주도권도 없으며 그의 인간적 지식으로는 어떤 것도 알아낼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그에게 밝히시는 내용은 무엇입니까? 옹기장이는 그 빚는 재료의 주인이기에 자기가 만드는 옹기그릇이 마음먹은 대로 형체를 지니지 못하면 그것을 깨뜨려 부수고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주님께서도 절대적인 주권을 행사하여 당신 백성을 만드실 수도 있고 없애실 수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집안아.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이 옹기장이처럼 너희에게 할 수 없을 것 같으냐? 이스라엘 집안아,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과연 옹기장이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옹기그릇의 우리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한 번에 완성되는 옹기그릇이 아니라 하느님과 우리의 합동작품으로 이뤄지는 평생과정의 옹기그릇 인생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읽은 주석도 생각납니다.


“사람은 계획하고(propose)하느님은 이루신다(dispose). 우리는 우리 인생에서 하고 싶은 많은 계획을 할 수 있으나 결국 우리는 언제나 전적으로 우리의 통제를 넘어선 권능에 예속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피동적으로 숙명적으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놔두고 살아가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운명(fate)’이라고 쓸수도 없고, 나는 불운한 사람이라고 말해서도 안된다.”


삼국지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사마의를 구해내는 하늘을 보며 탄식한 제갈공명의 ‘모사謀事는 재안在人이요, 성사成事는 재천在天이다’란 탄식도 생각납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뜻을 깨달아 하느님의 뜻에 따른 삶이 우리가 할 모두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마태복음의 마지막 하늘 나라의 비유인 ‘그물의 비유’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이는 그물과 같다.”


가라지의 비유 설명에서처럼 그 누구도 하느님의 심판을, 그물망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종말심판을 염두에 두고 살라는, 역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어제 인용한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疎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크고 넓어 엉성해 보이지만 그 누구도 놓치지 않는다는 노자의 말씀도 오늘의 비유에 잘 들어 맞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비유를 끝맺는 말씀(마태13,51-53)이 답을 줍니다.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학자처럼 분별력의 지혜를 지니고 하루하루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저절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런 이들에게는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의 미래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묻습니다.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지금까지 하늘나라의 일곱 개의 비유를 다 깨달았는가 묻습니다. 모두 평생화두로 삼아 살아가야 할 영원한 진리를 함축한 하늘나라 비유들입니다. 제자들이 “예!”하고 힘차게 대답하자 주님은 최종 결론을 말씀하십니다.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예수님도 일찍이 나는 율법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려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가져온 새로운 통찰을 포기하는 자는 물론 옛 전통을 포기하는 자도 똑같이 거부하십니다. 바로 이런 과정을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과거로 부터의 전통과 변천하는 환경속에서의 새로운 이해와는 계속되는 창조적인 긴장이 있기 마련입니다. 공자는《논어(論語)》〈위정편(爲政篇)〉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옛 것을 익히어 새 것을 알면 이로써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느니라[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남의 스승이 된 사람은 고전(古典)에 대한 박식(博識)만으로는 부족하니, 고전을 연구하여 거기서 현대나 미래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도리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옛것과 새것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아니 옛것 안에 새것이 있습니다. 옛것이 있기에 새것을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하여 미사중 말씀의 전례도 1독서는 구약이고 2독서 신약의 복음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동시에 보수적(conservative)이자 진보적(progressive)으로 살아가야 함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늘나라의 제자가 되어 구약과 신약의 말씀을 자유자재 활용하며 지혜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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