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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2.연중 제22주간 월요일                                                                         1테살4,13-18 루카4,16-30

 

 

 

파스카의 삶

-자유의 여정-

 

 

 

‘해인海印’지 첫 페이지에 나오는 아름다운 기사를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말조심해야지. 풀 한포기 돌 하나에도 언행을 조심해야 돼. 저것들도 모두 불성을 가지고 있어. 한번이라도 더 정성을 들여 돌보고 가꾼 것들은 대번 표가 나거든. 난 아침에 눈을 뜨면 저것들에게도 인사를 하지. 그러면 저것들도 나한테 인사를 해.”

 

주장자 대신 손가락으로 설법하시는 분, 손가락 대신 얼굴로 법문을 하시는 분, 그분이 가야산에 계시므로 해인사는 아름답다. 참으로 아름답다.-(혜암 대종사 1998년 대담중에서)-

 

감히 ‘그분이 불암산에 계시므로 요셉수도원은 아름답다. 참으로 아름답다.’로 바꿔봅니다. 하나하나 그분이 상징하는 바 ‘신神의 한 수手’와 같은, 날마다 파스카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수도형제들입니다. 우리식으로 말해 사람은 물론이고 불성대신 신성을 지닌 당신 친히 창조하신 피조물들입니다. 저 또한 날마다 잠깨면 먼저 인사 나누는 달맞이꽃입니다.

 

-“날마다

이른 새벽 잠깨어 일어나면

맨먼저 인사 나누는 야생화 달맞이꽃이다.”-

 

지금도 여전히 아침 식사후에는 수도원 경내를 산책하며 곳곳에 널린 하느님의 생명의 보석, 사랑의 보석을 사진에 담기 바쁩니다. 지난 밤 끝기도 후에는 집무실 앞에서 청정지역에나 있다는 반딧불을 보고 환호했습니다. 

 

순간 떠오른 ‘형설螢雪(반딧불과 눈빛으로 공부하여 성공하였다는 1500년전 중국 진나라의 차윤과 손강의 고사에 근거한, 갖은 고생을 하며 학문을 닦음을 이르는 말) 의 공’이란 말마디였습니다. 참 수행자의 삶에 부단히 자극이 되는 형설의 공이라는 말마디에 담긴 일화입니다. 

 

얼마전 써놨고 애독하는 ‘달맞이꽃 영성’이란 자작시중 일부를 다시 나눕니다. 지금도 여름철 지나 가을에 접어들었어도 줄기차게 하늘 향해 꽃대를 뻗어나가며 피어내는 달맞이꽃들입니다. 위로 계속되는 꽃들이요 아래로 계속되는 열매들입니다. 꽃과 열매가 공존하는 파스카의 꽃, 달맞이꽃입니다. 제가 달맞이꽃을 좋아하는 것을 본 수도형제가 다 베어내고 달맞이꽃대들만 남겨 놓은 배려가 고맙습니다.

 

-“한낮의 불볕더위 견뎌내며

벌써 3개월째

여름 한 철 내내

 

하루하루 날마다

끊임없이 폈다지며

하늘 향해 오르는 야생화 야생화 달맞이꽃대!

 

지칠줄 모르는 열정

파스카의 꽃

야생화 달맞이꽃들

낮에는 죽은 듯 보이지 않다가

 

밤새 활짝 깨어 피어나

어둔 밤 

환히 밝히는

님 맞이 야생화 달맞이꽃들

 

갈수록 더해지는

청초한 아름다움에 그윽한 향기다

 

늘 날마다

아침까지 계속되는 지금은 

황홀한 축제의 가을 밤이다”-

 

파스카의 꽃이라 명명하고 싶은 달맞이꽃, 그대로 파스카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구도자를 상징합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이 참 아름답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파스카의 꽃’을 피어내며 ‘자유의 여정’중인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공생애가 시작되면서 출사표出師表와도 같은 이사야서를 인용한 말씀이 참 아름답습니다. 예수님의 사명을 일깨운 불가의 오도송悟道頌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바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우리가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졌으니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의 은총입니다. 살아 계신 파스카의 주님을 만남으로 온갖 질곡의 사슬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워지는 우리들입니다. 이어 주님의 해방의 일꾼, 파스카의 일꾼으로 세상에 파견되는 우리들입니다..

 

파스카의 삶은 그대로 자유의 여정입니다. 날로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신 파스카의 예수님과 일치가 깊어지면서 자유로워지는 우리 삶의 여정입니다. 이미 생사를 넘어 영원한 삶에 진입한 우리들입니다. 육신은 죽어도 주님과 우정의 관계는 영원히 남으니 바로 이것이 영원한 생명의 구원입니다. 죽음도 파스카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결코 주님으로부터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제1독서에서 주님의 재림과 죽은 이들에 대해 나눕니다. 죽어 주님 안에 잠든 이들이든 지금 살아 있는 이들이든 주님 재림시 모두 부활하여 주님과 영원한 삶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당시 신자들은 주님의 재림이 곧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님의 재림再臨은 영원한 현재진행형입니다.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임재臨在’하시는 주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삶, 파스카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도록 도와주십니다. 참으로 율법과 죄와 죽음으로부터 자유를 이뤄주시는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죽음은 죽음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의 진입일 뿐이며 주님과 일치의 완성입니다. 그러니 살아있는 동안 하루하루 날마다 파스카의 주님과 깊어지는 일치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시어 참으로 자유롭게 하시고 날로 당신과의 일치를 깊게 하십니다. 끝으로 행복기도, 예닮기도중 일부를 나눔으로 강론을 끝맺습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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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9.02 08:36
    새로이 시작하는 9월의 아침입니다
    항상 주님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주님의 전사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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