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23. 토요일 성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155) 기념일 

                                                                                                                                 히브11,1-7 마르9,2-13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영광스러운 변모-

 

 

 

오늘은 성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화형직전 총독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의연히 대처한 성인의 믿음의 고백과 기도가 감동적입니다. 과연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다운 순교의 죽음입니다.

 

“나는 86년 동안 그리스도를 섬겼으나, 주는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하신 일이 없으니, 나를 구원하신 내 주 임금님을 어떻게 모욕하리오.”

 

오늘 아침기도 즈카르야 후렴에 나온 화형의 순교직전 성인의 믿음의 고백입니다. 이어지는 화형중 성인의 기도입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사랑하고 찬미하올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계시(啓示)하신 성부여 나로 하여금 순교자의 반열에 들게 하시고 성자의 수난의 잔을 같이 할 수 있는 영광스러운 이날 이때를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진심으로 당신을 찬미합니다.

 

삶은 영적전쟁입니다. 수도생활의 전통적 주제이기도 합니다. 하여 믿는 이들은 너나 없이 주님의 전사입니다. 사랑의 전사, 평화의 전사, 믿음의 전사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이요 죽어야 제대인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인 우리들입니다.

 

무엇보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2세기 중반에 순교한 폴리카르포 주교 순교자 역시 빛나는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입니다. 믿음의 힘은 기도의 힘, 하느님의 힘입니다. 믿음의 힘이 진정한 힘입니다. ‘믿음으로’ 라는 성가도 생각납니다.

 

-믿음으로/믿음으로/저산도 옮기리/믿음으로/믿음으로/믿음으로

 바다도 가르리/믿음으로

 믿음으로/믿음으로/한생명 다하리/믿음으로/믿음으로/믿음으로

 한넋을 다하리/믿음으로-(가톨릭 성가480,1-2장)

 

정말 믿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하여 제가 자주 드는 두 예가 있습니다. ‘노년의 품위유지를 위한 우선순위에 따른 필수 요소는 1.하느님 믿음, 2,건강, 3.돈이다.’, 또 하나는 직설적이고 거칩니다만,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라는 예입니다. 모두가 공감합니다.

 

하느님 믿음이 빠지면 어김없이 삶의 중심에 자리잡게 되는 우상과도 같은 건강과 돈이요 노욕과 노추의 삶이 뒤따릅니다. 사람의 품위와 품격의 기초가 되는 믿음입니다. 성서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믿음의 사람들이요 믿음의 전사들입니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하느님 희망에 뿌리 내린 믿음입니다. 사실 옛 성서의 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믿음으로써 우리는 세상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마련되었음을, 따라서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에서 나왔음을 깨닫습니다.

 

믿음의 깨달음입니다. 믿음의 은총은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여정은 주님과 함께 하는 믿음의 여정이자 동시에 깨달음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주제도 믿음입니다. 믿음으로써 하느님의 인정을 받았던 믿음의 전사, 아벨, 에녹, 노아에 대해 소개됩니다.

 

‘믿음으로써, 아벨은 카인보다 나은 제물을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믿음으로써, 에녹은 하늘로 들어 올려져 죽음을 겪지 않았습니다.’

‘믿음으로써, 노아는 아직 보이지 않는 일에 관하여 지시를 받고 경건한 마음으로 방주를 마련하여 자기 집안을 구하였습니다.’

 

새삼 믿음의 지혜, 믿음의 겸손, 믿음의 인내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역시 믿음으로 살아왔고 믿음으로 살고 있으며 믿음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믿음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을까요?

 

주님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은총입니다. 주님을 체험할 때 깊어지는 믿음과 더불어 내외적 변모입니다. 하루 아침에 크는 나무가 아니라 평생 자라는 나무처럼 우리의 믿음도 그러합니다. 이런저런 주님 체험을 통해 성장, 성숙하는 믿음의 나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최측근인 베드로, 야고보, 요한 세 제자가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체험합니다. 말그대로 신비체험입니다. 애당초 영광스러운 변모체험에 앞서 이들의 주님 향한 사랑과 믿음이 전제되었음을 봅니다. 

 

주님의 변모를 체험함으로 이들의 주님 향한 사랑과 믿음은 한층 깊어졌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에 결정적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베드로의 미숙한 믿음이 드러나는 다음 대목입니다.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본 베드로의 간청입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이야께 드리겠습니다.”

 

독점욕은 순수한 믿음이 아닙니다. 믿음은 사랑의 개방입니다. 믿음은 집착이 아니라 이탈의 자유입니다. 이런 영광스러운 변모체험에 내내 머물러 살 수는 없습니다. 믿음은 순종입니다. 말씀에의 순종이며 믿음으로 사막의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다음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복음의 핵심 말씀입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말씀과 더불어, 그들이 주위를 둘러보자 아무도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습니다. 순간적 신비체험이자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체험입니다. 이제 우리 곁에 계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삶만이 남았습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순종의 삶을 통해 깊어지는 믿음입니다.

 

주님께 청할 것은 믿음의 은총 하나뿐입니다. 믿음을 통한 주님의 변모체험의 일상화가 중요합니다. 복음의 제자들처럼 우리는 매일 이 거룩한 성전에서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주님의 은총으로 주님의 변모를 체험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참 좋은 믿음의 선물과 더불어 우리를 내외적으로 변모시켜 주시어 날로 당신을 닮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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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2.23 09:46
    주님 믿음의 힘을 깨달았기에 아무리 세상속 일이 바쁘고 힘들어도 "생명의 말씀"을 매일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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