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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22.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잠언21,1-6.10-13 루카8,19-21

 

 

멋지고, 맛있고, 아름다운 삶

-말씀 예찬-

 

 

요즘 제 취미는 단연 사진찍기와 독서입니다. 자연사진도 좋지만 인물사진도 좋습니다. 까닭을 어제 분명히 알았습니다. 아름다움 때문입니다.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모습들입니다. 정말 마음이 예쁘니 얼굴도, 모습도 예쁨을 실감합니다. 나이 70넘어 이런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깨달으니 참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어느 수녀님이 수녀원 정원 사진을 보내 줬기에 수녀님의 마음이 고마워 다음 같은 메시지를 나눴습니다.

 

-“아침 선물 감사합니다. 거기 수녀원 정원도 깊고 아름다운 숲같습니다! 그러나 나에겐 수녀님 마음의 숲이 훨씬 깊고 아름답지요!”

“신부님! 말씀에 힘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마음의 숲’처럼 아름답고 깊습니다. 사랑할 때 아름답습니다. 사랑의 눈에는 모두가 아름답게 보입니다. 어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도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누구나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는 아름답다(Each one is beautiful to God who loves us).’ 

 

그렇습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사랑의 눈으로 보면 고유의 '결'과 색깔과 향기를 지닌 아름다운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어제의 체험도 생각납니다. 주문한 두권의 책을 받아 열어 봤을 때 책 표지의 디자인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책 내용도 깊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책을 보면 먹지 않아도 배부른 느낌입니다. 

 

예전 미국 생존 수도원에서 잠시 머물 때, 아름다운 환경에 신선하고 향기로운 공기를 숨쉬며 먹지 않아도 배불렀던 느낌과 흡사했습니다. 아름다움에 취하면 그 행복에 침식寢食도 잊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라는 책 제목입니다. 아름다움은 발견이자 또 지키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책 소개글도 좋았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움이 거기 있었던 것 같다. 읽는 내내 그 질문 겸 감탄사를 들었고 또 따라했다. 아름답지요?”

 

제가 요즘 자주 쓰는 말마디 역시 ‘아름답네요!’, ‘멋지네요!, ’예쁘네요!‘라는 표현입니다. 어제도 몇분의 사진을 찍어 전송하며 나눈 덕담입니다. 

 

“시처럼 늘 멋지고 예뻐요! 늘 이렇게 사세요!”

“너무 멋지고 아름답고 사랑이 넘치고 활기찬 청춘같아요! 늘 이렇게 사세요”

 

 

며칠전 읽은, 내용이 깊고 아름다워 메모한 글도 나눕니다. 귀농하여 18년동안 농사짓고 있는 50대 중반의 어느 자매입니다.

 

“귀농은 디자인이예요. 단순히 지역만 옮겨가는 게 아니예요. 일상생활을 새로 디자인해야 해요. 작게 쓰고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 놓을 줄 알아야 맘 편하게 살 수 있어요. 본인에게만 맞춰 디자인을 해서는 안되요. 가족 구성원 모두가 그런 생각을 공유해야 하고, 모두가 어지간히 활동할 수 있는 그런 곳을 얻어야 해요.”

 

귀농만 아니라 우리 삶도 디자인입니다. ‘삶의 디자인’ 참 멋지고 아름다운 말마디입니다. 하느님은 최고의 디자이너입니다. 하루하루 생각없이 되는 대로 살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아름답게 삶을 디자인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은 아름다움 자체입니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동케 하고 정화하며 치유하고 구원합니다. 어떻게 삶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며 살 수 있을까요? 하느님의 말씀에 맛들이는 것입니다. 세상에 말씀보다 아름다운 것은, 맛있는 것은 없습니다. 누가 저에게 무슨 맛으로 사느냐 묻는 다면 저는 지체없이 고백할 수 있습니다.

 

“말씀 맛으로, 기도 맛으로, 찬미 맛으로, 바로 하느님 맛으로 삽니다. 말씀 맛이 바로 하느님 맛입니다.”

 

맛과 멋이 통합니다. 맛있는 삶이 멋진 삶 아름다운 삶입니다. 참으로 말씀 맛, 하느님 맛으로 살 때 비로소 영육의 건강에 아름다움이요 세상 맛, 육신의 맛을 넘어설 수 있입니다. ‘먹자고 하는 일인데---’, ‘먹는 재미 없이 무슨 재미로 사느냐?’ 종종 듣는 말입니다. 

 

식욕食慾, 성욕性慾, 물욕物慾, 근본적인 욕망입니다. 지나칠 때 중독입니다. 식食중독, 성性중독, 돈중독될 때 괴물이나 폐인이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제가 종종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요 잘못 미치면 폐인이다’ 라는 말입니다. 참으로 말씀의 맛에, 말씀의 아름다움에, 하느님 맛에,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미칠 때 참 아름다운 사람, 성인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에워싸고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러합니다. 오늘 복음은 아주 짧지만 참 깊고 아름답습니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뵈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바로 당신을 에워싸고 말씀 맛에 심취하여 듣고 있는 자들을 지칭하여 하시는 말씀입니다. 시간과 장소는 문제가 안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하느님은 언제 어디서나 계시며, 바로 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참가족이란 말입니다.

 

말씀의 맛, 말씀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하느님 맛,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뜻합니다. 그러니 세상에 말씀 맛, 말씀의 아름다움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참으로 말씀을 실행할 때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다음 제1독서 잠언의 하느님 말씀도 우리를 각성覺醒케합니다.

 

“정의와 공정을 실천함이, 주님께는 제물보다 낫다.”

“빈곤한 이의 울부짖음에 귀를 막는 자는, 자기가 부르짖을 때에도 대답을 얻지 못한다.”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삶의 디자인에 하느님 말씀의 실행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세상에 말씀 맛을, 말씀의 아름다움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말씀 맛이 날로 깊어갈 때 멋진 삶, 아름다운 삶, 행복한 삶입니다. 바로 복음 환호송이 이를 요약합니다.

 

“행복하여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루카11,28)

 

오늘 화답송 시편 119장은 그대로 말씀 예찬입니다. 시편집에서 가장 긴 시편으로 무려 176절까지 계속되며 오늘 시편은 그 일부에 속합니다. 말씀이 얼마나 우리 영적 삶에 결정적인지 구구절절 공감에 감동입니다. 몇절만 인용합니다.

 

1.“행복하여라, 그 길이 온전한 이들,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사는 이들!”

81.“제 영혼이 당신 구원을 기다리다 지칩니다. 당신 말씀에 희망을 둡니다.” 

97.제가 당신의 가르침을 얼마나 사랑합니까! 온종일 그것을 묵상합니다.

103.당신 말씀이 제 혀에 얼마나 감미롭습니까! 그 말씀 제 입에 꿀보다도 답니다.

105.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

127.저는 당신 계명을 금보다 순금보다 더 사랑합니다.

130.당신의 말씀이 열리면 빛이 비치어 우둔한 이들을 깨우쳐 줍니다.

131.당신의 계명을 열망하기에 저는 입을 벌리고 헐떡입니다.

147.새벽부터 일어나 도움을 청하며 당신 말씀에 희망을 둡니다.

12,7."주님의 말씀은 순수한 말씀, 흙 도가니에 일곱 번이나 정제된 순은이어라.

 

말씀이 얼마나 좋습니까! 결국 우리의 궁극의 배고픔은, 목마름은 말씀에 대한, 하느님께 대한 배고픔이자 목마름임을 깨닫습니다.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요 빛입니다. 이런 말씀의 실행과 더불어 깊어지는 주님과의 일치요, 성령 충만, 생명 충만, 빛 충만한 삶이 될 것입니다. 비로소 예수님의, 하느님의 참가족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온유한 자 의를 따라 걷게 하시고, 겸손한 자 당신 도를 배우게 하시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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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0.09.22 08:31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마음의 숲’처럼 아름답고 깊습니다. 사랑할 때 아름답습니다. 사랑의 눈에는 모두가 아름답게 보입니다. 어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도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누구나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는 아름답다(Each one is beautiful to God who loves us).’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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