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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30. 부활 제5주간 월요일                                                                          사도14,5-18 요한14,21-26



마음의 눈

-사랑愛, 봄見, 앎知-



잘 듣는 귀도 중요하지만 잘 보는 눈은 더 중요합니다. 있는 그대로, 또는 넘어 볼 수 있는 눈도 있습니다. 눈의 모습, 색깔, 크기도 다 다릅니다. 눈빛또한 다 달라서 깊고 그윽한 눈빛도 있고 따뜻하고 부드러는 눈빛도 있고 천박한 또는 차가운 눈빛, 어둡고 무거운 눈빛등 참 다양합니다. 


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비단 육안肉眼만 아니라 심안心眼, 영안靈眼도 말하곤 합니다. 볼 ‘견見’자가 들어간 한자가 봄의 중요성을 입증합니다. 의견意見, 견해見解, 견성見性, 편견偏見, 선입견先入見,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단어도 있고, 관상觀想도, 깨달을 ‘각覺’자도 볼 ‘견見자’가 들어 있습니다. ‘맹목盲目’이란 단어도 ‘안목眼目’이란 단어도 눈‘안眼’ 눈’목目’자로 이뤄졌습니다. 모두가 잘 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합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하는데 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얼굴뿐 아니라 눈빛도 그 사람의 내면이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말이나 행동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눈길이요 눈빛입니다. 그러니 얼굴도 눈빛도 잘 돌보고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세월따라, 마음따라 변하는 얼굴이요 눈빛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눈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카의 핀란드 흰 올빼미 도자기 전시회에서 크게 깨달았습니다. 화룡점정(畵龍點睛;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끝냄을 이르는 말)이란 말뜻도 확연히 깨달았습니다. 올빼미에서 마지막 눈동자를 잘 집어 넣는 것이 절대적이라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올빼미의 눈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올빼미의 모든 특징이 압축적으로 그대로 드러난 기다림, 외로움, 그리움으로 깨어있는 눈빛이었습니다. 만약 올빼미에 눈이 없다면, 또 눈이 이런 정서를 담고 있지 않다면 올빼미는 전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만약 눈이 없다면 창문 없는 온통 벽만의 답답한 방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사람 얼굴에 눈이 없고 온통 얼굴뿐이라면 창문없는 벽처럼 답답하기 이를 데 없을 것입니다. 하여 눈을 마음의 창, 마음의 거울이라 일컫곤 합니다. 더불어 떠오르는 참행복 선언중 여섯째 항목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하여 마음의 눈이, 심안心眼이 그처럼 중요합니다. 마음따라 보는 육안입니다. 하여 편견, 선입견이란 말도 있습니다. 눈이 욕심으로 가려져 있으면 있는 그대로, 또 넘어 바라볼 수 없습니다. 순수한 마음의 눈은 관상의 눈, 지혜의 눈입니다. 관상가, 신비가의 눈이 이러합니다. 이런 이들에게 주변의 모두는 하느님 향한 성사聖事의 문이 될 수 있겠지만, 이런 눈이 없으며 주변 환경이 그저 무의미하고 답답한 벽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국은 눈에 대한 묵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집니다. 예수님의 두 말씀이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며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하면 주님을 닮아 얼굴도 눈도 예뻐지고 빛이 납니다. 저절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매력을 발산합니다. 사랑의 눈이 마음의 눈입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계명을, 말씀을 지킬 때 열리는 마음의 눈입니다. 그러나 사랑이 없으면, 탐욕이 많다면 아무리 육안이 좋아도 ‘보아도 보지 못하는’ 눈뜬 맹인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게 되니, 사랑-봄-앎이 하나로 직결됩니다. 사랑할 때 순수한 마음의 눈으로 하느님을 뵙습니다. 바로 이런 눈을 지니신 예수님이요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입니다. 


리스트라에 태생 앉은뱅이를 유심히 바라보는 바오로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그에게 구원받을 믿음이 있음을 꿰뚫어 보는 관상의 눈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지체없이 “두발로 똑바로 일어서시오.” 큰 소리로 말하자 즉각적인 치유의 기적입니다. 무지에 눈 먼 군중들은 기적의 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바르나바를 제우스로, 바오로를 헤르메스로 믿고, 또 제우스 신전의 사제는 제물을 바치려 합니다. 


육안은 멀쩡해도 영안이 눈먼 이들입니다. 반면 영의 눈이 활짝 열린 바오로 사도의 감동적인 설교입니다. 마음의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 선물로 가득한 세상이요, 어디서나 충만한 하느님 현존 체험입니다. 이렇게 살아있음 자체가 생생한 하느님 체험이 됩니다.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할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헛된 것들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또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계신 하느님께 돌아서게 하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셨으니 하늘에서 비와 열매를 맺는 절기를 내려 주시고 여러분을 양식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워주셨습니다.”


하느님께 눈이 가려진 눈뜬 무지의 맹인들에게 삶은 허무하고 무의미하며 한없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답은 하느님뿐인데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기 때문입니다. 사랑으로 마음의 눈만 열리면 하느님의 선물들로 가득찬 세상에 저절로 찬미와 감사의 삶일 것입니다. 무지의 치유에 자발적 하느님 사랑의 찬미와 감사보다 더 좋은 약은 없습니다. 


주님은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성무일도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의 눈을 활짝 열어 주시어 늘 당신을 닮아, 찬미와 감사, 기쁨과 평화, 온유와 겸손의 삶을 살게 하시며 날로 당신과의 우정도 깊이해 주십니다. 


“주님, 저희가 아니라 오직 당신 이름에 영광을 돌리소서. 당신은 자애롭고 진실하옵니다.”(시편115,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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