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8.10.화요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225-258) 축일 

2코린9,6ㄴ-10 요한12,24-26

 

 

 

영적 승리의 삶

-예수님 모범, 예수님 사랑, 예수님 추종-

 

 

 

오늘은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입니다. 얼핏 생몰연대를 보니 33세까지 사셨으니 예수님과 같은 연세입니다. 새삼 ‘얼마나’가 아닌 ‘어떻게’ 사는 가가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이런 성인의 순교가 순교적 삶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분발케 합니다. 아주 예전에 써놨던 “꽃졌다하여 끝난 것은 아니다”라는 영적 승리의 삶을 상징하는 시가 생각납니다.

 

-“꽃졌다하여 끝난 것은 아니다

떠날 채비는 끝났다

민들레 홀씨 형제들!

언제 떠나 어디에 닿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임만이 알 뿐이다

몇날 동안 참 행복했고 화려했다

이제 샛노랗게 빛났던 하늘 사랑 추억 씨앗마다 가득 담고

임바람 불기만 기다릴 뿐이다

꽃졌어도 계속되는 생명

바로 영원한 생명이로구나

죽어 사라져도 끊임없이 사랑의 홀씨들 나눴던 삶

죽음은 없다

영원한 삶이다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생명이다

떠날 채비는 끝났다”-2001.5.4

 

참 아름다운 영적 승리의 삶을 상징하는 시입니다. ‘꽃이 지다’와 ‘싸움에 지다’라는 말마디중 ‘지다’란 말마디가 재미있습니다. ‘지다’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꽃이 졌지만 또 다음해 부활하듯 꽃은 피어날 것입니다. ‘졌잘싸’, 올림픽에서 16위한 선수단에 대한 평도 재미있었습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 최선을 다했다면 승패에 관계없이 영적 승리라 할 수 있으니 다시 분발하여 시작하면 됩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깨어 영적 승리의 삶을 사는 분투의 노력이 참으로 소중합니다. 역시 아주 오래 전에 써놨던 ‘산은 나이도 먹지 않는가 보다’라는 시를 나눕니다. 예나 이제나 '늘 거기 그 자리' 한결같은 정주의 불암산은 저의 영원한 도반이자 스승입니다.

 

-“산은 나이도 먹지 않나 보다

아무리 세월 흘러도

봄마다

신록의 생명 가득한 산

꿈꾸는 산

산은 나이도 먹지 않는가 보다

세월도 비켜가나 보다

늘 봐도 새롭고 좋은 산이다.”-2006.4

 

늘 봐도 늘 새롭고 좋은 놀랍고 감동적인 분들이 자기 삶의 자리 곳곳에서 산처럼 영적 승리의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영적 승리의 삶을 상징하는 순교요 하루하루 일상에서의 순교적 삶입니다. 언젠가 갑자기 영적승리의 죽음이 아니라 하루하루 영적승리의 삶을 살 때 영적승리의 죽음임을 깨닫습니다. 

 

성 라우렌시오 순교 상황도 참 감동적입니다. 로마의 집정관이 교회의 모든 보물을 바칠 것을 요구하자 3일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교회의 값비싼 그릇들과 돈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눈후 재산을 요구하는 집정관에게 병자와 고아와 과부와 가난한 이들을 모두 데리고 나타나 “이 사람들이 교회의 재산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이에 격분한 황제는 라우렌시오 부제를 석쇠에 구워 죽이는 형벌을 내립니다. “이 쪽은 다 구워졌으니 다른 쪽도 마저 구워라.”하였다는 말이 전설로 내려옵니다. 성인의 상징물은 석쇠입니다.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강론에서 “그는 주님의 식탁에서 주님을 받았기에 그 보답으로 자기 자신을 주님께 제물로 바쳐 드렸습니다. 생활에서 그리스도를 사랑했고 죽음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았습니다.”라며 성인의 순교에 대해 언급합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교회의 사랑이 참 각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이 우리를 구원합니다”라 말씀하셨습니다. 일상에서의 가난한 이들과의 자발적 사랑의 나눔 역시 영적 승리의 삶을 상징합니다. 제1독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참 적절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모든 은총을 넉넉히 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언제나 모든 면에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가져 온갖 선행을 넘치도록 할 수 있게 됩니다. ‘그가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주니, 그의 의로움이 영원히 존속하리라’는 성경 말씀 그대로입니다.”-

 

없어서 못 나눈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친절한 미소, 부드러운 격려의 말마디, 부족한대로 사랑의 표현은 끝이 없습니다. 얼마전 참 가난한 자매가 양말 네 켤레를 선물했고 감격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나눌수록 풍요로운 영적 승리의 삶입니다. 바로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영적 승리의 삶의 비결을 배웁니다.

 

첫째, 예수님을 모범으로 삼으십시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그대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 바로 영적 승리의 영원한 모델임을 배웁니다. 순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 됩니다. 죽어서만 부활이 아니라 날마다 겸손이 비워, 죽고 부활하는 파스카의 삶이 영적 승리의 삶입니다. “죽으러 수도원에 들어 왔는데 살려고 하니 문제가 생긴다.”고 아주 예전 수도원 피정지도시 정하권 몬시뇰 신부님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둘째, 예수님을 사랑하십시오.

그 무엇도 예수님 사랑에 앞세우지 마십시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바로 이 말씀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 대한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 사랑으로 예수님 중심의 삶이 깊어질수록 자기 목숨보다 더 예수님을 사랑하기에 순교성인들처럼 자기 목숨에 초연할 수 있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예수님을 추종하십시오.

세상 온갖 우상들의 유혹을 과감히 떨처 버리고 예수님만 따르고 섬기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섬김으로 추종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가 믿는 이들의 공동체입니다. 막연히 주님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공동체의 형제들을 섬김으로 주님을 추종하는 우리들입니다. 섬김과 추종은 하나입니다. 예수님 말씀이 이를 분명히 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도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섬김의 공동체 중심에 자리잡고 계신 우리를 섬기러 오신 주님이십니다. 참으로 겸손히 주님을, 형제들을 섬기는 삶에 충실한 사람들을 아버지께서도 존중해 주십니다. 영적 승리의 삶은 바로 예수님처럼 섬김의 삶에 있음을 봅니다. 늘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섬김과 추종의 삶이지만 좌절할 것이 아니라 늘 한결같이, 다시 새롭게 섬김과 추종의 삶을 시작하십시오.

 

하루하루가 선물이자 기회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분투의 노력을 다하는 우리 모두 영적전쟁에서 주님의 전사로 영적 승리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1.08.10 08:32
    "하루하루가 선물이자 기회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분투의 노력을 다하는 우리 모두 영적전쟁에서 주님의 전사로 영적 승리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73 더불어 구원의 여정 -날마다, 자기 버림, 제 십자가, 주님 따름-2020.2.27.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27 156
1472 믿음과 실천 -자기 버림, 제 십자가, 주님 따름-2020.2.21.연중 제6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21 156
1471 기도와 삶 -공동체 일치의 중심인 그리스도 예수님-2019.10.28.월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0.28 156
1470 배움의 여정 -기쁨이 넘치는 아름다운 형제애의 공동체-2019.9.30.월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7-419/42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9.30 156
1469 영원한 반려자 -주님과의 영적 우정-2019.7.22.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7.22 156
1468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모든 사랑의 수행들-2019.6.21.금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21 156
1467 참 행복한 예닮 삶의 여정 -신뢰, 기도, 비움-2019.4.14.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루카19,28-40 1 프란치스코 2019.04.14 156
1466 하느님의 자녀답게, 빛의 자녀답게 -마음, 말, 행동- 1 프란치스코 2018.10.29 156
1465 비우고 비워 하늘이 되고 싶다 -사랑, 지혜, 기쁨-2018.1.15. 월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 성 마오로와 쁠라치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8.01.15 156
1464 하늘 나라의 삶 -자비와 용서가 답이다-2018.8.16.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8.16 156
1463 지상에서 천국을 삽시다 -공정이 물처럼, 정의가 강물처럼-2018.7.4. 연중 제1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04 156
1462 예수살이공동체 -지상에서 천국처럼-2017.9.10. 연중 제23주일 1 프란치스코 2017.09.10 156
1461 감사의 노래를-파스카의 주님과 함께-2016.11.23.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11.23 156
1460 동정 성모 마리아의 사랑의 성덕(聖德) -침묵, 경청, 순종-2023.12.20. 수요일 12월20일 프란치스코 2023.12.20 155
1459 개안(開眼)의 여정 -날로 좋아지고 지혜로워지는 삶-2023.11.20.연중 제3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20 155
1458 복음 선포의 삶 -안으로는 제자, 밖으로는 사도-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2023.10.22.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프란치스코 2023.10.22 155
1457 영원한 롤모델 성 요셉 -배려와 존중, 침묵과 경청, 겸손과 순종-2022.12.18.대림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22.12.18 155
1456 떠남의 여정 -참 멋지고 아름다운 삶과 떠남-2022.6.15.연중 제1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2.06.15 155
1455 하느님의 나라 -어린이와 같이 되십시오.-2022.2.26.연중 제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02.26 155
1454 자유의 여정 -주님과 사랑과 신뢰의 관계-2022.1.18.연중 제2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2.01.18 155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