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7. 대림 제3주간 화요일                                                      창세49,1-2.8-10 마태1,1-17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그리스도교 신자信者들의 영적 뿌리-

 

 

주님 오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참 적절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옥중에서도 우리 모두 기뻐하라고 권고합니다.

 

“주님 안에서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오늘 12월17일부터 본격적으로 대림 제2부의 시작입니다. 참으로 주님 오심이 가까워질수록 우리의 기쁨도 커져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기쁨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기쁨입니다. 입당송의 이사야 예언자 역시 우리 모두 더욱 기뻐할 것을 격려합니다.

 

“하늘아, 즐거워하여라, 땅아, 기뻐하여라. 우리 주님이 오시어, 가련한 우리를 가엾이 여기시리라.”

 

오늘부터 시작된 대림 제2부의 저녁성무일도, ‘오 후렴’이 오늘 복음 환호송에서 소개됩니다. 참으로 힘차고 아름다운 신바람 나는 기도입니다.

 

“오, 지극히 높으신 분의 지혜, 만물을 힘차고 아름답게 가꾸시는 분, 어서 오소서. 저희에게 슬기를 가르치소서.”

 

오늘 복음의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통해 지극히 높으신 분의 지혜가 환히 드러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긴 족보를 보며 하느님 자비의 손길이 얼마나 깊고 섬세한지 깨닫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낳고, 낳고,---’ 말마디를 통해 민초民草들의 억세고 끈질긴 생명력을 새삼 깨닫습니다. 이 또한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하느님 주신 억세고 끈질긴, 넘어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일어나고---, 즉 백절불굴의 잡초같은 우리의 생명력입니다. 어제 읽은 애정이 가득 담겨 있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 제목의 짧은 시 세편이 생각납니다.

 

-1.“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2.“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아, 이것은 비밀”-

-3.“기죽지 말고 살아 봐/꽃 피워봐/참 좋아”-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나오는 민초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렇게 하느님의 사랑 받는 풀꽃같은 존재들입니다. 하느님 자비의 손길 안에서 살아가는 약한 듯 하나 강인한 우리들입니다. 오래 전 애송했던 제 짧은 자작시 ‘별꿈’도 나눕니다. 풀잎에 맺힌 영롱한 아침 이슬 방울들이 흡사 별무리들처럼 보였습니다.

 

-“풀잎들/밤새/별꿈 꾸며 뒤척이며/잠못 이루더니

아침/풀잎마다 맺힌/영롱한 별무리/이슬방울들

지성이면 감천이네!”-2000.10.1

 

참으로 풀같은 연약한 존재들이지만 주님은 이런 우리를 통해 화답송 후렴처럼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십니다. 참으로 정의롭고 평화롭게 살아가야할 남은 대림시기입니다. 

 

하느님은 절대로 무리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는 비약이나 도약도, 요행이나 우연도, 첩경의 지름길도 없습니다. 또 하느님께 필요없다, 쓸모없다 버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끝까지 인내하시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이르기 까지 한사람 한사람 당신의 섭리의 도구로 사용하시며 기다리십시다. 예나 이제나 하느님은 한결같이 성실하시어 오늘도 우리를 당신 섭리의 도구로 사용하시어 계속 당신 구원 역사를 펼치십니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했는데, 그러면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연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름, 색깔, 모양 모두를 깊이 잘 아시는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새삼 우리의 영원한 연인이신 주님을 공부하는 것이 우리의 평생공부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족보를 통해 이런 하느님을 공부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은 성실하시고 겸손하시고 부지런하시고 한결같으십니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연인들인 우리를 축복하시고 당신과 사랑의 일치를 날로 깊게 하십니다. 창세기에서 유다에 대한 축복도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통해 잘 드러납니다.

 

“유다는 어린 사자,---유다에게 조공을 바치고 민족들이 그에게 순종할 때까지 왕홀이 유다에게서, 지휘봉이 그의 다리 사이에서 떠나지 않으리라.” 

 

유다는 누구입니까?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에 이은 유다는 바로 메시아. 다윗의 자손, 예수님이 태어날 지파입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모두 당신의 섭리로 쓰시는 예수님 족보를 보면 마치 한 끈에 줄줄이 달려 있는 묵주알들을 연상케 합니다. 묵주 알들이 묵주끈에 꿰어져 있을 때 존재이유요 존재감이지 묵주 끈에서 떨어져 나가 굴러 다니면 그대로 존재이유와 존재감의 상실이듯이, 하느님 섭리의 끈에, 교회 공동체의 끈에, 미사의 끈에 이렇게 연결되어 있기에 하나하나 모두가 하느님의 빛나는 존재들임을 깨닫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바, 예수님의 선조로 등장하는 기구하기 짝이 없는 네 여인들입니다. 네 여인을 순서대로 하면, 타마르, 라합, 룻, 우리야의 아내 바세바 인데 모두 비정상적으로 아들을 낳을 뿐만 아니라. 첫째 여인 타마르 외에는 모두 외국인입니다. 이로써 마태오는 구원의 보편성과 하느님의 개입 곧 그분의 무상의 은총을 부각시킵니다. 

 

새삼 우리가 잘나서 구원이 아니라 하느님 무상의 은총으로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은총의 선물 인생을 깨달아 알아 갈 때 저절로 샘솟는 기쁨과 감사의 응답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예수님 족보의 대단원의 막은 내렸지만, 교회사를 통해 계속되는 영원한 현재 진행형중인 예수님 족보입니다. 세례로 새롭게 태어나는 이들이 계속 예수님의 영적 족보를 이뤄가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의 영적 뿌리인 예수님의 족보를 새롭게 확인하는 은혜로운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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