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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1. 사순 제4주간 토요일                                                                        예레11,18-20 요한7,40-53



                                                                             예언자적 삶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열린 삶-



예언자적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불러주신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깊은 친교중에 어떤 환경중에도 자기존엄과 품위를 유지하며 사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예레미야가 그 모범입니다. 두 분 다 고립무원, 사면초가의 상황속에서도 주님과 깊은 신뢰 관계에 있기에 건재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예레미야서는 예레미야의 첫째 번 고백입니다. 그대로 주님과 대화의 기도입니다. 예레미야의 절박한 심정이 잘 드러납니다.


“저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양 같았습니다. 저는 그들이 저를 음모를 꾸미는 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저 나무를 베어 버리자. 그를 산 이들의 땅에서 없애 버려 아무도 그 이름을 다시는 기억하지 못하게 하자.’ 그러나  정의롭게 판단하시고, 마음과 속을 떠보시는 만군의 주님, 당신께 송사를 맡겨 드렸으니, 당신께서 저들에게 복수하시는 것을 보게 하소서.”(예레11,19-20).


그대로 내밀하고 친밀한 기도입니다. 바로 이런 기도가 예레미야를 내외적으로 지켜줬음을 봅니다. 마치 악인들 속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의인의 모습같습니다. 예나 이제나 계속되는 예언자들의 시련입니다. 그래도 세상이 이렇게 존속 유지되는 것은 이런 예언자의 정신을 지니고 사는 분들의 덕분입니다. 


선입견, 편견을 넘어 있는 그대로 보고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요. 예레미야의 적대자들은 눈이 멀고 귀가 멀어 하느님의 사람, 예레미야 예언자를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했기에 이런 박해입니다. 오늘날 역시 온갖 거짓 뉴스가 우리를 현혹합니다. 거짓 뉴스에 세뇌되다 보면 눈도 귀도 닫혀 버립니다. 정신의 불구자가 되어 버립니다. 참으로 깨어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나름대로 공부와 기도는 필수입니다. 


지난 3월24일 서울 명동 바오로 딸 서원에서 ‘희망의 길은 걷다’ 라는 책을 펴낸 강우일 주교님의 기자간담회중 하신 다음 말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귀를 활짝 열고 계속 공부하는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전문가들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좀 더 똑똑해져서 더 공부하고 더 눈을 크게 떠서 사회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그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눈을 부릅뜨고 귀를 활짝 열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하며 평생학인平生學人의 자세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로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열려있는 예언자의 귀와 눈을 지니고 살라는 말씀입니다. 제대로 보고 듣지 못했기에 예레미야 예언자를 박해하는 적대자들이요 복음의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입니다. 예레미야의 상황은 그대로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서도 재현됩니다.


복음의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편견에 눈과 귀가 멀어 예수님의 참모습을 알아 보지 못합니다. 메시아가 갈릴래아 그 비천한 곳에서 나올수 없다고 강변하지만 실제 예수님을 목격한 순박한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제대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요한7,46).


예수님의 인격과 권위있는 가르침이 경비병들을 놀라게 했고 예수님의 위엄에 압도되어 예수님을 체포하지 못했음이 분명합니다. 아마 위의 당대 종교지도자들이 경비병들처럼 예수님을 만났다 해도 편견에 눈과 귀가 멀어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경비병들에 이어 니코데모가 합리적 처방을 제시하지만 여전히 이들의 닫힌 귀와 눈은 요지부동입니다.


“당신도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말이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요한7,52).


말한 후 그들은 저마다 집으로 돌아갔다 합니다. 참으로 마음의 귀와 눈이 닫힌 완고한 불통의 종교지도자들입니다. 예언자들이야 말로 하느님과 이웃에 눈이 활짝 열린 개방과 소통의 사람들입니다. 예전에 읽은 개신교 신학자 칼 바르트의 “신문을 보듯이 성경을 보고, 성경을 보듯이 신문을 보라.”는 충고가 생각납니다. 늘 삶의 현장에서 활짝 열린 귀와 눈으로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천하며 살라는 말입니다.


사순시기는 예언자들처럼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깨어 열린 귀와 눈을 지니고 사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바로 사순시기 아침성무일도때마다 바치는 초대송 후렴이 적절한 가르침입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시간 회개한 우리 모두 귀와 눈을 활짝 열어 주시어 당신의 말씀을 듣고 당신의 얼굴을 보게 해 주십니다. 하여 활짝 열린 마음의 귀와 마음의 눈을 지니고 일상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라는 자작시 중 수도자의 예언자적 삶을 상징하는 한 연을 나눔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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