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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3.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다니1,1-6.8-20 루카21,1-4


                                                              하느님 안에 정주한 이들

                                                               -내적부요의 자유인-


"나는 누구인가?"

날마다 묻는 자가 수도자라 합니다. 자기를 아는 것이 겸손이자 지혜요, 사실 이보다 어렵고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나 제1독서의 네 젊은 이들은 자기가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자기를 알수 있고 하느님을 모르면 나도 모릅니다.


하느님 중심 안에 정주할 때 내적부요의 자유인입니다. 하느님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아야 합니다.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시고 하느님을 만나야 할 자리는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2)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5,8)


하느님을 항구히 찾을 때 가난과 겸손, 마음의 순수요 저절로 내적거리와 내적공간도 선사됩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바로 이런 이들의 전형적 모범이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와 1독서 다니엘서의 바빌론에 유배중인 네 젊은이입니다. 


복음의 가난한 과부를 보십시오. 완전히 소유로부터 자유로워져 존재를 사는 사람입니다. 이런 이가 진정 자유인이며 내적 부요의 사람입니다. 하느님 안에 정주했기에 이런 초연한 자유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집착할수록 세상으로부터, 소유로부터 이탈의 초연한 자유입니다. 세상을 떠나지 않고 세상 한 복판에서도 일정한 내적거리와 공간을 마련하여 자유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이래야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자존감 높은 삶입니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하느님 안에 정주했기에 하느님만으로 충분했기에 이런 소유에 매이지 않은 이탈의 자유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모신 부자이며 자유인이었기에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을 수 있었던 가난한 과부였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보일 듯 말 듯

 뒤로 물러나/하늘 배경이 되고, 

 낮아지고 낮아져/땅 마당이 되고

 작아지고 작아져/텅 빈 충만充滿이 되고 싶다.

 하느님 사랑의 현존現存이 되고 싶다.’


얼마 전 써놓고 정체성을 새로이 하며 위로받은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가난한 과부의 내적경지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현존으로 충만할 때 진정 내적부요의 자유인입니다.


오늘 복음의 바빌론 유배중의 네 젊은이의 경우도 얼마나 통쾌, 유쾌, 상쾌한지요.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이들과 늘 함께 하십니다. 1독서를 잘 들여다 보십시오. 주인공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이십니다. 음식으로 인해 더럽혀짐으로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해 달라는 네 젊은이의 간청에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 내시장에게 호의와 동정을 받도록 해주십니다.


“부디 이 종들을 열흘 동안만 시험해 보십시오. 저희에게 채소를 주어 먹게 하시고, 또 물만 마시게 해 주십시오. 그런 뒤에 궁중 음식을 먹는 젊은이들과 저희의 용모를 비교해 보시고, 이 종들을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참으로 식탐食貪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네 청년들이요, 궁중 음식을 먹은 어느 젊은이보다 용모가 더 좋고 살도 더 올랐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만을 신뢰한 이 네 젊은이들에게 이해력을 주시고 모든 문학과 지혜에 능통하게 해 주셨으며, 특히 다니엘은 모든 환시와 꿈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도 선사 받았습니다. 하느님만을 항구히, 충실히 사랑하고 신뢰할 때 이처럼 놀라운 선물의 응답입니다.


‘하느님 맛’만이 ‘소유 맛’, ‘돈맛’, ‘밥맛’, ‘일맛’에 대한 유일한 대안입니다. 세상 맛의 부정이 아니라 맛의 우선순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잃으면 나도 잃습니다. 하느님께 맛들일수록 저절로 세상 맛으로부터의 이탈이요 내적부요와 자유인의 삶입니다. 정체성 또렷한, 자존감 높은 삶입니다. 바로 이의 전형적 모범이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요 1독서의 바빌론 유배중의 네 젊은이들입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세상 한 복판에서도 내적거리와 공간을 마련해 주고, 정체성 또렷한 자존감 높은 내적부요의 자유인으로 살게 해 줍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시편23,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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