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20.부활 제3주간 토요일                                                          사도9,31-42 요한6,60ㄴ-69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영의 사람으로 삽시다-

 

 

“내게 베푸신 모든 은혜 무엇으로 주님께 갚으리오?

 구원의 잔 받들고, 주님의 이름 부르리라."(시편116,12-13)

 

오늘 4월20일은 제44차 장애인의 날입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정도의 차이일뿐 다 장애인입니다. 중요한 것는 육신의 장애보다 정신 장애, 영혼 장애입니다. 참으로 무엇보다 정신 건강이, 영혼 건강이 제일입니다. 말이 회개지 사람은 고쳐쓰기 참 힘듭니다. 단 하나 희망은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와 회개로 예수님을 닮아 생명을 주는 영의 사람이 되도록 분투의 노력을 다할 때 주님의 은총으로 정신 장애인, 영적 장애인이 아닌, 희망차게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영적 건강의 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다. 

 

영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육의 사람도 있습니다. 영과 육은 분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어느쪽에 강하느냐에 따라 영적인 사람, 육적인 사람꼴이 형성됩니다. 어제 병원에 다녀오면서 지하철 안에서 감동적인 장면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거구(巨軀)의 노년은 아닌 중후반의 몸이 불편한 남성이 자리에 앉다가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고 버둥대고 있을 때 평범한 형제자매 여러분들이 놀라며 함께 힘겹게 일으켜 세웠습니다. 너무 비대(肥大)하여 혼자라면 도저히 일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바로 이때 바로 영적인 측면의 순수한 마음이 발휘된 것이라 봅니다. 

 

어제 타계한 자유인 홍세화는 “누구든 선한 길로 돌아올 것”이란 믿음을 지녔는데 누구나 선한 마음, 영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생각됩니다. 옛 어른의 다음 말씀도 영의 사람이 되라는 충고로 들립니다.

 

“내가 돈을 지휘하고 있는가, 돈이 나를 지휘하고 있는가? 돈을 붙잡으려하면 할수록 가장 소중한 것을 놓아야 한다.”-다산

“부(富)가 구해서 얻을 만한 것이라면 비록 채찍을 잡는 천한 일이라도 나는 하겠다. 그러나 추구해서 안되는 것이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바를 따르겠다.”-논어

 

노령에도 불구하고 영의 사람인 우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비오10세 교황의 평전 서문을 썻고 그중 일부 내용입니다. “성 비오 10세는 고통중인 사람들에게 가까이 있었던 교황이었다. 그는 부드러웠으나 강했고, 겸손했으나 명석했다.” 성 비오 10세 교황 역시 참 사람, 영의 사람이었음을 봅니다. 

 

교황들은 전통적으로 수요일 일반 알현 시간에는 강의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몇주에 걸쳐 ‘현명, 인내, 정의, 용기’에 초점을 두고 강의하신후 지난 수요일 마지막 주제는 ‘절제’를 택하여 주옥같은 강의를 하셨습니다. 이 다섯 덕목들은 한결같이 영의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덕목들입니다.

 

“절제는 우리의 기쁨을 탈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행복으로 가득 채울 것이다.”

 

절제에 대한 강의 내용을 요약한 말마디입니다. 황창연 신부가 소개하는 영의 사람, 문희종 주교의 사제 당시 모습도 흐뭇한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가나의 잔칫집애서 술떨어진 사실을 걱정하는 성모님처럼 이것저것 꼼꼼하게 챙기고, 본당에 부족한 부분을 남모르게 채우는 맘씨 고운 분들이 주로 성모회장직을 맡는다. 문신부는 로마로 유학나오는 신학생이 있으면, 기숙사 문제부터 입학허가와 언어연수 일정을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주고 심지어는 유학나온 신학생들에게 용돈까지 쪼개어 나눠준다. 로마의 성모회장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신학교 교수로 있을 때도 어려운 신학생들 학비와 책값을 도와달라고 내게 전화해서 신학생들 장학금을 챙겨주곤 했던 친구다. 문신부는 나한테 돈맡겨 놓은 것도 아닌데 전혀 미안해하지 않고 내돈을 뺏어간다. 그런데 더 신기한 건 돈을 빼앗겨도 한번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2015년9월10일 서품된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의 사목표어는 ‘마리아를 통하여 그리스도께로; 사랑, 겸손, 순종’이다.”(촌놈 신부 유럽여행기<기원전>2015년, 펴낸이 정태경;64-66쪽)

 

믿는 이들 모두가 유일무이한 하느님의 일꾼들입니다. 누구나 문주교같은 성모회장처럼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되며, 자기 고유 색깔을 지닌 영의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 살을 먹고 당신 피를 마셔야 영원한 삶을 살리라는 성체성사의 진리를 말했을 때 많은 제자들의 어려워 이해할 수 없어 투덜거리자 예수님은 결정적 답이 되는 말씀을 주십니다.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예수님 당신처럼 생명을 주는 영의 사람이 되라하십니다. 육의 사람이 되어 성체성사의 신비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생명을 주는 영의 사람, 믿음의 사람이 될 때 성체성사의 신비를 제대로 깨달아 알 것이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제자들은 떠나고 열두 제자만 남자 예수님은 묻습니다. 그대로 시공을 초월하여 동시에 우리를 향한 물음이기도합니다.

 

“너희도 떠나겠느냐?”

 

주님을 선택할지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영의 사람 또는 육의 사람, 어느쪽을 선택할지 묻습니다. 저라면 지체없이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전 당신 곁을 안떠납니다. 당신 곁에 평생 머무르는 정주를 선택합니다.” 흔쾌히 대답하겠습니다. 역시 제자들의 마음을 대변한 수제자다운 베드로의 정답이자 정주의 삶을 살아가는 요셉수도원 수도자들의 고백은 물론 참으로 주님을 믿는 모두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주님곁에서 항구한 사랑과 인내의 믿음으로 정주할 때,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신 주님을 닮아 생명을 주는 영의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바로 그 빛나는 모범이 방금 복음에서 명쾌한 답변으로 주님을 크게 기쁘게 하신 수제자 베드로입니다. 오늘 사도행전 제1독서에서 애네아스 중풍병자를 고치시는 모습에서, 도르카스를 다시 살리는 모습이 그대로 예수님을 닮았습니다. 생명을 주는 영의 사람, 베드로가 이 둘을 치유하고 살리는 모습이 참 통쾌합니다.

 

“애네아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고쳐주십니다. 일어나 침상을 정돈하십시오.”

“타비타, 일어나시오.”

 

부활하신 주님께서 영의 사도, 베드로를 통해 치유하시고 살리신 것입니다. 때로 나태해지고 영적으로 무기력한 느낌이 들 때 벌떡 일어나 하늘 향해 두 팔 활짝 펴고 만세육창 기도를 하시기 바랍니다. 뇌졸증 예방은 물론 건강에도 좋은 운동입니다. 영의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일 것입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성령님 만세!”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

“가톨릭 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영원한 생명의 말씀 은총이, 복음에서 애네아스를 치유하시고 도르카스를 살려주셨듯이 우리를 치유하시고 살려주시고 주님처럼 생명을 주는 영의 사람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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