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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12.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신명6,4-13 마태17,14ㄴ-20



사랑의 수행修行과 믿음

-하느님 맛, 세상 맛-



수도원을 찾는 분들이 간혹 묻습니다.

“수사님은 수도원에서 무슨 맛으로 살아갑니까?”

저는 즉각 대답합니다.

“하느님 맛으로 살아갑니다. 세상 맛이 아니라 하느님 맛으로!”


마음의 병중 으뜸이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의 병입니다. 무지의 병의 치유에 하느님 사랑보다 더 좋은 약은 없습니다. 부단한 하느님 사랑 고백과 실천을 통해 하느님과 더불어 나 자신도 점차 깊이 깨달아 알아 감으로 무지에서 벗어나 믿음도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공부중에 평생공부가 하느님 사랑 공부입니다. 하여 분도수도승들을 일컬어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이라 합니다.


오늘 ‘들어라, 이스라엘아!’로 시작하는 이스라엘 전통 신앙 고백문의 첫마디를 들으니 분도규칙서 첫마디 ‘들어라, 아들아!’가 생각납니다. 잘 들어 마음에 깊이 새겨 기억하는 것이 영성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잘 듣기 위한 침묵이요 잘 들어야 저절로 순종과 겸손도 뒤 따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일과 대축일 제1끝기도’때마다 바치는 오늘의 신명기 독서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너희는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이 말을 너희 자손들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 주어라.”(신명6,4-7).


온갖 우상들과 잡신들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이 부단한 하느님 사랑 고백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강화하는 길은 생존과 직결된 일이 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하느님 중심의 정체성 상실보다 더 큰 재앙은 없습니다. 말그대로 살기위한 하느님 사랑과 믿음의 고백이요 실천입니다. 하느님을 잊지않고 늘 기억하는 사랑이, 믿음이 얼마나 영성생활에 필수적인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런 갈림없는 전존재로 하느님을 사랑하라하시며 이어 모든 법규와 규정들을 준수하라 명하십시다. 막연한 하느님 사랑이 아니라 모든 수행을 통해 하느님 사랑을 표현하라는 것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듯 매사 그렇게 사랑의 수행을 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수행과 더불어 날로 깊어가는 하느님 믿음입니다. 믿음이 증발하고 있다는 한탄은 바로 하느님 사랑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과 직결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항구히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가 하느님 사랑의 결정적 표현입니다. 매일 평생 끊임없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듯 공동전례기도를 바칠 때 날로 깊어지는 우리의 하느님 사랑과 믿음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 대한 답을 제1독서 신명기가 주고 있음을 봅니다. 영육의 모든 병의 발단은 바로 하느님 믿음의 부재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전존재로 사랑하고 믿는다면 마귀에 시달리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개탄하는 현실은 그대로 오늘에도 해당됩니다. 오늘 제자들과 주님간의 문답은 그대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을 하나도 없을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이 참 엄중합니다. 과연 우리에게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는지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을 살펴보게 합니다. 믿음의 거품을 걷어 냈을 때 과연 얼마만한 진짜 믿음이 있을런지요. 사랑뿐 아니라 믿음에도 여전히 초보자인 우리임을 깨닫게 됩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내 약한 믿음임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느님 사랑과 하느님 믿음은 함께 갑니다. 하루 아침에 자라나는 나무가 아니듯 우리의 하느님 사랑도, 믿음도 그러합니다. 끊임없는 사랑의 수행을 통해 우리의 사랑도 믿음도 끊임없이 성장, 성숙할 때 비로소 마음의 안정과 평화요 영혼의 건강입니다. 아무리 심신은 노쇠老衰해가도 하느님 향한 사랑과 믿음, 희망만은 계속 성장, 성숙했으면 소원所願이겠습니다.


주님은 날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사랑과 믿음과 희망을 선물하십니다.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시편18,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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