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3.수요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1코린15,1-8 요한14,6-14

 

 

 

더불어(together) 순례 여정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 형제들과 함께-

 

 

 

지칠줄 모르는 한결같은 열정의 프란치스코 교황님입니다. 교황님의 영적 건강도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제41차 해외 사목 방문후 귀국시 비행기내에서의 인터뷰 한 대목이 긴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다음엔 마리세이유, 다음엔 몽골에 여행할 것입니다. 다음엔 다른 곳이 있을 것입니다. ‘내 일정이 계속 나를 움직이게 합니다(my schedule keeps me moving)’”

 

우리의 하루하루 날마다의 순례 여정중 규칙적인 일과에 따른 삶이 얼마나 한결같은 삶에, 영적 건강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깨닫습니다. 하루의 일과표에 충실할 때 길을 잃지 않을 것이며 저절로 확보되는 영육의 건강입니다. 교황님이 참 강조하는 면은 역동적 삶입니다. 계속 움직여야 함을 참 많이 강조합니다. 

 

5월의 기도지향은 교회의 활동과 단체들에 대한 선교 사명의 강조입니다. 교황님은 그들이 “오늘날 세상의 도전들에 대해 성령의 충동에 따라 응답하여 교회와 조화중에 머물면서 언제나 움직임중에 있어야 한다. 조화는 성령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활동들과 단체들은 날마다 그의 사명을, 복음화한 사명을 발견해야 하고 그들 자신의 은사를 세상이 필요로 하는 섬김의 자리에 놓아야 한다.”로 결론을 맺습니다.

 

강조되는 말마디는 ‘날마다’ ‘세상’ ‘섬김’입니다. 순례 여정중인 교회 공동체는 결코 세상과 유리될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세상 한 복판에 있는 우리 순례 여정중인 요셉 수도 공동체입니다. 계절의 여왕, 5월 성모성월 답게 어제도 빛과 생명으로 충만한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이었고, 많은 이들이 수도원을 찾았고 고백성사도 봤습니다. 새삼 세상에 필요에 응답하면서 존재 자체로 선교와 섬김의 사명을 다하는 요셉 수도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저의 수도여정중 결정적인 전환점은 산티아고 순례 여정후일 것입니다. 삶은 여정임을 통절히 깨달았고 그 깨달음은 지금도 계속 새롭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중 삶의 여정을 인생사계(人生四季)로 비유한 묵상입니다. 우리 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즉 일년사계로 압축했을 때 어느 시점에 위치해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제 써놓은 인생사계란 글도 생각납니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좋다

인생사계(人生四季)도 그렇다

 

봄엔 봄처럼 

여름엔 여름처럼 

가을엔 가을처럼

겨울엔 겨울처럼 산다

인생사계(人生四季)도 그렇다

 

비교할 것 없다

부러워할 것 없다

오늘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거다”-

 

과거와 미래는 하느님께 맡기고 인생사계 어느 때든 새롭게, 좋게, 아름답게 살 일입니다. 오늘 하루 새롭게, 좋게, 아름답게, 잘 살면 어제는 저절로 치유되고 내일은 내일대로 잘됩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해도 충분합니다. 

 

지난 주 가톨릭 신문과 가톨릭 평화 신문의 1면 톱기사는 똑같이 코로나 이후 이완된 교회 공동체의 심각성에 대한 일치된 우려였습니다. 한마디로 순례 여정중의 교회 공동체를 떠난 길 잃은 영혼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주일미사 참례율이 11.8%라 하니 심각성을 이해할만 합니다. 더불어 순례 여정 교회 공동체에 다시 합류함으로 속히 방황에서 벗어나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더불어 순례 여정중인 우리에게 금과옥조의 가르침을 주십니다. 바로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라는 것입니다. 다음 말씀은 예수님의 자기 계시에 근거한 요한복음 그리스도론과 구원론의 최고봉이요 요약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우리 더불어 순례 여정 교회 공동체의 자랑은 이런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있기에 결코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는 것입니다.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예수님의 인도하에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환 여정인 것입니다. 다음 베네딕도 규칙도 이에 화답합니다.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성규72,11-12)

 

새삼 천국입장은 개인입장이 아니라 단체입장이란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얼마전 공동소풍을 통해서도 새롭게 확인한 진리입니다. “함께”했기에 환선굴 소풍도 가능했지 “혼자”라면 재미도 의미도 없고 엄두도 못낼 것입니다. 아마도 거기에 혼자 온 사람은 하나도 없었을 것이며 바로 천국입장이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입니다. 두분뿐 아니라 나머지 열분의 사도들마다 색깔이 다 다릅니다. 한명도 힘든데 이 다양한 열둘의 제자들과 함께 한 예수님의 리더십에 경탄하게 됩니다. 열두 제자들중 유다는 배신으로 비참하게 생애를 마감했고, 장수를 누린 사도 요한을 제외한 열은 한결같이 사도로 파견되어 복음 선포 사명을 실천하던 중 순교했습니다. 

 

분명 스승 예수님과 함께 했던 추억이, 또 언제나 함께 하는 파스카 예수님 은총이 사도들에게 지칠줄 모르는 선교 열정의 원천이 되었음을 봅니다. 마태복음 마지막 귀한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교회공동체, 수도공동체, 가정공동체에 주시는 복음입니다. 파스카 예수님을 중심에 모시고 있음은 열둘의 제자들 공동체나 우리 요셉 수도 공동체나 똑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는 필립보의 갈망은 인간 모두의 근원적 갈망입니다. 이에 대한 주님의 대답은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 살고 있는 우리 수도형제들을 향합니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하느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그대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집은 수도원에서 몇십년을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주님의 형제로, 주님의 절친으로 살았는데 아버지와 하나되어 사시는 주님을 모르느냐고 묻습니다. 더불어 순례 여정과 함께 가는 주님과 형제들과 우정의 여정입니다. 공동체의 평화로움과 자유로움이 바로 주님과 형제들간의 깊은 우정의 정도를 반영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이신 파스카 예수님과 우정의 일치가 깊어지면서, 그리움, 외로움, 기다림의 갈망도 점차 사라져갈 것입니다. 이미 주님과 일치의 충만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도 우리를 격려합니다. 우리 삶의 중심이자 복음의 핵심인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굳건히 정주의 뿌리를 내리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복음을 받아 들여 굳건히 서 있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전한 이 복음 말씀을 굳게 지킨다면, 또 여러분이 헛되이 믿는 게 아니라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그러니 주님과 형제들과 함께, 복음을 믿는 우리 순례 여정 중인 교회 공동체는 그대로 구원의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순례 여정중 우리 모두 지상천국의 구원의 공동체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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