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23.부활 제3주일                                          사도2,14.22ㄴ-33 1베드1,17-21 루카24,13-35

 

 

 

주님과 함께 개안開眼의 여정, 우정友情의 여정

-무지에 대한 답은 예수님뿐이다-

 

 

 

어제는 신록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날이었고 오전, 오후 명일동 성당 독서단 18명을 대상으로 “렉시오 디비나” 주제로 피정을 지도한 날이었습니다. 피정온 사랑스런 형제자매들 하나하나가 흡사 하느님의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실 개안의 은총으로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강의 시작전 드린 말씀입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선택의 은총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참 탁월한 선택을 하셨으니 이 또한 주님의 은총입니다.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참 아름다운 날에 참 아름다운 수도원에 참 아름다운 분,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을 만나러 오신 여러분들은 참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오늘 하루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는 것은 우리 삶의 의무이자 책임이자 권리입니다. 참으로 눈이 열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닮아가면서 참내가 되어갈 때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겠습니다. 한 두 번의 만남이 아니라 날마다 하루하루 살아있는 그날까지 새롭게 눈이 열려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의 아름다운 강의와 강론과 배려 덕분에 넘 행복하고 감사한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미사에서 정점을 찍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원님들이 다 너무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은총 안에 건강하시고 행복한 수도생활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떠나면서 보내준 단원 대표 자매의 글도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어제 피정 지도했던 주제, 렉시오 디비나, 참 풍부한 내용이었습니다. 성경 렉시오 디비나의 궁극 목표는 내 삶의 성경책 렉시오디비나에 있습니다. 내 고유의 삶의 여정을 통해 눈이 열려 하느님의 섭리를 깨달아 갈 때 참으로 풍요로운 삶입니다. 개안의 여정은 깨달음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오늘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들은 그대로 우리 믿는 이들의 여정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후 의기소침해 있던 이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아연 활기를 찾는 분위기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에 성경 말씀의 렉시오 디비나와 빵 나눔의 성체성사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엠마오 도상이 제자들은 눈이 가려져 함께 하셨던 부활하신 주님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빵을 떼어 주실 때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 보는 장면과 이어지는 이들의 고백이 우리에게는 참 고마운 가르침이 됩니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사라지셨다.’-

 

그대로 미사중 성찬전례에 대한 묘사입니다. 주님의 몸인 성체를 모실 때 순간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 본 참으로 강렬한 깨달음의 순간입니다. 사라진 주님은 어디로 가신 것이 아니라 바로 제자들과 하나됨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우리 안에 숨어 계신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약속을 기억할 것입니다.

 

“보라,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성경 렉시오 디비나 한결같은 수행이 얼마나 주님과의 만남에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엠마오 도상 제자들의 고백입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새삼 주님의 은총속에 이뤄지는 성경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가 믿는 이들의 삶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게 됩니다. 바로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남으로 우리 마음이 사랑으로 타오르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오늘 엠마오 도상 제자들의 이야기는 그대로 미사전례 은총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전반부가 말씀전례라면 후반부는 성찬전례입니다. 

 

매일의 개안의 은총, 개안의 여정에 미사가 얼마나 결정적 도움이 되는지 깨닫습니다. 어제 피정지도시 강조했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매일미사책대로 날마다 렉시오 디비나를 생활화하면 좋겠습니다. ‘입당송부터 영성체후 기도’까지 주의 깊게 렉시오 디비나 하고 매일 미사에 참석하면 좋을 것입니다. 미사에 이보다 더 좋은 준비도 없고 혹시 미사 못하더라도 매일의 영적 양식으로 삼아 매일 미사책대로 렉시오 디비나하면 좋을 것입니다.”

 

참으로 개안의 은총으로 우리가 주님을 만나는데 결정적 도움이 되는 말씀과 전례입니다. 무엇보다 말씀의 렉시오 디비나를 통한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이 개안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바로 그 좋은 모범이, 렉시오 디비나의 대가가 베드로 사도입니다. 

 

시편의 다윗의 체험을 통해 그대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베드로입니다. 바로 그 시편은 화답송에 그대로 나옵니다. 아마도 베드로는 시편의 주님의 고백을 자기 고백으로 삼았을 것이며 자주 되새겼을 다음 내용입니다. 그대로 내 고백으로 삼아도 너무 좋은 내용입니다.

 

“나 언제나 주님을 내 앞에 모시어, 그분께서 내 오른쪽에 계시니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기에 내 마음은 기뻐하고 내 혀는 즐거워하였다. 내 육신마저 희망 속에 살리라. 당신은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쳐 주신 분, 당신 면전에서 저를 기쁨으로 가득 채울 것입니다.”

 

다윗의 고백은 바로 예수님의 고백이 되었고, 베드로의 고백이 되었고 우리의 고백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성경 렉시오 디비나의 생활화가 우리 순례여정의 삶에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을 날로 깊게 할 것입니다. 참으로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은 개안의 여정과 더불어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 날로 깊어지는 우정의 여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주저없이 예수님을 제 절친이라 고백하곤 합니다.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주님의 형제로 35년 동안 정주하면서 날마다 미사에 강론을 통해 우정을 다져온 주님이니 아마 세상에 이런 친구도 없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빠짐없이 매일 쓰는 강론은 사랑하는 주님께 올리는 연서(戀書)이기도 합니다. 죽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주님과 함께 계속될 우정의 여정, 개안의 여정입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였던 베드로는 부활하신 주님과 늘 함께 했던 렉시오 디비나의 대가임을 깨닫습니다. 사도행전의 오순절 설교에 이어 제2독서 베드로 전서에서 그의 생생한 주님 체험의 고백은 그대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나그네 살이 하는 동안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지내십시오. 여러분은 헛된 생활 방식에서 해방되었는데, 은이나 금처럼 없어질 것으로 물건으로 그리된 것이 아니라, 흠없고 티없는 어린양이신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로 그리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영광을 주시어, 여러분의 믿음과 희망이 하느님을 향하게 해 주셨습니다.”

 

주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요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하느님께 갈 수 없다’고 확언하셨습니다. 이런 예수님이야 말로 우리의 평생 순례 여정중 하느님을 가리키는 방향의 이정표 자체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주님과 개안의 여정, 우정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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