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연중 제2주간 월요일                                                         사무상15,16-23 마르2,18-22

 

 

 

판단의 잣대는 ‘주님의 뜻’이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어제 식당독서시 언뜻 들은 성규 다음 대목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희망을 하느님께 두라”, “자신 안에서 좋은 점을 보게 되거든, 자신에게 말고 하느님께 그것을 돌려라”, 모두 삶에서 본질적인 것은 하느님이심을 뜻하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하느님께 희망을 둘 때 실망이나 원망, 절망은 있을 수 없습니다. 매사 하느님의 뜻을 생각할 때 편견이나 선입견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삶에서 본질적인 것은 하느님의 뜻입니다. 하여 저절로 사랑은 판단의 잣대이자 율법의 완성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법을 상대화 시키는 절대적인 법은 사랑뿐입니다. 참으로 사랑을 판단의 잣대로 삼을 때 실수가 없고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본질적인 것은 단식이 아니라 사랑이요 하느님의 뜻입니다. 강요할 수 있는 단식도 아니요, 단식을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 역시 어불성설입니다.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단식하는데 왜 당신의 제자들은 단식하지 않느냐는 항의성 물음에 주님의 단호한 대답입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야 없지 않느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단식의 거부가 아니라 단식을 분별하라는 것입니다. 단식이 본질적 가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굶주린 이는, 고된 육체 노동을 하는 이는 단식할 것이 아니라 잘 먹어야 합니다. 사랑을 잣대로 할 때 올바른 분별의 단식입니다. 신랑인 주님과 함께 지내는 축제시기는 주님과 함께 삶을 즐기는 것이 주님의 뜻이고 단식의 때에 하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단식을 한다면 감쪽같이 숨겨진 단식, 겸손한 단식, 이웃을 배려한 단식을 권하는 예수님의 다음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이런 하느님 중심의 사랑의 단식이 중요합니다. 남 판단하는 교만한 단식은 일고의 가치도 없습니다. 모든 참 수행이 사랑의 표현이듯 참 단식의 수행 역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분도 성인도 ‘단식을 사랑하라’ 했습니다. 이런 사랑의 겸손한 단식을 하는 이들은 절대로 단식을 잣대로 남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이런 숨겨진, 겸손한 단식, 자발적 사랑의 단식이 꼭 필요한 시대입니다. 무분별한 탐식과 과식이 야기하는 폐해는 얼마나 크고 음식물 쓰레기는 얼마나 많은지요. 적게 못 먹어서 병이 아니라 많이 잘 먹어서 병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도 삶에서 무엇이 본질적인지 보여줍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새 포도주의 현실에 맞는 참신한 사고인지, 구태의연한 사고는 아닌지 부단히 성찰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율법의 잣대가 아닌 사랑의 잣대로 할 때 늘 새 포도주의 현실을 담을 수 있는 새 부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꿔야 할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내 굳어지고 편향된 시각이자 시야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와 사랑 공부가 새 포도주를 담을 수 있는 새 부대의 마음을 지니게 할 것입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 자체를 분별의 잣대로 삼을 때 참으로 올바른 분별입니다. 늘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뜻대로 사셨던 예수님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런 경우라면 예수님은 어떻게 처신하셨겠는가?' 묻는 것입니다. 참으로 사랑의 잣대로 하여 매사 하느님의 뜻대로 사셨기에 누구보다 자유로우셨던 예수님이셨습니다.

 

삶에서 본질적인 것은 하느님의 뜻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할 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합니다. 탐욕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 사무엘상권의 사울이 이 점에서 결정적 실수를 했습니다. 사무엘 예언자를 통한 주님의 말씀이 참 가혹하게 느껴지지만 부름 받은 임금 사울의 경우에는 용납될 수 없는 결정적 잘못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사무엘 예언자를 통한 주님의 말씀이 우리 삶에서 무엇인 본질적인 명쾌히 밝혀 줍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까? 진정 말씀을 듣는 것이 제사 드리는 것보다 낫고, 말씀을 명심하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습니다.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배척하셨기에, 주님께서도 임금님을 왕위에서 배척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주님의 현존입니다. 말씀은 생명이요 빛이요 영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내 발에 등불, 나의 길을 비추는 빛입니다. 그러니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수행중의 수행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주님의 말씀을 지킬 것이요 사랑의 말씀은 판단의 잣대가 됩니다.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분별의 지혜를 주는 말씀의 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새 포도주에 새 부대’의 현실을, ‘새 하늘에 새 땅’의 현실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1.20 07:38
    사랑하는 주님, 주님 주신 매일의 말씀으로 부족한 저희가
    늘 주님의 뜻을 찾고 주님의 뜻대로
    살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53 “어떻게 살아야 하나?”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영성-2024.2.28.사순 제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8 121
3352 참 좋은 삶 -참으로 잘 살았을 때, 잘 떠난다-2024.2.27.사순 제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7 143
3351 하닮의 여정, 예닮의 여정 평생 과제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2024.2.26.사순 제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6 133
3350 변모의 여정 -날마다 거룩한 주님을 닮아가는-2025.2.25.사순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24.02.25 142
3349 평생공부, 평생과제 -완전한 사람, 사랑이 되는 것-2024.2.24.사순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4 144
3348 참으로 정의롭고 지혜로운 의인(義人)의 삶 “회개하라, 그러면 살리라” -구원은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4.2.23.사순 제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3 139
3347 참 목자 영성 -“자비와 지혜, 온유와 겸손, 사랑과 섬김”-2024.2.22.목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프란치스코 2024.02.22 171
3346 회개의 여정(旅程) -무지(無知)에 대한 답은 회개(悔改)뿐이다-2024.2.21.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1 158
3345 주님의 기도 “기도와 회개, 그리고 사랑” -기도가 궁극의 답이다-2024.2.20.사순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0 142
3344 최후심판 -나는 오른쪽인가 왼쪽인가?- “우리 모두가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에 ‘한 사람’이다”2024.2.19.사순 제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19 151
3343 “어떻게 살 것인가?” -더불어 광야 인생 순례 여정" "주님의 전사, 말씀의 전사, 사랑의 전사, 믿음의전사, 평화의 전사로"-2024.2.18.사순 제1주일 프란치스코 2024.02.18 142
3342 “나를 따라라” -더불어(together) 주님을 따름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2024.2.17.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2.17 94
3341 참된 단식 -하느님께서 좋아하는 단식-2024.2.16.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2.16 168
3340 삶은 선택입니다 -짐이 아닌 늘 선물 인생을 사십시오- “생명의 길, 행복의 길, 구원의 길, 성인의 길”2024.2.15.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2.15 155
3339 하느님 중심의 참된 삶 -“회개하라, 사랑하라, 진실하라”-2024.2.14.재의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2.14 150
3338 깨달음 예찬 “무지에 대한 답은 깨달음뿐이다” -깨달음의 은총, 깨달음의 사랑, 깨달음의 훈련, 깨달음의 여정-2024.2.13.연중 제6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13 151
3337 예닮의 여정 -무지에 대한 답은 예수님뿐이다- “행복하여라, 지혜로운 이들!”2024.2.12.연중 제6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12 143
3336 치유의 구원 -갈망과 찾음, 만남과 치유, 선포와 영광-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2024.2.11.연중 제6주일(세계 병자의 날) 프란치스코 2024.02.11 133
3335 성화의 여정 -존엄한 품위의 삶- “감사하십시오, 겸손하십시오, 깨어 있으십시오”-2024.2.10.토요일 설 프란치스코 2024.02.10 155
3334 들어라! -“에파타(열려라)!”-2024.2.9.연중 제5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2.09 13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69 Next
/ 169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