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3.2.사순 제1주간 목요일                                                 에스4,17;12.14.16.23.25 마태7,7-12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와 믿음, 그리고 삶

-기도의 훈련과 습관화-

 

 

 

“주님, 제가 부르짖던 날, 당신은 응답하시고,

 저를 당당히 세우시니, 제 영혼에 힘이 솟았나이다.”(시편138,3)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는데 공감이 갑니다. 개인이나 공동체의 내외적 일치에 부패와 분열이 얼마나 해악을 끼치는 요소인지 깨닫습니다. 부패도 문제이고 분열도 문제입니다. 부패와 분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기도가 필수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늘 새롭게 하나되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좌우명 기도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중 셋째 연도 이를 상징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를 향해 흐르는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하게 또 격류로 흐르기도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맑게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끊임없이 흘러야 맑은 물이듯 끊임없이 기도해야 맑고 깨끗한 삶입니다. 이래서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 기도의 훈련과 습관화가 중요하며, 이는 우리 수도자들이 절절히 깨닫는 진리입니다.

 

지난 사순 제1주일 강론 주제는 악마의 유혹이었습니다. 유혹자가 악마였습니다. 교황님의 강론에서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악마(Devil)는 분열자(divider)를 뜻한다 합니다. 악마는 언제나 분열을 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언제든 악마가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보십시오. 광야에서 악마는 끊임없이 하느님과 분리시키도록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참으로 내외적으로 끊임없이 분열을 획책하는 악마의 유혹인 것입니다.  이래서 주님과의 일치를 위해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에 말씀 공부와 실천, 회개가 필수입니다. 

 

어제의 강론 주제는 ‘회개’였고, 오늘은 또 ‘기도’입니다. 죽을 때까지 끊임없는 회개와 끊임없는 기도가 늘 맑게 흐르는 강같은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참으로 영적탄력좋은 삶을 위해 한결같은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오늘 복음은 깨우쳐 줍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항구한 기도와 믿음, 삶의 자세를 가르쳐줍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집요하게 노력하는 백절불굴의 자세, 칠전팔기의 자세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탄력좋은 기도와 믿음, 삶의 자세입니다. 

 

이렇게 기도하다보면 마침내 내외적으로 정화되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식으로 응답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식으로 응답되어, 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의 청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너희 가운데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생선을 청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좋으신 하느님은 참으로 기도하는 우리를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인도하고 계심을 믿어야 합니다. 좌우간 한결같이, 좌절함이 없이, 간절하고 항구하게 기도하다 보면 정화되고 성화되어 하느님과 일치에 이를 것이고 꼭 필요한 것을 청하게 되고 또 응답될 것입니다. 이어지는 복음 말씀은 황금처럼 귀하다 하여 그 유명한 황금률이요 어느 문화권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이 황금률은 사랑의 이중 계명과 함께 가장 포괄적인 계율로, 이 두가지 지상 계율에 따라 세부 지침들을 풀이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바로 간절하고 항구히 기도하는 사람들은, 기도가 잘 훈련되고 습관화되어 하느님을 닮아가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황금률을 잘 이해하고 준수할 것입니다.

 

바로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의 모범이 제1독서의 주인공 에스테르입니다. 하만에 의해 절멸 위기에 처한 유다인들이 왕비인 에스테르의 간절한 항구한 기도에 의해 유다인들이 구원받는 내용입니다. 오늘 에스테르의 기도 앞에는 그의 삼촌이자 양부인 모르도카이의 간절한 기도가 나옵니다. 

 

구구절절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참 절박하고 간절한 기도입니다. 기도뿐 아니라 삶도 이처럼 간절하고 절박해야 합니다. 평소 기도가 잘 훈련되고 습관화 되어 있기에 이런 간절하고 절박한 삶에 기도와 믿음이었을 것입니다.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 이몸은 위험에 닥쳐 있습니다. 기억하소서. 주님, 저희 고난의 때에 당신 자신을 알리소서.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느님의 뜻은 아닐 수 있어도,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 합니다. 하느님은 어쨌든 기도하는 우리를, 우리 방식이 아닌 당신 방식대로 우리를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인도해 주셨고, 인도해 주시고 있고,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다시 산다해도 이렇게 살 수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입니다. 그러니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와 믿음과 삶이, 기도의 훈련과 습관화가 필수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이에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시편51,12.1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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