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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6.부활 제3주간 금요일                                                                      사도9,1-20 요한6,52-59

 

 

회심의 여정

-회심과 성체성사-

 

 

 

“온 누리 반기어 주님께 소리쳐라,

기쁨으로 주님 섬겨 드려라,

춤추며 당신 앞에 나아가라.”(시편100,1-2)

 

 

신록과 꽃들로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성모성월 5월의 한국은 어디나 황홀찬란한 천국같습니다. 요즘 계속되는 참 아름다운 신록의 생명과 빛으로 충만한 아름다운 날들입니다. 참 축복받은 한국입니다. 어제는 어린이날이라 많은 분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수도원을 찾았고 어른들 역시 어린이들이 된 듯 밝게 빛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린이날이 필요없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날 제정시는 어린이들에 대한 처우가 매우 열악하여 어린이날 취지에 공감이 갑니다만, 요즘은 하나 둘뿐이 없는 아이들이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 자식들인지 매일이 어린이날입니다.”

 

한 형제의 언급에 공감이 가면서 영적으로도 정말 딱 드러맞는 말이라는 생각에 무릎을 쳤습니다. 참으로 영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하루하루 날마다 정신은 늘 푸른 동심으로 빛나는 천진무구天眞無垢한 영혼들이겠기 때문입니다. 사실 끊임없는 기도와 더불어 회심의 여정에 충실한 이들이라면 매일이 새 하늘이자 새 땅의 천국의 영적 어린이들입니다.

 

“생명과 빛으로 충만한 참 아름다운 날입니다. 이처럼 아름답게 살라고 좋은 날과 자연을 선물하신 하느님을 생각한다면 우리 모두 보답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감사하면서 참 아름답고 희망찬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정말 우울이나 절망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고 슬프게 하는 것입니다. 어린이날 노래를 부르며 수도원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마침 오후 피정을 마치고 고백성사후 떠나는, 여기 수도원에 처음으로 피정왔던 자매에게 보속으로 드린 말씀이었습니다. 어제 고백성사를 본 여덟분들에게는 모두 한결같이 보속으로 다음 처방전 말씀과 더불어 “웃어요”라는 초록색 스탬프를 찍어 드렸습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 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오늘 복음은 “생명의 빵; 성체성사”(6,22-59)에 대한 마지막 대목(6,52-59)입니다. 참 길고 영적으로도 깊고 풍요로운 '생명의 빵' 성체성사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마침 사도행전 제1독서는 바오로 사도의 회심 사건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에 신선한 충격입니다. 여기서 연상되어 착안한 강론 제목이 바로 “회심의 여정-회심과 성체성사”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의 삶은 누구나 예외없이 회심의 여정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한결같이 회심의 여정에 충실할 때 날로 정화되고 성화되어 예수님을 닮아 참나의 실현이 이뤄질 것입니다. 이런 회심의 여정에 날마다의 성체성사 미사가 결정적 도움이 됨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회심으로 순수해진 영혼은 성체성사의 진가를 깨달아 더욱 이를 찾게 되고 성체성사의 은총은 우리를 더욱 회심의 삶으로 이끌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은 바오로의 회심 과정이 참 실감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청천벽력같은 주님의 음성이자 벼락치는 듯한 회심의 결정적 순간입니다. 박해받는 제자들과 당신 자신을 동일화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동료들에 대한 우리의 유형무형의 못된 짓의 박해 행위들은 바로 주 예수님께 대한 박해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사울은 사흘 동안 앞을 보지 못하였고, 그동안 그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다 하니 그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짐작이 갑니다. 

 

하느님은 한없는 인내의 기다림 끝에 때가 되자 결정적 순간에 개입하셔서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바오로를 회심으로 이끈 것입니다. 흡사 사흘이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기까지 날들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마침내 사흘후 바오로는 주님의 제자, 하나니아스를 통해 결정적 구원의 말씀을 듣습니다.

 

“사울 형제, 당신이 다시 보고 성령으로 충만해지도록 주님께서, 곧 당신이 이리 오는 길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

 

바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도 늘 우리와 함께 하시며 성령을 통해 끊임없이 우리를 회심으로 이끄십니다. 제가 날마다 매일 강론을 쓸 수 있음도 순전히 이런 파스카 예수님을 통한 성령의 은총 덕분임을 깨닫습니다.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지면서 다시 보게 되었고, 일어나 세례를 받은 다음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린후,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선포하니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부활한 사울, 바로 바오로 사도입니다. 

 

우리의 회심은 이런 비상한 회심이기 보다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의 사건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회심으로 순수해진 영혼들은 다음 오늘의 요한복음의 성체성사 진리에 대한 말씀에 그대로 공감할 것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얼마나 풍요로운 성체성사 미사의 은총인지요! 성체를 모심으로 주님과 상호내주相互內住의 일치와 더불어 주님으로 말미암아 주님의 힘으로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 파스카의 예수님을 모심으로 영원히 살게 된, 또 회심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게 된 복된 우리들입니다. 

 

“주님 좋으시다, 영원하신 그 사랑,

당신의 진실하심, 세세에 미치리라."(시편100,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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