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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16.연중 제20주간 화요일                                                         에제28,1-10 마태19,23-30

 

 

하느님 중심의 삶

-밝고, 맑고, 열린, 투명한 삶-

 

 

누구나의 마음 깊이에서는 하느님을 찾는 수도승修道僧이고 사랑의 시인詩人입니다. 누구나 마음 깊이에는 한 번뿐인 삶을 참으로 살고 싶은, 참 사람답게 살고 싶은, 하느님의 자녀답게, 훌륭한 사람으로 성인답게 존엄한 품위를 유지하며 살고 싶은 근원적 갈망이 있습니다. 이래야 참으로 행복하고 부유하고 자유로운 삶입니다.

 

답은 단 하나, 하느님 중심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는 것입니다. 늘 하느님 앞에서의 삶이라는 자각하에 깨어 사는 것입니다. 밝고, 맑고. 열린, 투명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영성생활의 궁극 목표도,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의 삶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도 이런 삶입니다. 몇가지 사례를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어제 뜻밖에 염추기경님 문자 메시지 받고 감동하여 나눈 글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을 축하합니다. 신부님의 어머니, 신마리아님의 축일을 축하하며 기도를 어머니께 청합니다. 신부님의 성모승천강론을 읽고 너무 은혜로웠습니다. 염수정 드림”

 

“공경하올 염수정 추기경님, 제 강론을 읽으셨다니 너무 감사하고, 추기경님의 겸손하심에 감동합니다! 아무쪼록 예수님 축복인사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이수철 올림”

 

메시지와 더불어 흰구름, 푸른 창공을 배경한 수도원 십자로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예수성심상 사진도 선물로 보내드렸습니다. 참 신선한 충격으로 새로운 힘을 받았던 성모승천대축일에 받은 참 좋은 선물의 추기경님 메시지였습니다.

 

지난 8월14일 주일, 가톨릭신문 10-11면은 이승훈 기자의 “교황청에서 만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 관한 감동적인 내용 가득 담긴 기사를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한국을 떠나 교황청에서 성직자부 장관으로 일하고 있는 추기경님에게 로마에서의 생활을 묻자, 3문장으로 답변하셨고 이에 따른 인터뷰 기사입니다.

 

1.잃어버릴줄을 안다(Sapere perdere)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제게는 가장 중요한 첫 번째입니다. 그날그날 형제들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면 내가 그동안 해온 경험, 직책을 잃어버리지 않고는 불가능했습니다.”

 

2.매순간을 산다(Vivere l’arrimo presente)

“어제는 이미 지났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면, 오늘은 나에게 주어진 순간입니다. ‘지금’ 정말 하느님을 사랑하려고, 이웃을 사랑하려고 노력합니다.”

 

3.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사랑한다(Amare Gesu’ Crocifiddo Abbandonato)

“하루 200-300건 가량의 보고를 검토하고 결재하며, 저를 찾는 각계각층 무수한 사람을 환대해야 합니다. 제게 닥치는 모든 어려움을 십자가 고통 안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또 사랑하려고 노력합니다. 1년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제 또 더 많이 봉사하면서 살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주교들을 떠나 보낸 유추기경은 잠시 성직자부 경당에 머물러 기도했다. 눈을 감은 유추기경의 모습에서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함이 흘렀다. 유 추기경에게 지금 이 순간이란, 영원이신 하느님이 함께 하시는 시간인 듯 했다.’로 장문의 기사는 끝을 맺습니다.

 

어제 저는 수도원 정문을 나서 맑게 흐르는 시냇물 따라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요즘 몇날 동안 아침 달맞이꽃들에 이어 시냇물을 보는 평범한 기쁨에 행복했습니다. 쓴글을 나눕니다.

 

“조용히 

속삭이며

맑게 흐르는 시냇물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고 싶다.

 

여름 한 철

어둡고 습기찬 아침

청초한 사랑

 

날마다

활짝 꽃피어 내며

샛노란 얼굴 환히 미소지으며

 

지나는

누구나 환대하는

달맞이꽃럼 살고 싶다.”

 

평범한 일상을 시냇물처럼, 달맞이꽃처럼, 깨어 맑고 밝게 환대하며 살고픈 마음을 표현한 글입니다. 어제 주일 미사때의 순간적인 깊은 깨달음도 잊지 못합니다. 요근래 제일 많은 신자분들이 참석한 미사전례였습니다. 참 많은 신자분들의 시선이 제대 앞의 사제들에게 집중됨을 보면서의 깨달음입니다.

 

“아, 사제는 공인公人이구나, 은밀한 사생활이 있을 수 없고,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에 참으로 공명정대하고 투명하고 열려있어야 하겠구나. 함께든 혼자든 언제나 하느님 중심의, 하느님 앞에서의 삶이어야 하겠구나.”

 

하는 귀한 충격적 깨달음이었습니다. 이래야 많은 신자들 앞에서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얼굴을 들고 미사를 집전할 수 있겠습니다. 

 

인스탄트 시대입니다. 참으로 1회용의 소모품이 많고 나가는 쓰레기들도 많습니다. 쓰레기 시대에 쓸모없다 생각되는 사람들은 1회용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스스로 존엄한 품위를 지니는 책임감이 참으로 막중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시선으로 볼 때는 공동체는 “하느님의 살아 있는 보물 창고”처럼 보이겠지만, 교만과 탐욕으로 하느님 중심의 시선을 잃어버리고 세상 잣대로 잴 때 공동체는 “세상 폐물의 쓰레기장”처럼 보일 수 있겠다는 두려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모두가 하느님 중심의 삶이 얼마나 엄중한지 깨닫게 합니다. 참으로 존엄한 품위를 유지하며 하느님의 살아 있는 보물로 살아가기 위해 날로 깊어져야 할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집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떠날 때 제1독서 에제키엘서의 티로 임금처럼 될 것입니다. 마음의 눈을 멀게 하는, 내면을 부패하게 하는 무지의 탐욕과 교만입니다.

 

“너는 마음이 교만하여 ‘나는 신이다, 나는 신의 자리에, 바다 한 가운데에 앉아 있다.’하고 말한다. 너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면서도, 네 마음을 신에 비긴다. 너는 큰 지혜로 장사를 하여 재산을 늘리고는 그 재산 때문에 마음이 교만해졌다.”

 

마음을 부패로 변질되게 하는 교만입니다. 새삼 탐욕과 함께 가는 교만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잃어버릴 때 탐욕과 교만이니 스스로 자초한 심판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변질, 부패로 무너지게 하는 탐욕과 교만입니다. 

 

부자는 하늘 나라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힘들다 하니, 부자의 구원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입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습니다. 무욕의 이탈의 지혜와 겸손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 바로 탐욕입니다. 그렇다 하여, 가난한 사람의 하늘 나라 통과 역시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이 없으면 가난한 이의 마음도 무지의 탐욕으로, 교만으로 눈멀어 있거나 부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에 놀란 제자들은 주님께 묻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겠는가?”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바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한결같이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무욕의 이탈과 겸손의 삶을 살 때, 소유가 아닌 존재의 삶을 살 때, 비로소 빈부의 차별없이 모두의 구원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보는 무욕의 현자에게 재물은 전혀 위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하느님 중심의, 무욕의 부자이자 현자의 자유인은 재물을 아낌없이 이웃과 나눔으로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에 전념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 중심의 구원의 삶을, 이탈과 겸손의 삶을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살아 있는 참 보물인 주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살 때 저절로 이탈과 겸손에 내적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고 부유한 구원의 삶이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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