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18.부활 제5주간 수요일                                                                       사도15,1-6 요한15,1-8

 

 

 

그리스도 중심의 한몸 공동체

-주님과 상호내주의 일치-

 

 

 

사람은 섬이 아닙니다. 사람은 혼자 구원받지 못합니다. 더불어의 구원입니다. 수없이 강조하는 공동체 생활입니다. 얼마전 공동체 소풍을 통해서도 새삼스럽게 깨달은 진리입니다. 공동체 형제들과 더불어 였기에 가능한 원주 소금산의 출렁다리 소풍이었다는 것입니다. 

 

혼자라면 엄두도 못낼 것이고, 무슨 재미로 혼자가겠는지요. 함께 할 때 삶의 의미이지 혼자라면 삶의 의미도 실종될 것입니다. 예전 에버랜드 때도 그랬지만 아마 혼자 온 사람은 하나도 없었을 것입니다. 새삼 천국은 개인입장이 아닌 단체입장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피정지도때 참 많이도 강조했던 내용도 생각납니다.

 

“부부는 절대 혼자 천국에 가지 못한다. 부부 점수 합친다음 평균내어 60점이 넘어야 함께 천국입장이다. 함께 산다고 공동체가 아니다. 바라보는 중심이 같아야 일치의 한몸 공동체이다. 바로 그리스도 중심의 한몸 공동체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이다. 다 달라도 공동체의 중심인 그리스도를 향하여 살고 있기에 다양성의 일치인 것이다.”

 

이것은 수도공동체에 몸담고 살아가는 우리가 몸소 날마다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포도나무의 비유를 통해 한몸 공동체의 깊은 진리를 보여줍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한몸 공동체에 속한 우리들이요, 매일 미사를 통해 주님의 성체를 모심으로 한몸 공동체에 속해 있음을 확인합니다. 말그대로 포도나무 한몸 공동체를 이뤄주는 미사은총입니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예수님의 비유 말씀이 참 멋집니다. 아마도 땅에서 노동하며 하느님의 창조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농부들이 누구보다 인내와 기다림의 농부 하느님을 잘 이해할 것입니다. 배농사 역시 80%는 하느님 농부가 지으신다는 고백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포도나무를 가꾸는 농부요, 우리 모두는 포도나무 예수님에 붙어있는 가지들이라 합니다. 문득 배밭 전지가 생각납니다. 매해 전지를 통해 나무의 꼴을 잡아 주지 않으면 또 적과를 하지 않고 방치해 두면 좋은 열매들을 생산해내지 못합니다. 새삼 각자 분투의 수행생활을 통해 주님과 함께 부단히 삶의 전지를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계속되는 내용도 공동체 생활에 큰 가르침이 됩니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바로 끊임없는 기도가 늘 주님안에 머무르는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머무름도 영성훈련입니다. 향심기도 및 다양한 관상기도 역시 주님 안에 늘 머물기 위한 집중 훈련입니다. 주님과 상호내주의 일치가 우리의 영성생활이나 공동생활에 얼마나 본질적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주님 안에 머무르면서 주님 말씀을 통해 부단히 내외적으로 정화되면서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할 때 풍성한 열매들입니다. 계속 이어지는 주님과 상호내주의 일치의 관계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 질 것이다.”

 

참으로 활동에 앞서 공동체 형제들이 공동체의 중심인 주님과 상호내주의 관상적 일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합니다. 주님과 상호내주의 일치에서 청하는 기도는 다 이루어 준다고 하십니다. 이런 주님과 상호내주의 깊은 일치가 없는 활동의 삶은 참으로 열매 없는 허무한 삶일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기도생활은 주님과의 상호내주의 일치를 깊이하기 위함입니다. 정말 주님과 무관한 삶이라면 말그대로 헛된 삶일 것입니다. 

 

과연 날로 주님과 깊어가는 상호내주의 관상적 삶인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주님과 상호내주의 사랑의 일치와 더불어 산출하는 사랑의 열매들이요, 더불어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삶입니다. 이어지는 결론 같은 말씀입니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며칠전 주일 강론시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요 밖으로는 주님의 선교사라는 우리의 신원을 강조했는데, 참으로 주님과의 상호내주의 관상적 일치를 통해 주님의 제자되는 일이 본질적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사랑의 관상가의 열매 풍성한 삶자체가 그대로 선교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사도행전은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사도회의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할례 받는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의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당시 세례받은 다른 민족사람들에게 할례 받는 문제는 치열한 쟁점이었음을 봅니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티오키아 교회에서 예루살렘 사도회의의 파견된 바르나바와 바오로 사도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고 내일은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입니다. 사고방식의 차이입니다. 할례를 주장하는 이들의 큰 착각이 문제입니다. 율법준수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깊은 상호내주의 사랑의 관상적 일치로 구원받는 진리를 몰랐던 것입니다. 

 

바로 오늘 할례로 인한 쟁점은 이들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포도나무 비유만 깨달아 이해했더라면 완전 해소됐을 것이며 애당초 이런 터무니 없는 무지한 주장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관상적 일치가 없는 많은 수행들은 헛된 노고일 뿐입니다. 참으로 모든 수행들은 주님과의 관상적 일치를 향해야 하고 주님과 관상적 일치는 사랑의 수행들로 표현되어야 함을 봅니다. 마치 주님과 관상적 일치의 미사전례 은총은 하루의 수행들로 확산擴散되어야 하고 하루의 수행들은 날마다의 미사전례에 수렴收斂되어야 함을 봅니다. 

 

이런 확산擴散과 수렴收斂의 영적 삶의 리듬을 통해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 상호내주, 관상적 일치의 관계입니다. 새삼 오늘 포도나무의 비유를 통해 주님과 상호내주의 일치를 이뤄주는 날마다의 미사전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교회생활의 원천이며 정점인 성찬례에 대한 가톨릭 교리서의 가르침입니다.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이다. 교회의 모든 교역이나 사도적 활동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성사들은 성찬례와 연결되어 있고 성찬례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 안에 교회의 모든 영적 선이 내포되어 있다. 곧 우리의 파스카이신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 계신다.”

 

결국 오늘 복음의 포도나무의 비유는 성체성사의 은총을 통해 온전히 실현됨을 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 미사 은총으로 우리를 더욱 당신과 깊이 결합시켜 주시고 사랑의 열매 가득한 포도나무 공동체로 성장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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