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1. 목요일 성 알폰소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1696-1787)기념일

탈출40,16-21.34-38 마태13,47-53

 

 

 

구원의 여정

-회개, 순종, 축복, 분별-

 

 

 

구원의 행복은 언젠가 그날이 아닌, 또 멀리서도 아닌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입니다. 바로 오늘 회개로 깨어 있는 삶이 제일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구원의 기쁨을 살면 어제와 내일은 걱정안해도 됩니다. 행복 또한 발견이자 선택입니다. 참으로 눈이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저절로 선택하게 되는 행복입니다.

 

이웃을 즐겨 돕는 착한 분들을 만나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어제도 폭우 쏟아지는 날 외출중 수녀원 앞에서 착한 자매를 만났습니다. 봉사차 수녀원에 온 분이었고 잠시 차량 봉사를 제의했지만 사양하고 떠나면서 즉시 참나리꽃 사진과 더불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참나리꽃 아침인사 받으세요! 저는 비오는 날 우산 쓰고 걷는 것을 참 좋아하지요. 예전 청년 교사시절 자주 하늘 은총의 비를 온몸으로 흠뻑 비맞으며 걷기도 했지요! 마음은 언제나 청년인가 봅니다!”

 

또 언젠가 비오는 날, 한 손으로 우산 쓰고 한 손으로 강복 드리던 때 드린 말도 생각이 났습니다. 사실 저는 강복드리는 일을 참 좋아합니다. 강복드림으로 저역시 강복 받아 성화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한 손은 제가, 한 손은 하느님의 손이 강복하셨습니다!”

 

유머를 던지며 하늘을 손짓했습니다. 살만한 세상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행복을 발견하여 사는 것입니다. 회개로 눈만 열리면 곳곳에 구원의 행복을 발견합니다. 

 

요즘 수도원 수도자들의 숙소 창밖에는 달맞이꽃들이 한창입니다. 아무도 가꾸도 돌보지 않았는데 저절로 형성된 달맞이 꽃밭, 하느님의 선물같습니다. 늘 아침마다 청초한 아름다움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달맞이꽃들, 자주 지인들에게 그 사진을 선물합니다. 엊그제도 여러 지인들과 카톡 메지지와 시詩를 나눴습니다.

 

-“오늘의 달맞이꽃 아침인사 받으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살만한 세상이라고

하느님께 희망과 신뢰를 두고/사랑하며 살라고

밤새 깨어 있다가/아침마다/새날을 환히 밝히는

청초한 아름다움의 달맞이꽃들!/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렇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늘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영성입니다. 세월흘러 나이들어도 마음은, 영원한 젊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늙어도 낡지는 말아야 합니다. 늘 새로워야 합니다. 

 

끝은 시작입니다. 어제는 7월 끝날이었고, 오늘은 8월 첫날의 시작입니다. 마침 구속주회 창립자이자 윤리신학의 대가 성 알폰소(1696-1787) 축일입니다. 성인의 생몰연대를 확인해 보니 무려 91세 장수를 누린 분이십니다. 한결같이 목자이자 교회학자로 ‘교회의 사람’으로 섬김의 직무에 충실했던 성인입니다.

 

바로 가톨릭 교회의 살아있는 보물들인 성인들은 구원의 표징, 희망의 표징, 회개의 표징이자 우리 삶의 좌표가 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하루의 일상에 최선을 다하며 살도록 부단한 자극이 됩니다.

 

오늘 복음은 하늘 나라 비유중 마지막으로 ‘그물의 비유’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그물 안에 있는 인생들입니다. 하느님께서 선인들과 악인들이 공존하는 당신의 그물을 끌어 올리는 순간 종말의 심판입니다. 초점은 종말 구원과 심판입니다. 이 또한 회개를 통해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구원의 삶을 살라는 메시지입니다.

 

“세상 종말에도 그러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을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유독 악인들에 대한 심판을 강조함으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사필귀정입니다. 산대로 죽고 죽음후에는 주님의 심판을 직면해야 합니다. 어찌보면 주님이 내리시는 심판이 아니라 우리가 자초한 심판임을 깨닫습니다. 악에서 선으로 방향을 돌리는 회개는 순전히 우리의 선택이자 결단입니다.

 

회개할 때 순종이요 순종할 때 선사되는 축복과 분별의 지혜입니다. 구원의 여정은 회개, 순종, 축복, 분별이 함께 할 때 성공적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주목되는 바 모세의 순종입니다.

 

“이는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였다.”

 

성막을 세워 봉헌하는 과정에서(탈출40,16-33) 무려 윗 말마디가 8회 연속됩니다. 순종의 축복입니다. 마침내 성막에는 주님의 영광이 가득 찼고 성막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구원의 여정에 빛나는 삶의 중심과 이정표가 됩니다. 그대로 언제나 거기 그 자리의 이 거룩한 성전처럼 말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 모든 여정 중에, 구름이 성막에서 올라갈 때마다 길을 떠났다.---그 모든 여정 중에 이스라엘의 온 집안이 보는 앞에서, 낮에는 주님의 구름이 성막위에 있고, 밤에는 불이 그 구름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참 아름답고 고마운 탈출기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오늘로서 제1독서 탈출기의 대단원은 막을 내리지만, 우리의 탈출의 여정, 구원의 여정은 세상 끝날까지 계속됩니다. 매일, 평생 우리의 탈출의 구원의 여정에 삶의 중심이자 이정표 역할을 하는 이 거룩한 미사전례입니다.

 

구원의 여정은 탈출의 여정임과 동시에 깨달음의 여정입니다. 순종의 축복과 더불어 주시는 깨달음의 은총, 분별의 지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의 깨달음을 확인하신후 분별의 지혜를 겸비한 하늘 나라의 제자로 살 것을 강조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참으로 이런 하늘 나라의 제자들이야 말로 ‘에버 오울드, 에버 니유’(ever old, ever new),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 분별의 지혜를 지닌 현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알폰소 성인이 그 좋은 모범입니다. 성인의 윤리신학 체계는 과도한 이완과 과도한 엄격함을 피해 언제나 ‘균형balance’을 강조했습니다.

 

삶은 여정입니다. 구원의 여정, 탈출의 여정, 깨달음의 여정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구원의 종말을 앞당겨 행복한 삶을 살게 합니다. 시편 화답송 마지막 고백이 그대로 우리의 심정을 대변합니다.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행복하옵니다, 당신께 힘을 얻는 사람들! 그들은 더욱 힘차게 나아가리이다.”(시펴84,8ㄱ.11). 아멘.

 

 

  • ?
    고안젤로 2019.08.01 06:55
    주님, 주님 주신 말씀으로 회개를 통해 오늘 하루를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해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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