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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5.부활 제4주간 금요일                                                               사도13,26-33 요한14,1-6

 

 

예닮의 여정

-늘 영원한 청춘(靑春)-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파스카 신록의 계절, 5월에 잘 어울리는 어린이날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은 예외없이 하느님의 영원한 어린이들입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마음 깊이에는 동심이 살아있습니다. 믿는 이들에게 삶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이요, 영혼은 늘 영원한 청춘입니다. 오늘 강론 제목이기도 합니다. 

 

문득 70년대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지금은 전설이자 신화가 된 문익환 목사님도 생각납니다. 그의 호는 “늦봄”이었고 그의 부인 박용길 장로는 “봄길”이었습니다. 청춘이란 말마디 뜻을 인터넷 사전에서 찾아봤습니다. “새싹이 돋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스무살 안팎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일컫는 말”이라는 뜻도 경쾌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으로 한결같이 열정적으로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는 이들은 영원한 어린이들이요 영원한 청춘입니다. 전번 스승의 날을 훨씬 앞두고 찾았던 46년전 초등학교 6학년 제자들 셋이 찾아와 2절까지 열창해 줬던 동요중 하나가 어린이날 노래입니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남녀노소할 것 없이 어린이날 노래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 5월 소규모 단체피정때 마다 함께 불렀을 때 열창하던 60-70대 형제자매들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그러니 푸르른 오월은 매일이 어린이날이자 하느님의 어린이들인 믿는 이들에게도 매일이 어린이날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 소개드리고 싶은 내용입니다. 나이 3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되기까지 무려 30년 동안 매해 5월 어버이날 전후로 화분을 한결같이 사들고 왔던 자매님이 어제는 갑작스럽게 오느라 화분을 못 갖고 왔다 하기에 드린 덕담입니다. 이런 방문은 궁극적으로 주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의 표현입니다.

 

“자매님 자체가 살아 있는 아름다운 화분입니다. 자매님 방문 자체가 참 좋은 주님의 선물입니다.”

 

사실 좋은 분들은 빈손으로 와도 반갑습니다. 요즘 우리 요셉 수도공동체가 회춘(回春)하여 봄을 맞이한 듯 아연 푸르른 희망과 기쁨, 빛이 가득한 역동적 분위기로 변했습니다. 신록의 숲같은 수도공동체 같고 우렁한 성무일도 소리도 신록으로 빛납니다. 젊은 수도형제들이 늘어났고 잠시 머물고 있는 도반과도 같은 여러분의 젊은 형제들 덕분입니다. 흡사 신록의 5월 공동체 분위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 청원자 형제에게 준 덕담도 생각납니다.

 

“형제님은 믿음의 사관 생도 같네요.”

 

‘믿음의 사관학교’가 우리 요셉 수도공동체입니다. 어제는 외출했다 귀원했을 때 반가이 인사하는 젊은 수도형제가 흡사 소년처럼 보였습니다. 요즘 한창 배밭의 풀을 베노라 ‘풀과의 전쟁’에 여념이 없는 젊은 도반입니다. 잡초하니 생각나는 교황님의 말씀도 잊지 못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건강에 대해 물었을 때 화두같은 답변입니다.

 

“잡초는 결코 죽지 않습니다(Weeds never die)”

 

완벽한 건강은 없고 잡초같은 웬만한 병들을 잘 관리하며 살면 된다는 뜻이겠습니다. 지난 번 헝가리 방문중 마지막날 성소주일에 했던 “문”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에서 어제에 이어 또 하나 인용하고 싶습니다. 참으로 예수님처럼 늘 활짝 열린 문으로 살 때 영원한 청춘의 삶이겠습니다. 교황님의 시각은 전지구적, 그로볼적입니다. 세상 모든 그늘진 이들을 망라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교회의 초원으로 인도하는 문이자 세상으로 인도하는 문이다. 나는 외로운 이들, 가난한 이들, 외국인들, 이민자들에 닫혀있는 문들의 현실에 개탄한다. 심지어 교회 공동체들까지 타인들에게, 세상에, 비정상적인 이들에, 하느님의 용서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닫혀 있는 문들 같다. 

 

그러니 이 문들을 열자. 노력하자. 우리의 말, 우리의 행위, 매일의 삶에서, 예수님처럼, 결코 누구의 얼굴에도 결코 닫히지 않은 문이 되도록 하자. 어느 누구나 들어와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문이 되도록하자.”

 

두려움이나 불안이 문을 닫게 합니다. 나는 문이라 하신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문을 열고 영원한 청춘으로 살게합니다. 오늘 복음 서두에서 강조하는바 역시 믿음입니다. 믿음만이 두려움과 불안으로 닫힌 문을 열게 합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이어 주님은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며 거듭 제자들을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며 그들의 믿음을 북돋아 주십니다. 그러나 결정적 말씀은 토마스에게 주신 답변입니다. 이런 답변을 이끌어 낸 토마스가 참 고맙습니다. “나는 문이다”에 이어 다음 예수님께서 천명하신 자기 신원에 대한 계시 말씀이 우리를 고무하고 격동케 하며 용기를 줍니다. 요한복음의 신학을 한마디로 요약합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얼마나 복된 예닮의 여정인지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선언하신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여 닮아갈수록, 비로소 아버지를 향한 길을 잃지 않고 진리 추구의 삶, 생명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니 말그대로 영원한 청춘의 삶의 실현이겠습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요 빛이신 주님이 없는 세상은 내적으로 참 무지하고 공허하고 덧없는 지옥과 같은 암흑暗黑의 세상일 것입니다. 다시 한번 고백하는 주님께 대한 사랑과 감사의 고백입니다. 아무리 반복해도 늘 새롭고 좋은 고백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희의 모두이옵니다.

저희의 사랑, 저희의 생명, 저희의 진리, 저희의 문, 저희의 길, 저희의 빛,

저희의 기쁨, 저희의 평화, 저희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바로 이런 예닮의 여정에 한결같이 충실한 영원한 청춘의 모범이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입니다. 한분 자신있게 추가한다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겠습니다. 젊음은 나이에 있는게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열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위대한 영원한 청년, 바오로의 안티오키아 회당에서 유다인들을 대상한 설교를 들어 보십시오. 그가 얼마나 부활하신 주님과 일치된 삶을 사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영적 후손인 우리 믿는 이들에게도 그대로 해당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선조들에게 하신 약속을,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어 그들의 후손인 우리에게 실현시켜 주셨습니다. 이는 시편 제2편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예수님의 제자들이 얼마나 깊이 시편을 그리스도화하여 읽고 묵상하며 렉시오 디비나했는지 깨닫습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바로 오늘 화답송 후렴으로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진리입니다. 바로 오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영원한 청춘으로 다시 태어나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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