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5. 주일 예수 성탄 밤 미사                                                                 이사9,1-6 티토2,11-14 루카2,1-14



예수 성탄의 큰 기쁨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



화답송 그대로 오늘 밤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예수님 탄생하셨습니다. 수많은 하늘의 천사와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우리 함께 아기 예수님을 선물로 주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 평화!”


마침내 제1독서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 실현되었습니다. 하여 어둠 속을 걷던 우리가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우리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어둠의 세상에 빛으로 탄생하신 주님이십니다. 예수님 탄생으로 인해 비로 세상은 중심과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인류역사도 비로소 목표와 방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맛나는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둠의 세상에 빛으로, 절망의 세상에 희망으로, 죽음의 세상에 생명으로, 불의의 세상에 정의로, 슬픔의 세상에 기쁨으로, 불화의 세상에 평화로 태어나신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온 인류가 오랫동안 고대하고 갈망하던 구원자 예수님의 탄생입니다. 하늘이 기뻐하고 땅이 춤춥니다. 


아침 조간신문에서 언뜻 읽었던 -‘빈익빈 부익부’에 사라진 정의---평화가 죽자 로마도 무너졌다’- 라는 제하의 글이 생각납니다. 바로 로마제국이 서서히 기우러지기 시작하던 때 하느님은 그 대안으로 영원한 구원의 제국의 임금이신 예수님을 탄생시키셨습니다. 마침내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되었습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왕권이 그의 어깨에 놓이고,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 용맹한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군왕이라 불리리이다. 다윗의 왕좌와 그의 왕국 위에 놓인 그 왕권은 강대하고,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이다. 그는 이제부터 영원까지 공정과 정의로 그 왕국을 굳게 세우고 지켜가리이다.”


온 인류의 염원을 대변한 하느님의 원대한 꿈이 마침내 실현되어 마침내 오늘밤 우리의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 탄생하셨습니다. 탄생하신 예수님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모든 이들이 주님 앞에서 기뻐합니다. 


오늘 복음사가 루카의 안목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예수님 탄생의 심오한 의미를 꿰뚫어 통찰한 루카는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칙령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루카 역시 이를 통해 기쁨으로 맞이해야 할 우리를 다스릴 진짜 임금은 예수님뿐임을 상기시킵니다. ‘아우구스트’란 칭호가 주어진 황제 옥타비안은 전례없는 번영과 평화로 ‘로마의 평화Pax Romana’를 이룩한 분입니다. 이로 인해 그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의 구원자savior of the world’로 불렸습니다.


바로 이런 배경에서 루카는 예수님의 탄생을 다룹니다. 진짜 평화의 임금이 누구인지, 진짜 세상의 구원자가 누군지 은연중 암시합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당시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들판의 천사들에 의해 가난한 목자들만이 충격적으로 체험했을 뿐입니다. 강보에 싸인 이 작은 예수 아기에 대한 사도 바오로의 고백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은총을 가져다 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참으로 역설적 신비입니다.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이 장차 로마제국을 접수하리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러나 결국은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궁극의 승리를 거두어 로마제국을 접수하여 그리스도교화했고 진짜 세상의 구원자로 등극하여 '그리스도의 평화Pax Christina'를 이룩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아직도 미완성의 현재진행형인 평화입니다만 말입니다.


탄생하신 예수님의 평화와 기쁨을 선물로 받은 사람들은 들판에서 밤을 새워가며 양떼를 돌보던 목자들이었습니다. 이들만이 구유에 주님의 탄생을 체험했습니다. 도대체 누가 탄생하신 구원자 예수님께서 구유에 뉘어 계시리라 생각했겠습니까? 하늘 높은 곳에서가 아닌 낮고 낮은 비천한 자리에서 만나는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 은폐의 신비입니다. 구유의 신비는 마침내 십자가의 신비로 연결됨을 봅니다.


하여 오늘 탄생하신 주님을 체험한 사람들은 들판에서 밤의 고독과 침묵중에 깨어 양떼를 지키던 가난한 아나빔인 목자들이었습니다. 결코 예루살렘의 부자들도 유명한 종교인들이나 신학자들도 아니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목자들처럼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하면서 가난한 영혼이 되어 깨어 기다릴 때 탄생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주님의 천사는 복음의 목자들은 물론 오늘 밤 깨어 주님 탄생을 기다려온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바로 아기 예수가 태어 난 다윗 고을이 상징하는 바 오늘 여기 불암산 자락 요셉수도원입니다. 탄생하시는 주님은 이 거룩한 성탄 밤미사를 통해 여러분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우리 모두 하늘의 모든 천사들과 함께 온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선물로 주신 하느님을 찬양합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 평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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