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1.9. 목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에제47,1-2.8-9.12 요한2,13-22



성전 정화

-성체성사의 은혜-



요즘 수도원에 피정 오시는 분들에게 자주 드리는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축복받으신 분들입니다. 여러분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 가장 아름다운 날, 가장 아름다운 곳 주님의 집에 가장 아름다운 분, 주님을 만나러 오셨습니다. 이제부터 가장 아름다운 분 주님을 만났으니 주님을 닮아 아름답게 사셔야 합니다.”


수도원은 흔히 주님의 집이라 부릅니다. 고향집을 찾듯이 많은 이들이 수도원을 찾습니다. 영혼의 보금자리, 영혼의 고향집 같은 수도원입니다. 수도원을 찾는 많은 자매들이 이구동성의 말들은 친정집에 온 듯 마음이 편하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

산티아고 순례시, 늘 끊임없이 흥겹게 노래했던 시편 짧은 기도입니다.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

성가정 축일 미사때 화답송 후렴 역시 자주 노래하는 시편구절입니다.


“만군의 주님이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사랑하오신고.

 그 안이 그리워, 내 영혼 애태우나이다.

 실로 당신의 궐내라면, 천날보다 더 나은 하루,

 악인들의 장막 안에 살기보다는,

 차라리 하느님 집 문간에 있기 소원이니이다.”(시편84장 참조).


주님의 집을 그리워하는 심정이 구구절절 잘 표현된, 역시 제가 좋아하는 시편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주님을 사랑하듯 주님의 집인 성전을, 성전안에서 끊임없이 거행되는 미사전례를 사랑합니다. 믿는 이들 삶의 가시적 중심이 성전이자 미사전례입니다.


우리들은 주님의 집인 성전을 통해, 주님의 미사전례를 통해 사랑하는, 살아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또 이런 주님을 만나야 살 수 있고, 비로소 영혼의 위로와 치유, 정화와 성화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성전정화 사건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시고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비둘기 파는 자들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하고 이르십니다. 제자들은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 삼킬 것입니다.”라는 성경에 기록된 말을 상기합니다.


성전정화사건에 이은 유다인들의 항의에 대한 주님의 다음 말씀이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주님께서 성전이라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고 부활후에야 비로서 제자들은 이를 깨닫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이뤄지는 주님의 몸인 성전입니다. 미사가 거행됨으로 우리가 주님의 한 몸을 이루기에 보이는 성전도 비로소 주님의 집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미사의 은혜가 참으로 큽니다. 미사의 은총으로 보이는 가시적 성전은 물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 더불어 각자 성전인 우리도 정화되고 성화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에제키엘서의 말씀대로 세상 역시 하느님의 은총, 미사의 은총으로 살아갑니다. 미사은총이 흡사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흘러가는 ‘은총의 강’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에제47,9)


이런 하느님 은총, 미사 은총으로 세상은 살아나고 주님의 몸인 교회공동체도, 더불어 주님의 성전인 우리 각자도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며, 성장하고 성숙되어 갑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우리 모두 각자가 주님의 성전임을 환기시킵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것을 모릅니까?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3,16-17)


이어지는 바오로 사도의 다음 같은 맥락의 말씀도 감동적입니다.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1코린6,19-20)


우리 하나하나가 주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세상을 살리시고 당신의 성전인 우리를 정화하시고 성화하십니다. 바로 오늘 에제키엘서 마지막 아름다운 말씀이 주님의 미사은혜의 풍부함을 상징합니다. 흡사 잃었던 에덴동산을 찾은 듯 합니다. 아니 한층 업그레이드 된, 우리의 영원한 꿈이자 비전인 복락원復樂園 에덴 동산을 보는 듯 합니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에제47,12)


우리의 영원한 생명의 양식이 되고 약이 되는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73 오래된 미래 -‘희망의 표징’인 성인들-2015.12.3.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12.03 207
1972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늘 새로운 시작,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2018.7.7.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07 105
1971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하루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평생처럼-2015.11.28.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11.28 399
1970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이다-희망을 하느님께 두라-2017.1.12. 연중 제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7.01.12 121
1969 오늘이 답이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십시오-2017.3.11. 사순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03.11 113
1968 오늘 지금 여기서의 하느님 나라 잔치 -초대 받은 우리들-2019.11.5.연중 제3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05 144
1967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를 삽시다 -초대받은 손님들이 되어-2022.8.18.연중 제20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8.18 276
1966 오늘 지금 여기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삽시다 -기쁨, 기도, 감사-2021.1.18.연중 제2주간 월요일(일치주간) 1 프란치스코 2021.01.18 111
1965 오늘 지금 여기서 사랑 실천을-2016.2.20. 사순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2.20 149
1964 오늘 지금 여기가 유토피아Utopia 천국 -믿음이 답이다-2018.3.12. 사순 제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12 144
1963 오늘 지금 여기가 -"천국입니다"-2022.8.28.연중 제22주일 프란치스코 2022.08.28 227
1962 오늘 지금 여기-광야의 고독, 회개, 겸손-2016.2.28. 사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2.28 283
1961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태어나셨다!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2022.12.25.주일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이사9,1-6 독서기도 성경독서;이사11,1-10 교부독서;레오 대교황의 성탄강론1-3 이사9,1-6 티토2,11-14 루카2,1-14 프란치스코 2022.12.24 153
1960 오늘 여기서 천국을 삽시다 -광야가 천국이다-2017.12.24. 대림 제4주일 프란치스코 2017.12.24 657
1959 오, 하느님! -하느님 체험, 하느님 자랑-2020.12.16.대림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2.16 106
1958 오, 우리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쁨, 평화, 희망-2018.8.15. 수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8.15 200
1957 예지의 삶-2015.8.16. 연중 제20주일 프란치스코 2015.08.16 169
1956 예언자적 삶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열린 삶-2017.4.1. 사순 제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7.04.01 106
1955 예언자 예수님의 고뇌-하늘 나라 비전-2016.10.20.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10.20 203
1954 예수성심의 열매와 향기 -하느님은 사랑이시다-2019.6.28.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19.06.28 235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