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4. 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2사무7,4-17 마르4,1-20



어떻게 살 것인가?

-‘씨뿌리는 활동가, ’좋은 땅’의 관상가로-



오늘 복음의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줍니다. 씨뿌리는 활동가로, 좋은 땅의 관상가로 살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대로 오늘 강론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씨뿌리는 사람의 한결같은 삶의 자세가 인상적입니다. 예수님 친히 발설하신 비유 말씀으로 예수님의 평생 삶을 요약합니다. 예수님은 외적환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좌절하거나 절망함이 없이 평생 한결같이 사셨습니다. 바로 씨뿌리는 활동가 예수님처럼 한결같은 자세로 살자는 것입니다.


삶은 과정입니다. 삶은 흐름입니다. 삶은 변화입니다. 길바닥같은, 돌밭같은, 가시덤불같은 때나 장소도 있겠지만 이런 외적환경에 좌절함이 없이 한결같이 씨뿌리는 삶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땅의 때와 장소도 만나 결국은 성공적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분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를 조망하는 깊고 넓은 시야를 지님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삶이나 사람, 사건, 환경을 볼 때 필히 지녀야 할 이런 시야입니다.


무슨 씨입니까?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등 삶전체가 씨일 수 있습니다. 좋은 씨만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씨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씨는 좋은 삶에서 나오는 좋은 씨입니다. 말씀의 씨일수도 있고 선행과 자선의 씨일 수도 있습니다.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거둔다는 말씀도 있듯이 외적환경에 좌우됨이 없이 한결같이 씨뿌리는 삶의 과정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결과의 목표보다 이런 과정의 삶자체가 성공적 인생입니다. 좌절하여 무너지는 일 없이,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늘 새롭게 시작하는 삶입니다. 하느님은 열매의 결과만이 아니라 한결같은 과정의 충실도를 보십니다. 


하느님께 대한 철석같은 신뢰와 희망이 없으면 불가능한 삶입니다. 사람눈에 실패처럼 보여도 하느님 눈엔 성공적 인생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매사 최선을 다하는 수행생활이라면 하느님의 은총으로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같이 척박한 땅의 때와 장소도 서서히 좋은 땅으로 변모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서른 배, 어떤 것은 예순배, 어떤 것은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실패같은 인생같이 보여도 결국은 성공적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좋은 땅에 뿌려진 씨들의 풍성한 결과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어디선가 좋은 땅에 뿌려진 씨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정주의 삶이 뜻하는 바도 바로 하루하루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좌절함이 없이 한결같은 믿음의 삶을 사는 데 있습니다. 제 자작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의 첫 연은 이런 삶을 상징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하늘 향한 나무처럼/비가 오든, 눈이 오든, 덥든 춥든

 봄, 여름, 가을, 겨울/늘 하느님 불러 주신 이 자리에서

 평생 하느님만 찾고 바라보며/정주(定住)의 나무가 되어 살았습니다.-


씨뿌리는 활동가의 삶에 이어 좋은 땅의 관상가로 사는 것입니다. 좋은 땅의 관상가는 아무도 탓하지 않으며 아무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늘 마음의 귀를 열고 활짝 듣는 자세로, 섬김의 낮은 자세로 살아갑니다.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에 이은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들음은 영성생활의 기초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들음입니다. 끊임없는 들음과 실천의 수행을 통해 변모되어 좋은 땅에 풍성한 수확의 삶입니다. 바로 다음 구절이 좋은 땅의 관상가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배의 열매를 맺는다.”


끊임없이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수행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하여 말씀을 잘 듣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침묵의 내적토양을 말하는 것입니다. 영적성장과 성공적 인생도 순전히 들음과 실행에 달렸습니다. 복음에서 들음은 다음 네 과정을 포함합니다.


첫째는 실제로 말씀을 듣는 것이고, 둘째는 말씀을 이해하는 것이고, 셋째는 말씀을 자기 생각에 동화시키는 것이고, 넷째는 그 말씀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그대로 우리가 말하는 렉시오 디비나의 수행을 가리킵니다. 들음-묵상-기도-관상-실천의 과정을 통해 비로소 관상적 삶의 실현이요 풍성한 수확의 삶입니다. 바로 이런 씨뿌리는 활동가, 좋은 땅의 관상가의 삶의 모범이 예수님이며 제1독서의 다윗입니다. 


나탄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함으로 큰 깨달음에 이른 다윗에게 주님은 온갖 축복을 약속하시며 마침내 다윗의 육적 혈통이신 예수님을 통해 완전 실현됩니다. 다윗이 얼마나 주님의 말씀을 깊이 경청했는지는 다음 이어지는 다음 사무엘하 4장18-29절까지 다윗의 감사기도입니다.


“주 하느님, 제가 누구이기에, 제 집안이 무엇이기에, 당신께서 저를 여기까지 데려오셨습니까?”로 시작하여 “주 하느님, 당신께서 말씀하셨으니, 당신 종의 집안은 영원히 당신의 복을 받을 것입니다.” 끝나는 감동적 감사기도입니다. 좋은 땅의 관상가들이 필히 배워야 할 다윗의 감사기도입니다. 


다윗에 이어 주목할 인물이 오늘 기념하는 성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입니다. 성인은 칼빈파가 득세한 제네바의 주교로서 많은 칼빈파 개신교 신도들을 회두시킨 참으로 비상한 열정의 사목자였습니다. 성인의 선함, 인내, 온유는 유명했고 참으로 뛰어난 고해신부이자 설교가였습니다. 교회학자로 선포된 성인의 책중 ‘신심생활 입문’과 ‘신애론’은 영적고전에 속합니다.


성인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지녔고 자신도 곤궁한 이들과 함께하기위해 지극히 단순한 삶을 사셨습니다. 특히 성녀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과의 영적우정도 유명합니다. 성인은 이 성녀와 함께 미망인들을 위한 ‘성 마리아 방문 수도회’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뇌일혈로 56세 선종하실 때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 지소서. 예수님, 나의 하느님, 나의 전부여!” 임종어도 감동적입니다. 참으로 끊임없이 씨뿌리는 활동가로, 늘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했던 좋은 땅의 관상가로 사셨던 분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씨뿌리는 활동가, 좋은 땅의 관상가로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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