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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 1요한 5,5-13 <성령과 물과 피>

복음: 루카 5,12-16 <곧 그의 나병이 가셨다.>


제목: 꿩 먹고 알 먹고


‘꿩 먹고 알 먹고’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꿩은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후드득 하고 날아가버리지만, 알을 품고 있을 때는 자기 알을 지킨다고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때 꿩에게 다가가면 ‘꿩 먹고 알 먹고’가 됩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도 어찌 보면 ‘꿩 먹고 알 먹고’ 란 속담과 비슷합니다. 세례 받고 직장도 생겼다, 성당 다니면서 남편이 변했다, 수도원에서 피정하면서 병이 나았다, 같은 경우들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군중들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많은 군중이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고 모여 왔다.”(루카 5,15) 라고 오늘 복음은 말합니다.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자기 삶이 치유되면서 예수님을 더욱 믿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정말 완전히 믿고 따르는 제자가 되려면, 성령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오늘 독서 요한의 첫째 편지에서 말하듯, 예수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물과 피를 통해서이지만, 이를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과 피와 성령, 이 셋은 하나로 모아집니다 (1요한 5,6-8 참조). 뭔가 복잡한 말같지만, 교부들은 이 물과 피와 성령이 하나로 모아진다는 말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모습에서 분명하게 깨닫습니다.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요한 19,34). 여기서 물은 세례 성사, 피는 성체 성사의 상징이 됩니다. 그리하여 아담의 옆구리에서 하와가 탄생했듯이, 새 아담이신 예수님의 옆구리에선 새 하와, 곧 교회가 탄생합니다. 이 구원의 심오한 신비를 깨닫게 해주시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물로 세례 받고 신자가 된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리스도께서 피흘려 세우신 성체성사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받아 모셔야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또 미사 참석하고 말씀을 듣고 성체를 모셨다고 또 다 끝난 게 아닙니다. ‘꿩 먹고 알 먹고’ 만으로는 부족하고, 꿩 먹고 알 먹으면서, 나아가 꿩의 모성애까지 깨닫게 되듯, 말씀의 신비, 성찬의 신비를 통해 우리 안에서 외치시는 성령의 목소리도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도 말씀으로 우리 머리를 이해시켜 주시고, 병을 고쳐주심으로 우리 몸을 돌봐주시고, 그런 다음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심” (루카 5,16 참조)으로써 우리 마음을 깨우쳐 주십니다. 따라서 오늘 이 미사에서 말씀도 듣고, 성찬례도 거행함은 모두 다 사람이 되어 오셔서 우리를 위해 죽으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기 위함이며,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해서 말해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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