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생활

2019.11.07 07:40

여여如如한 삶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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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如如한 삶1

 

 

약 하나 안먹어도 건강했던 60살 까지만 살았어야 했나

아프고 불편한 데가 한 둘이 아니다

하루하루 살아갈 수록 힘들다

 

하루하루가 비움의 여정, 겸손의 여정이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배움의 여정, 예닮의 여정이다

 

규칙적이고 절제된 수행생활에 관계 없이 그렇게 되다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다

동시에 여러 곳에서 둑이 터진 느낌이라 때로 당황스럽기도 하다

 

중심을 꽉 잡는 거다

그러면 저절로 육신은 추스러져 안정을 찾는다

 

팬티 끈만 튼튼하면 패티 천은 아무래도 좋다

육신에 대한 영혼의 관계가 그러하다

 

오늘 한 봉투 가득 약을 받아 부끄러워 가방 속에 감쪽같이 집어 넣고 오다

“아, 약 먹으면서 죄짓지 말아야지!”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다짐이다

“‘어렵다’, ‘힘들다’, '아프다' 라는 말도 쓰지 말아야지!”

저절로 떠오른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참 할 말이 없어져 대부분 침묵하게 된다

시간, 돈, 음식, 정력, 모두 아껴 우선적이고 본질적인데 써야지

 

지난 주일은 강론을 써놓고 나서도 몹시 울적했다

이 아름다운 복음 자캐오에 관한 강론을 이 정도뿐이 쓸 수 없는가 하는 좌절감때문이었다

 

명동 ‘여여如如의 창窓과 관조觀照하는 인간’ 

주제의 전시장에 들렸다가 아무도 찾아 만나지 않고

또 서점에 들렸다가 그냥 바람처럼 

밥도 먹지 않고 오다

 

그림이든 책이든 모두가 거추장스런 짐처럼 생각된다

좋은 게 없어 그게 그것처럼 생각된다

참으로 처음 늦었지만 수도원에 와서 남은 밥 찾아 점심먹으니

참 소박하고 편안해서 좋다

 

하루하루가 하늘 나라 선물로 초대 받는 삶이다

일어나면 주님의 초대에 반갑고 기쁘게 응답하여

우선 으례 해오듯 그날의 강론을 쓴다

 

새벽 강론 쓰는 시간은 

기도하고 묵상하고 공부하는 시간이다

회개하고 주님을 만나 위로받고 치유받는 시간이다 

정화되고 성화되는 시간이다

 

아, 날마다 이렇게 살자

오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201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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