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9. 연중 제19주간 화요일                                                             에제2,8-3,4 마태18,1-6.10.12-14


                                                   착한 목자, 주님이 원하시는 것, 세가지

                                                             -회개, 자비, 일치-


어제 읽은 특별한 기사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막연한 회개가 아니라 전 삶에 걸친 회개의 실천이 살 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지구 만들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환경단체 지구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은 어제 8월8일을 올해의 ‘지구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로 선포했습니다.


전세계인이 지금처럼 소비하면 지구가 1.6개 필요하고, 전세계인이 지금 한국인처럼 소비하면 지구가 3.3개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생태자원을 지속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8.8배 큰 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1인당 생태용 인류의 생태자원 소비가 지구의 용량을 초과하기 시작한 건 1970년대에 들어서라고 합니다. 보고서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완전히 뜯어 고쳐야만 하며 각 나라와 도시, 개인들이 신속하고 과감한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합니다. 바야흐로 ‘생태적 회개悔改와 연대連帶’의 시기가 도래했음을 느낍니다.


하느님은 인류뿐 아니라 지구와 지구안에 사는 모든 것들의 착한목자이십니다. 우리의 전적인 회개와 각성, 그리고 연대의 실천을 간절히 바라십니다. 우선 요구되는 것이 회개의 실천입니다. 정말 살기위해서는 끊임없는 회개의 실천뿐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여기서 어린이가 상징하는바 순진무구함이 아닌 자만심이나 자부심이 없는, 이웃에 활짝 열린 편견이 없는 사람을 뜻합니다. 끊임없는 회개가 목표하는 바, 바로 이런 어린이같이 낮아 진 가난하고 겸손한 작은 이들입니다. 회개는 자비와 직결됩니다. 회개로 각성覺醒하여 눈이 열릴 때 하느님의 자비를 깨닫고 닮아가면서 비로소 작은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실천으로 향하게 됩니다. 사람뿐 아니라 세상 작은 피조물에 대한 관심도 각별해 집니다. 


사실 인간의 자연과 동식물에 대한 횡포와 폭력, 착취도 도를 넘었습니다. 지구에 암적 존재가 된 이기적 인간들의 회개의 실천이 참으로 절박한 시대입니다. 제 눈에는 자연을 끊임없이 잠식해 가는 곳곳의 아파트 단지 들이 계속 커가는 몸의 암덩어리처럼 보입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바로 이것이 착한목자 주님의 자비하신 모습입니다. 예수님이 특별히 강조하실 때는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는 어투로 못을 박듯이 말씀하십니다. 비단 작은 사람들뿐 아니라 작은 피조물들에 대한 관심으로 우리의 자비의 폭도 계속 넓어져야 함을 깨닫습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사람을 넘어 온 지구의 모든 피조물들에게 까지 확산되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이 또한 회개의 열매입니다.


“이와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길을 잃은 양 한 마리를 찾고 더 기뻐하는 착한목자 자비하신 주님이십니다. 이런 착한목자 주님과 일치되어 살 때 주님을 닮아 자비로운 삶의 전개입니다. 바로 1독서의 에제키엘 예언자가 그 답을 줍니다. 제1독서 에제키엘서 서두의 말씀은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너 사람의 아들아, 내가 너에게 하는 말을 들어라. 저 반역의 집안처럼 반항하는 자가 되지 마라. 그리고 입을 벌려 내가 너에게 주는 것을 받아 먹어라.”


참 흥미로운 것이 비탄과 탄식과 한숨이 적혀 있는 두루마리를 주님께서 에제키엘의 입에 넣어주시자 그것이 꿀처럼 달았다는 것입니다.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도 있듯이, 말씀과 일치되어 살 때 삶의 모든 슬픔, 괴로움, 아픔, 절망도 결국은 영혼에 좋은 꿀맛같은 삶의 맛으로 바꿔준다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말씀과 일치되어 살 때 비로소 지속적인 회개와 자비의 삶이 펼쳐집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말씀과 성체의 두루마리를 우리 모두의 입에 넣어 주심으로 쓴맛나는 고해인생을 꿀맛나는 축제인생으로 바꿔주십니다. 


“주님, 당신 말씀 제 혀에 얼마나 달콤한지! 그 말씀 제 입에 꿀보다 다옵니다.”(시편119.10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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