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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5. 연중 제5주일                                                                              이사58,7-10 1코린2,1-5 마태5,13-16



참 매력적魅力的인 삶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이 참 간명하고 강렬합니다. 늘 들어도 새롭고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세상의 소금입니다. 세상의 빛입니다. 참 매력적인 삶이, 아름다운 삶이, 맑고 향기로운 삶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삶입니다. 마침 어제 읽은 서울대교구 주보 2면의 ‘생명의 말씀’란의 예화가 너무 생생하고 감동적이라 그대로 인용합니다. 


-어느 겨울 저녁 맨발의 어린 소년 하나가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불이 환하게 켜진 신발 가게 진열장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한 중년 부인이 소년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애야, 뭘 그리 뚫어져라 쳐다보니?”

소년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저는 지금 하느님께 신발 한 켤레만 달라고 기도하는 중이예요.”


부인은 소년의 손목을 잡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양말과 신발을 달라고 주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점원에게 세숫대야와 수건을 빌려서 가게 뒤편으로 소년을 데리고 가서 발을 씻긴 뒤 수건으로 닦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점원이 가지고 온 양말과 신발을 소년의 발에 신겨 주었습니다. 소년은 부인의 손을 꼭 잡고 가게를 나오다가 부인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아줌마가 하느님 부인이에요?”-


마지막 “아줌마가 하느님 부인이에요?” 물음이 뇌리에서 내내 사라지지 않습니다. 제가 옆에 있었다면 “그렇다. 이 아줌마가 하느님 부인이란다.” 서슴없이 대답해 주었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가 세상의 소금이며 세상의 빛입니다. 


하느님 부인처럼, 하느님 아들처럼, 하느님 딸처럼 세상 곳곳에서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저 하늘 높이에서 찾을 하느님이 아니라, 바로 내 주변에서 찾고 만나야 하는 하느님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당부말씀입니다. 


“이와같이 너희의 행실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우리의 모든 선행은 그대로 하느님 사랑의 반영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성사聖事입니다. 세상의 소금처럼, 세상의 빛처럼 살아갈 때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이요 저절로 사람들은 좋으신 하느님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부패를 탓해 본들, 세상 맛 없음을 탓해 본들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세상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 나부터 세상의 소금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떤 변명도 핑계도 통하지 않습니다. 가진 것 없어도 존재 자체로 말과 행실로 누구나 결심하면 세상의 소금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세상의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으로, 세상 살이를 맛있게 하는 소금으로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세상의 어둠을 탓해 본들, 세상의 차가움을 탓해 본들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세상은 결코 밝아지지도 따뜻해지지도 않습니다. 지금 여기 나부터 세상을 밝히는,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역시 가진 것 없어도 결심하여 실천하면 누구나 존재자체로 말과 행실로 세상의 빛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존엄한 인간 품위을 지니고 살 수 있습니다.


세상의 소금입니다. 세상의 빛입니다. 세상을 떠난 소금이, 세상을 떠난 빛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입니다. 공동체의 소금이요 공동체의 빛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진짜 존재이유입니다. 진짜 살아있는 삶입니다. 진짜 거룩한 삶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그분 제자들이, 성인성녀들이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았습니다. 세상에 녹아 세상을 맛있게 하면서 세상의 부패를 막아주면서 흔적없이 사라지는 소금으로 살았습니다. 스스로 태워 세상을 따뜻하게 덥히면서 세상을 밝히면서 흔적없이 사라지는 빛으로 살았습니다. 말 그대로 사랑의 소금, 사랑의 빛으로 살았습니다.


과연 그렇습니까? 내가 있음으로 맛있는 공동체, 깨끗한 공동체가 되고 있습니까? 내가 있음으로 밝은 공동체, 따뜻한 공동체가 되고 있습니까? 탓할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입니다. 지금 여기서부터 세상의, 공동체의 소금으로, 세상의, 공동체의 빛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아갑니까? 주님은 분명히 답을 주셨습니다. 바로 소금과 빛의 비유에 앞선 여덟가지 참 행복선언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평생숙제입니다. 참 행복의 비결이자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사는 지름길입니다.


-1.마음이 가난한 겸손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2.이웃의 아픔에 동참하는 연민의 슬퍼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3.마음이 온유한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4.하느님을 배고파하고 목말라 하는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5.하느님을 닮은 자비로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6.마음이 깨끗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7.평화를 이루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8.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참으로 용기와 사랑을 요구하는 평생 숙제입니다. 이런 이들이 진짜 살아있는 참사람들입니다. 세상에 참사람 되는 데 이보다 더 좋고 중요한 평생공부는 없습니다. 바로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는 여덟가지 참행복의 길입니다. 


이어 오늘 이사야 예언자도 구체적으로 세상의 소금으로 빛으로 살 수 있는 실천 지침을 제시합니다. 바로 참된 단식은 이런 사랑과 정의의 실천에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리하면 우리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우리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 것입니다. 우리의 의로움이 우리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우리 뒤를 지켜 줄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주님을 부르면 주님께서 ‘나 여기 있다.’하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가운데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리는 것입니다. 굶주린 이에게 우리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 오르고, 암흑이 우리에게는 대낮처럼 될 것입니다. 아, 이 모두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 수 있는 사랑의 실천 지침입니다. 내 할 수 있는 한 이렇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맛을 잃으면, 인간미人間味를 잃으면 참 문제입니다. 세상을 성화聖化해야 할 우리가 속화俗化된다면 그건 분명 재앙입니다. 말 그대로 맛이 간 삶이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부패로 인한 변질變質, 변심變心, 변절變節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계속 정화淨火되고 성화聖化되어 주님을 닮아 맛있는, 멋있는 삶이 될까요?


영혼에 불이 꺼져 어둡고 차가운 삶이라면 또 어떻게 합니까? 제 한가지 생활 습관을 소개합니다. 새벽 산책중 기도할 때 저는 집무실 전등불을 환히 켜둔채 합니다. 산책 중 보기 위해서입니다. 집무실에서 흘러나와 춥고 어둔 밤을 밝히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불빛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 지요. 어둠 속에 묻혀버린 불꺼진 집무실같이 불빛 꺼진 캄캄한 영혼의 방이라면 얼마나 암담暗澹하겠는지요. 


그러니 죽는 그날까지 세상의 소금으로 살기 위해선, 세상의 빛으로 살기 위해선 변질되지 말아야 합니다. 맛이 가지 않도록, 늘 제맛을 지니도록 해야 합니다. 불이 꺼지지 않는, 늘 환히 밝고 맑게 빛나는 영혼으로 사는 것입니다. 믿음의 빛, 희망의 빛, 사랑의 빛, 기쁨의 빛, 평화의 빛으로 빛나는 영혼으로 사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삽니까?


제2독서의 사도 바오로가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산 최고의 고수高手가 사도 바오로입니다. 바로 바오로 사도처럼 십자가에 못박히셨다가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모시고 배우며 사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실은 약하여 두려움에 많이 떨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도는 인간의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지 않았고,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에다 집중했습니다. 인간의 지혜가 아닌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둔 사도의 믿음이었습니다. 


바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모실 때 샘솟는 하느님의 힘이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게 합니다. 참 행복 선언을 살 수 있게 하고 이사야 말씀을 실행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의 모든 삶의 중심에는 파스카의 주님이 계시고, 파스카의 주님은 하느님의 힘이 샘솟는 원천原泉입니다.


하여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를 통한 공동전례기도를 통한 파스카 주님의 은총이 우리의 변질과 부패를 막아주어 늘 싱싱한 제맛의 세상의 소금으로 살게 합니다. 늘 환히 빛나는 영혼의 온유한 빛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게 합니다. 그러니 세상의 소금으로 살기위해, 세상의 빛으로 한결같이 살기위해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공부와 실천은 필수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아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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