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4.연중 제30주일(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이사2,1-5 로마10,9-18 마태28,16-20

 

 

 

주님의 참된 선교 제자들

-꿈, 고백, 실천-

 

 

 

오늘 10월24일은 제95차 전교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전교 주일 담화문 일부를 인용합니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사도4,20)

올해 전교 주일의 주제입니다. 이 주제는 우리가 보고 들어 마음에 지닌 것을 우리가 저마다 책임지고 다른 이들에게 전하도록 하는 요청입니다. 전교 사명은 언제나 교회의 특징이니, 교회는 복음화를 위하여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선교 소명은 과거의 일이거나 이전 시대의 낭만적인 흔적이 아닙니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코로나 19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의 시대에 우리 삶의 반경을 넓히고, 우리의 관심권에 직접적으로 속하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다가가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곧 주님과 함께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도 우리의 형제자매라고 기꺼이 믿는 것입니다. 주님의 자비로운 사랑이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 우리 모두 참된 선교 제자들이 되도록 합시다.”

 

전교주일, 우리의 신원이 새롭게 확인됩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주님의 참된 선교 제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주님의 참된 선교 제자들이 될 수 있겠는지요. 거창하지 않습니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선교 제자들 답게 복음 선포의 사명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어제 수도형제와 언뜻 주고 받은 대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루가 참 빨리 갑니다.”

“하루만인가요, 하루도, 일주일도 한달도 일년도 금방입니다.”

“그러다 보면 인생도 금방입니다.”

 

평범한 대화지만 깊어가는 기도의 계절 가을과 함께 시리도록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더불어 시편 90장 10절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인생은 기껏해야 칠십년, 근력이 좋아서야 팔십년,

그나마 거의가 고생과 슬픔이오니 덧없이 지나가고,

우리는 나는 듯 가버리나이다.”

 

새삼 짧은 인생, 주님의 참된 선교 제자로서 깨어 잘 살아야겠다는 자각을 갖게 합니다. 선교는 교회의 존재이유이며 복음 선포의 선교적 삶은 우리 삶의 의미입니다. 복음 선포의 삶에 충실할 때, 삶은 역동적이 되고 생동감이 넘치며 방향감 역시 뚜렷해질 것입니다. 주님의 참된 선교 제자로 살아갈 때 비로소 인생 무지와 허무로부터 벗어나 참으로 의미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주님의 참된 선교 제자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셋으로 요약됩니다.

 

첫째, 꿈입니다.

머리의 꿈입니다. 우선 꿈이 비전이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꿈이, 비전이, 희망이 생생해야 합니다. 사람은 꿈이, 비전이, 희망이 있어야 삽니다. 이들이 사라지면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의식주가 보장되도 타락하게 되고 나태해집니다. 무기력해지고 무감각해집니다. 세상 것들에 중독되어 내면은 날로 황폐화 됩니다. 정말 지옥은 꿈이, 비전이, 희망이 사라진 곳입니다.

 

우리의 꿈은 비전은 희망은 하느님이요, 하느님의 나라요,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바로 우리 삶의 궁극의 목표이자 방향이 되는 꿈이요 비전이요 희망인 하느님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그가 받은 환시를 통해 우리의 꿈을 환히 보여 줍니다.

 

-세월이 흐른 뒤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 주님의 집이 서있는 산은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언덕들 보다 높이 솟으리라.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고 수많은 백성들이 모여 오면서 말하리라.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얼마나 멋진 꿈이며 비전입니까! 언젠가의 꿈이, 비전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 ‘주님의 집’에서부터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앞당겨 실현되는 꿈이자 비전이요 희망입니다. 이어지는 영원한 평화의 비전은 얼마나 황홀한지요!  

 

“그분께서 민족들의 재판관이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우지도 않으리라.”

 

언젠가 그날의 꿈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 우리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서 실현되어야 할 평화의 꿈이자 비전이자 희망입니다. 참으로 꿈이 없다, 비전이 없다, 희망이 없다 탄식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몸소 하느님의 꿈이, 비전이, 희망이 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 영적 야곱 집안의 공동체가 되어 그렇게 살아가라고 격려합니다.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둘째, 고백입니다.

가슴의 고백입니다. 성서의 언어는 대부분 고백 언어입니다. 오늘날의 비극이자 불행은 고백이 사라져 간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 꿈을, 비전을, 희망을, 사랑을, 믿음을 생생하게 살아나게 하는 것이 사랑의 고백입니다. 바로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과 미사의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마음을 담아 주님께 사랑을, 믿음을, 희망을, 찬미를, 감사를 고백하는 우리들입니다.

 

고백의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이요 사랑이요 희망입니다.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믿음과 사랑과 희망을 고백기도로 바치는 시편성무일도 시간입니다. 참으로 알게 모르게 우리 모두 신망애信望愛의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공동전례은총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제2독서 로마서에서 특히 강조하는 바 ‘고백’입니다. 바오로의 고백이 참 아름답고 고무적입니다.

 

“그대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주님께는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고백하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고백하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부르는’을 ‘고백하는’ 말마디로 바꾸니 더 실감나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믿음을, 사랑을, 희망을, 찬미를, 감사를, 기쁨을, 평화를, 행복을 고백할 수 있는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이, 이런 고백기도를 바칠 공동전례기도 시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평생 살아도 주님을 몰라, 주님을 잊어 이런 고백기도 한 번 못해보고 세상을 떠난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허망하겠는지요!

 

이런 고백기도보다 영적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내적 위로와 치유를 주는 수행도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주님을 향한 한결같은 사랑의 고백이 우리를 알게 모르게 정화淨化하고 성화聖化하여 우리를 신망애信望愛의 사람, 진선미眞善美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니, 이런 우리의 모습 자체가 그대로 참 좋은 복음 선포입니다. 

 

셋째, 실천입니다.

발의 실천입니다. 꿈과 고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실천의 삶이 뒤따라야 합니다. 관상의 친교는 활동의 선교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참으로 꿈의 사람만이, 고백의 사람만이 비로서 주님의 참된 선교 제자가 되어 실천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은 열한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여 하십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를 통해 늘 현재화되어야 하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과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세례를 강요할 것도 없습니다. 각자 내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여 삶의 모범을 보여 이를 보고 배우고 깨닫고 감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통해 이웃이 주님을 만날 때 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를 일컬어 존재론적 복음 선포라 칭합니다. 이는 특히 우리 베네딕도회 정주 수도승들에게 어울리는 선교입니다. 

 

바로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사랑으로 환대함으로 복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바로 사랑의 환대를 통한 선교입니다. 그러니 비단 베네딕도회 수도자뿐 아니라 믿는 이들 모두가 각자 삶의 자리에서 만나는 이들을 사랑으로 환대하는 존재론적 복음선포의 선교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씀이 큰 울림을 줍니다.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 말씀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 모두 각자 삶의 자리에 복음을 선포하라 파견된 주님의 선교사입니다. 신망애의, 진선미의 삶자체로 기쁜 소식을 전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겠는지요! 우리 믿는 모두에게 주어진 복된 사명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꿈의 사람, 고백의 사람, 실천의 사람으로, 참 아름답고 행복한 주님의 참된 선교 제자로 살게 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 ?
    고안젤로 2021.10.24 10:43
    바오로의 고백이 참 아름답고 고무적입니다.



    “그대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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